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Archives
Today
Total
관리 메뉴

Asia-Pacific Region Intelligence Center

'바이오(bio)'와 '그린(green)'이 우리의 생각과 다른 이유 본문

Guide Ear&Bird's Eye6/친환경농업(녹색혁명)

'바이오(bio)'와 '그린(green)'이 우리의 생각과 다른 이유

CIA bear 허관(許灌) 2022. 4. 3. 10:02

많은 브랜드들이 지속가능성을 위해 노력한다며 내세우는 표현들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 검증도 불가능하다. 진짜와 가짜를 어떻게 구별해야 할까?

그린. 바이오. 천연. 유기농. 친환경. 지속가능.

이런 표현들은 실외 광고나 온라인, TV에서 쉽게 볼 수 있다. 광고에도 많이 쓰이고 슈퍼마켓에 진열된 여러 제품에도 붙어있다. 이 표현의 진정한 뜻은 무엇일까? 환경친화적 소비자를 공략하려는 기업들은 이러한 표현을 어떻게 사용할까?

기후행동에 대한 대중의 열의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맞춰 기업들은 기후 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자사의 노력을 내세운다. 그런데 이로 인해 소비자들은 환경에 이로운 행동과 대중을 호도하기 위한 주장을 구분하는 게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그린워싱"이다.

스위스 루가노 대학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비즈니스 윤리를 가르치는 피터 실레에 따르면, 그린워싱의 공통 분모는 대중을 호도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사실일 수도 있는 애매함이다.

그는 "그래서 우리는 그린워싱을 판단하기 어렵고, 기업들은 그린워싱이라는 오명을 교묘하게 피해갈 수 있다"고 말했다.

EU와 각국 소비자보호당국 연구에 따르면, 그린워싱은 온라인 마케팅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기업들이 웹사이트에 올린 환경 관련 주장은 과장되었고 허위이며 불법의 소지도 있다는 것이다. EU 집행위원회가 지난해 전자상거래 기업들을 분석한 결과, 344개의 주장이 "의심스럽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42%는 불공정 관행으로 간주될 만한 소지가 있었다.

실레는 브랜드들이 "그린", "지속가능한", "친환경적" 같은 모호하지만 인기있는 표현을 사용해 자사의 비즈니스를 환경에 기여하는 것처럼 포장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질적인 증거는 없고, "그들이 열심히 노력하겠다는 의지는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지속가능성에 대한 완벽한 정의는 없습니다. 공허한 말이죠."

기업들은 지속가능성을 건강 등 소비자가 관심갖는 다른 문제와도 연결짓는다. 지속가능성 컨설턴트이자 '에티컬 비즈니스 북(Ethical Business Book)'의 저자인 사라 던칸은 "'건강'이라는 단어를 '지구', '사람', '라이프스타일'에 매우 쉽게 붙인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식품 업계나 화장품 업계는 자사 제품이 지구와 사람들의 건강에 이롭다고 말하기 위해 "깨끗하다", "순수하다", "천연유래"와 같은 단어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접두사 "bio"는 긍정적인 의미를 줄 수 있다.

패션업계도 그린워싱이 만연해 있다. 캠페인 단체 '체인징 마켓 파운데이션(Changing Markets Foundation)'의 보고서에 따르면, 자라와 H&M 등 유럽 패션 브랜드들의 환경 관련 주장의 59%는 입증되지 않았거나 소비자의 오해를 불러일으키거나 영국 경쟁시장국(CMA)이 정한 지침을 따르지 않았다. CMA 지침은 기업이 환경과 관련된 자사의 노력을 제시하려면 브랜드, 제품, 비즈니스 또는 서비스의 라이프 사이클 전체를 반영해야 한다고 안내한다. 또한 내구성 및 처분 가능성에 대한 정보도 명확하게 설명하는 라벨을 붙여야 한다.

이에 대해 자라 측 대변인은 "(해당) 보고서를 보면, 자라가 가장 포괄적으로 지속가능성을 검증하며 주요 컬렉션에서 재료의 특징을 분명하게 전달하고 있다고 지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H&M은 보도 시점까지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플로리다 국제 대학의 광고학과 교수인 시갈 세게브는 브랜드들은 자사 의류 소재의 지속가능성을 강조하기 위해 노력하며 "유기농", "자연의", "재활용" 등과 같은 단어를 자주 사용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사람들은 유기농을 환경친화적이라는 의미와 혼동하곤 한다"고 말했다. "목화를 재배할 때 살충제를 사용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 다음은 어떨까요? 제품의 라이프 사이클은 많은 단계로 이뤄져요. 목화를 수확해 가공한 후에는 무슨 일을 하죠?"

