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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북 사태에 "코로나로 극심한 고독 가능성"…간첩 의심도
CIA Bear 허관(許灌) 2022. 1. 4. 11:47
새해 첫날, 남북 군사분계선을 통해 월북한 탈북 청년은 코로나 시기에 한국에 망명한 두 사회와 거의 단절된 채 극심한 외로움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코로나 상황에 맞는 정부의 세심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과 함께 이 월북자가 간첩일 가능성도 있어 안보 차원에서 다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김영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한국 당국은 3일 동부전선을 통해 월북한 남성이 2020년 11월 같은 곳을 통해 한국에 망명한 탈북 남성 A 씨라고 밝혔습니다.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으로 알려진 A 씨는 지난해 7월 탈북민 정착교육기관인 하나원을 출소한 뒤 서울 북부 노원구에 정착해 청소 용역업체에서 일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A 씨와 접촉했던 일부 탈북민 지원단체 관계자는 이 청년이 코로나 여파 속에 망명해 당국의 정상적인 보살핌을 받지 못했고 친구도 사귀기 힘들었다고 말했습니다.
탈북 청년들의 한국 사회 통합 활동 등을 지원하는 단체 ‘비욘드더바운더리’(Beyond The Boundary)의 이영석 사무국장입니다.
[녹취: 이영석 국장] “이 친구가 외로움을 많이 탔던 것 같아요. 정말 심할 정도로. 코로나 때문에 사람들과 접촉할 기회가 굉장히 없었어요. 그러니까 또래 친구들도 못 만나고 대학을 갈지 취업을 할지 고민하다가 당장 먹고살 게 없으니까 일단 취업을 선택했는데, 이야기할 사람도 없고 그래서 굉장히 힘들어한다는 이야기는 계속 듣고 있었어요. 그래서 그 친구가 다시 위(북한)로 갔다고 들었을 때 아 정말 죽도록 외로웠구나.”
이 국장은 코로나 사태 이전에 입국한 탈북민은 하나원에서 사귄 친구들과 관계를 계속 유지하고 지역 하나센터와 민간단체가 주최하는 캠프에 참여해 적응에 필요한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이후 이런 활동이 대부분 중단되거나 온라인으로 바뀌면서 새로 입국한 탈북민들이 심리적으로 크게 위축돼 외로움을 많이 느꼈다는 설명입니다.
이 국장은 중국과 러시아 등 3국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군사분계선을 통해 넘어온 A 씨는 적응이 훨씬 더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영석 국장] “해보고 싶은 게 많잖아요. 북한에서 TV나 영화 통해 봤던 것들이 있으니까. 술 먹고 춤추는 데도 가 보고 싶다고 그러고. 스키장이나 오픈카 타 보고 싶다고 하고 이런 얘기들을 합니다. 아직 20대 후반이면 혈기 왕성한 나이이니까 연애도 해 보고 싶고 다 해보고 싶은데, 코로나 때문에 하나도 못 했던 것 같아요. 하나원 동기생도 거의 없었고, 하나센터나 복지관도 코로나 때문에 거의 문을 열지 못했고 이 친구가 하나센터도 거의 안 가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주변에 아무도 없지 않았을까?”