그녀는 "유기농 면 재배는 물이 매우 많이 들고 생산 과정에서 질적 저하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면을 유기농으로 생산하는 건 기존의 생산 방식보다 수확량이 적어질 수 있는데, 이 때문에 면 1kg 생산에 더 많은 물과 땅이 필요할 수 있다.

유기농 면은 재배에 물이 매우 많이 필요해서 가뭄에 취약한 지역에서 이를 재배할 경우 피해를 줄 수 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목화는 가뭄이 빈번한 지역에서 재배된다. 때문에 유기농이든 아니든, 취약한 환경에 부담이 된다. 세계자연기금(WWF)에 따르면, 청바지 한 벌을 만들기 위해서 약 1kg의 면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 평균 8500리터의 물이 들어간다.

패션 산업 개혁 운동을 벌이는 '패션 레볼루션'의 공동 창립자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오르솔라 드 카스트로는 환경과 관련한 유행어가 '빠른 소비'를 조장하는 많은 패션 브랜드들의 비즈니스 모델에 위장막을 씌워준다고 말했다.

그녀는 "우리가 같은 양의 재료를 모두 유기농으로 생산했다면 세상이 더 나은 곳이 될 수 있었을까?"라고 물었다. "아마 아닐 겁니다. 생산성이 낮다보니 이를 보충하기 위해 더 많은 자원을 사용하며 탄소발자국도 늘어났을 수 있죠."

드 카스트로는 "화학 물질에 흠뻑 적셔도 여전히 천연 물질일까?"라며 "처음 제조 공정에 들어올 때는 천연 물질일 수 있지만 나중에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폴리에스테르는 재활용된 것이든 아니든 수백만 개의 초미세 합성 섬유를 방출합니다."

국제자연보호연맹(IUCN)은 섬유 산업이 초미세 합성 섬유 형태로 해양에 유입되는 미세 플라스틱의 35%를 차지한다고 추산했다. 플리머스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한 번의 세탁에서 나오는 초미세 합성 섬유는 70만 개 이상이다.

왜 소비자들은 그린워싱에 취약할까?

독일 프리드리히 알렉산더 대학 국제경영학과장인 디르크 홀트부뢰게는 브랜드들이 소비자들이 가진 사회적 책임과 환경에 대한 의식에 호소하기 위해 긍정적인 표현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대립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그린은 항상 긍정적이고 그레이는 항상 부정적인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그린은 "즐거움", "즐거움", "만족"과 연결된다. "녹색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그린 혹은 녹색을 표방하는) 기업(친환경 제품 홍보)이 뭔가 긍정적인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린"이라는 단어는 다른 색이 갖지 못한 긍정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

"바이오"라는 접두사도 마찬가지다. "바이오 분해 가능(biodegradable)" 또는 "바이오 기반(bio-based)"과 같은 단어는 소비자에게 긍정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키며, 이러한 감정을 "유기농" 같은 보다 더 애매한 표현까지 이어간다. "에코(eco)"와 같은 접두사에서도 비슷한 패턴이 관찰된다.

오늘날 많은 소비자들은 지속가능성을 선택의 우선 순위로 삼고 있다. 이를 브랜드들이 이용하는 것이다.

유니레버가 5개국 2만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3분의 1은 사회적 또는 환경적으로 착한 일을 한다고 생각되는 브랜드 제품을 구매한다고 답했다. 또한 21%는 포장이나 마케팅에서 지속가능성 표시를 보다 분명하게 한다면 해당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선택하겠다고 했다.

던칸은 "그린워싱에 사용되는 단어는 소비를 올바르게 했다고 느끼고 싶어하는 우리의 마음 때문에 그렇게 강력한 힘을 갖는다"고 말했다. "어떤 면에서 마케팅(팀)은 소비자들이 듣고 싶어 하는 단어를 찾는 게 일입니다."

세게브는 "그린은 여러 가지 면에서 새로운 검정색"이라고 말했다. "그린은 지위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환경을 배려하는 소비자라는 지위를 부여하는 것이죠."

텍사스 베일러 대학 연구팀은 60세 이상의 소비자들의 하이브리드 자동차 구입 동기를 분석했다. 그 결과 소비자의 만족도는 가치와 가격뿐만 아니라, 위신과 자존심과 같은 사회적 가치에 의해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들은 "이 연구 결과는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운전할 때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신경쓴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하이브리드 자동차 운전이 운전자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만들어준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죠."

그린워싱은 소비자들의 죄책감도 이용한다. 세게브는 "사람들은 '이것이 나 뿐만 아니라 미래 세대를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혼방 섬유로 만든 옷의 출처를 확인하는 것은 쉽지 않다.

던칸은 "이러한 표현들은 우리의 과잉 소비와 소비지상주의에 대해 면죄 의식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실은 우리 모두 구매량을 줄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이러한 주장을 검증하고 세부사항을 살펴볼 수 없다. 홀트브뢰게는 "브랜드가 하는 주장을 검증할 시간과 자원, 전문지식이 없기에 그들의 말에 의지하게 된다"고 말했다.

캡제미니 리서치가 전 세계 7500명의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절반 가까이가 제품에 대한 지속가능성 주장을 검증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리고 44%는 기업들의 주장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세게브는 동일한 언어가 어떤 때는 정당하지만 또 어떤 때는 그릇된 주장에 사용되기에 소비자들은 이들을 구분하는 게 더욱 어렵다고 말했다.

2020년 그녀는 다른 연구자들과 함께 저장용 냉동 봉투 광고의 두 가지 버전을 만들었다. 하나에는 미국 연방 거래 위원회의 그린 가이드(Green Guide)에 따라 입증된 주장을 담았고, 다른 것에는 "25% 적은 플라스틱으로 제조"처럼 검증되지 않은 표현을 달았다.

실험 참가자들은 이 둘을 구별하지 못했고, 오해의 소지가 있는 광고 문구가 합법적인 버전 보 덜 기만적이라고 평가했다. 세게브는 "우리가 그린워싱 판별법 가이드 라인을 제시한 뒤에야 참가자들이 차이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실레는 소비자들이 책임감을 갖고 그린워싱을 비판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목소리를 적게 낼수록, 그린워싱은 더 많아질 겁니다."

하지만 이러한 위험 요인 속에서, 소비자들이 그린워싱에 속지 않을 방법은 무엇일까?

던칸은 증거가 뒷받침되지 않은 애매한 주장이나 상세한 추가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친환경 포장과 라벨에 주의하라고 말했다. '에티컬 컨슈머'같은 소비자 정보 웹사이트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그녀는 "(그린워싱은) 모든 분야에서 보이지 않게 이뤄지고 있기에 제품을 깊이 있게 이해하는 것이 방법"이라고 말했다.

일부 소비자들 기업의 어떤 주장을 신뢰해야 하는지 판단하기 어렵다.

제품 공급망 전체에 걸쳐 패션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평가하는 사이트(Sustainable Apparel Coalition, 지속가능한 의류 연합)가 만든 투명성 지표를 활용하는 것도 유용하다.

지속가능한 의류 연합의 아미나 라츠비는 "우리는 소비자의 손에 데이터를 맡긴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은 제품에 대한 불만 사항을 클릭해서, 기업의 주장에 대한 입증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외부 기관에서 수여하는 환경 관련 인증서도 기업들의 주장을 확인하거나 제품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오늘날 많은 기업들은 그린워싱 의혹을 피하기 위해 '글로벌 에코라벨링 네트워크'나 '기후 중립' 같은 독립적인 단체로부터 인증을 받으려 한다.

하지만 산업계와 많은 기업들이 자체 인증 시스템을 만들어낸 터라, 인증 라벨만으로는 혼란스러울 수 있다. 예를 들어 화장품 제조 기업 로레알은 모든 제품에 탄소와 제품의 라이프사이클에 사용된 포장뿐 아니라 탄소와 물에 기반해 A부터 E까지 등급을 매긴다.

실레는 이것은 "자기 규제"의 한 형태이지만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인증 또한 그린워싱의 일부일 수 있습니다. 신뢰할 수 잇는 것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것도 있죠."

2022년에 발행된 체인징 마켓 파운데이션의 보고서는 영국에서 가장 큰 제3자 인증 제도 10개의 측정 투명성과 독립성을 평가했다. 그 결과 5개 인증이 평가 요소의 절반 이상이 분명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러한 인증을 통해서는 소비자들이 기업을 검증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홀트브뢰게는 "일반 소비자들은 독립적인 기관이 해당 제품을 검사하고 검증했는지 여부를 실제로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드 카스트로는 "나는 항상 선정적인 것에 주의를 기울인다"고 말했다. "지속가능한 솔루션은 보통 요란하지 않거든요."

'바이오(bio)'와 '그린(green)'이 우리의 생각과 다른 이유 - BBC News 코리아

 

'바이오(bio)'와 '그린(green)'이 우리의 생각과 다른 이유 - BBC News 코리아

소비자들이 그린워싱에 속지 않을 방법은 무엇일까?

www.bb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