코로나 사태가 시작된 이후 북한 지도부의 국경 봉쇄, 중국과 동남아 국가들의 이동 제한과 국경 경비 강화로 한국에 입국하는 탈북민 수는 급감했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지난해 3분기까지 한국에 입국한 탈북민은 48명, 이 가운데 남성은 29명으로 대폭 줄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하나원 상황에 정통한 관계자는 VOA에, 월북자 A 씨가 하나원에 있던 지난해 4월~7월에 탈북 남성이 머무는 강원도 화천의 제2하나원은 “탈북민이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였다며 직전 기수들의 경우 1~2명에 그친 적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2014년 아버지와 함께 서해상을 통해 한국에 망명한 뒤 현재 대학에 재학 중인 한설송 씨는 3일 VOA에, 자신은 아버지와 함께 왔는데도 낯선 세상에서 굉장히 외로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코로나 이후 한국 대학생들조차 온라인 수업이 익숙하지 않아 많이 힘들어했다며, 컴퓨터에 익숙하지 않은 월북자 A 씨는 장벽이 훨씬 더 많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한설송 씨] “코로나라는 게 없을 때도 주변에 아는 사람이 없어서 힘들었는데, 저는 특히 아버지와 같이 와서도 힘들었는데 그 친구는 아예 혈혈단신으로 넘어와서 누구도 못 만나고 있다 보니 더 힘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한 씨는 “자유가 없는 북한으로 돌아간다는 것 자체가 개인적으로는 여전히 이해할 수 없다”면서도 “외로움과 고독이 지독한 인권 침해보다 더 무서울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국회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용선 의원은 앞서 통일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인용해 2012년부터 2020년까지 한국 내 탈북민 30명이 월북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전체 한국 입국 탈북민 3만 3천 800여 명의 0.1%가 안 되는 수준이지만, 많은 한국 언론과 전문가들은 3일 탈북민 관리의 허점과 정착 지원에 문제가 있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습니다.
하지만 부산하나센터장을 지낸 강동완 동아대 교수는 A 씨의 월북 정황에 의구심이 많이 든다며, 일반 탈북민 상황과 분리해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강 교수는 3일 VOA에 A씨의 월북은 “과거 비무장지대를 능란하게 오가던 북한 남성을 그린 영화 ‘풍산개’를 떠오르게 한다”며, 이 사안은 “탈북민 정착 문제보다 간첩 등 안보의 허점 차원에서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강동완 교수]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최전방 지역에 가서 이중 철책을 넘고 DMZ를 통과한다는 것은 일반인은 상상하기 힘들잖아요. 북한에서 특수 훈련을 받지 않고서 일반인이 그렇게 했다? 너무 길을 잘 알잖아요. 이런 얘기하면 색깔론으로 몰 수 있지만, 사회 생활한 지 6개월 만에 적응하지 못해 다시 휴전선으로 해서 자기가 온 길로 돌아갔다… 그것은 여기에서 살아가는 많은 탈북민들에 대한 모독이라 생각합니다.”
게다가 북한의 코로나 방역 수칙상 불법 침입자는 사살해야 하지만, 북한군 3명이 A를 접촉해 데려갔다는 한국군 당국의 설명을 보면 납득하기 힘든 점이 많다는 설명입니다.
강 교수는 적지 않은 탈북민이 한국 사회에 나와 정착하면서 외로움과 혼란 등 어려움을 겪지만 6개월 만에 좌절을 느끼는 경우는 드물다며 이번 월북 사태는 탈북민 정착 문제와는 별개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당국은 그러나 간첩 가능성보다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월북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탈북민과 북한 사회를 오랫동안 연구한 한국 이화여자대학교의 김석향 교수는 월북자가 간첩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도 월북 원인을 단편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했습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소수의 예외자가 있으며, 월북 원인을 경제적 어려움, 고독, 우울증 등 몇 가지 틀 안에 넣어 일방적으로 찾는 해법, 탈북민을 “잘 관리해야 한다” 표현 자체 역시 통제로 느껴져 탈북민을 불편하게 만들고 현실을 왜곡시킬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녹취: 김석향 교수] “양쪽 끝의 2.5%씩을 자른 나머지 95% 정도의 사람들(탈북민)은 약간의 불만과 약간의 행복과 약간의 성취감을 갖고 우리가 일상을 살듯 그렇게 살아요. 1년 전보다 조금 낫게 가진 것을 조금씩 쌓아가면서 사는 경우가 훨씬 많아요. 그런데 우리가 그런 사람들에게 주목하지 않아요. 왜냐하면 별다른 문제가 보이지 않으니까. 그런데 이렇게 한 사람이 북한으로 갔다거나 이런 게 뉴스에 뜨면 갑자기 주위 탈북민들을 돌아보며 ‘야 너희 나라로 가’, ‘너 같은 사람들이 문제야’ 뭐 이런 얘기를 한다든가 이것이 제일 문제인 것 같아요.”
전문가들은 이번 월북 사태와 별개로 한국 통일부와 하나센터, 경찰이 실무팀을 구성해 민간단체들과 코로나 상황에 맞는 실질적인 사회적 서비스를 탈북민들에게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영석 국장은 특히 모임 인원을 제한하는 정부의 방역 수칙 때문에 개별적으로 탈북 청년들을 만나느라 어느 때보다 바쁘게 지내고 있다며, 정부 당국도 현장 위주의 실질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이영석 국장] "알바도 거의 다 잘려 알바 자리가 없어 힘들어하고, 단체로 멘붕이 오고, 또 북한 정권이 통제를 강화해서 가족에게 돈 보내는 것도 못 보내니까 집단 불안 증세도 보이고 이런 상황에서 획일적으로 방역시스템에 따라 안 한다가 아니고 이런 상황에서 (탈북민들의) 불안 지수가 높아질 것 같으면 좀 더 자율적으로 또는 현장에 맞게 실무자들이 밖으로 뛰어다니면 되는데 하나센터도 문 닫아라, 상담사도 ‘줌’으로 예약하라… 현장에 있는 사람들에게 아이디어를 얻어서 좀 뛰어다녔으면 좋겠어요.”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단독] 월북 김씨, 김정은 생일날 “南 언론은 왜 원수님 욕하냐” 화내
2020년 말 귀순했다 지난 1일 철책선을 넘어 월북한 탈북민은 1992년생 김모씨로 전해졌다. 김씨는 황해북도 사리원 출신으로 북한에서 기계체조, 복싱 등 운동을 했다고 한다.
김씨는 귀순 후 합동 심문 과정에서 계부의 상습 폭행에 맞서 크게 싸운 후 탈북을 결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10월 말 사리원에서 택시를 타고 북한 강원도 고성으로 이동했다. 고성에 도착한 김씨는 걸어서 비무장지대(DMZ) 인근까지 남하해 11월 3일 철책을 넘어 귀순했다. 합동 심문 과정과 하나원 과정을 거쳐 지난해 3월 서울 노원구에 집을 배정받고 나왔다고 한다.
김씨와 하나원 생활을 함께했던 동료들은 김씨를 “좀 이상한 사람”으로 기억하고 있다. 하나원에서 김씨와 함께 지낸 탈북민 A씨는 “김씨가 지난해 1월 8일 김정은 생일날 남한 언론의 김정은 비판 보도를 보면서 ‘원수님 생일에 원수님을 욕하는 소리를 들으니 기분 나쁘다’며 화를 낸 적이 있다”고 전했다. A씨는 “김씨가 북한에서 복싱을 하다가 머리를 크게 다쳤다는 얘기도 동기들에게 종종 했다”면서 “자신의 정체를 숨기려고 의도적으로 정신 상태가 온전치 않은 척한 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김씨는 하나원 졸업 이후 동기들은 물론 탈북민 단체들과 접촉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남북하나재단이나 하나센터 등 탈북민 취업과 정착을 돕는 기관도 찾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탈북민 단체 관계자 B씨는 “보통 탈북민들은 하나원을 나오면 동기를 찾고 정착 관련 기관을 찾는데 김씨는 전혀 그런 접촉이나 활동이 없었다”고 했다.
김씨는 정착 과정에서 청소 용역원으로 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를 담당했던 노원경찰서는 지난해 6월 두 차례 김씨에게서 월북 징후가 보인다고 서울경찰청과 경찰청에 보고했지만 상부에서는 근거가 부족하다며 보강할 것을 지시했다고 한다. 그는 평소 한국 사회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는데 “한국은 사람 살 곳이 못 된다” “북한은 그래도 사람답게 살게는 해준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 앞에서 북한으로 돌려보내 달라는 시위를 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29일까지 당국과 연락을 했지만 30일부터 연락을 끊은 것으로 확인됐다. 탈북민 사회에서는 “남한 망명 후 삶이 기대했던 것과 달라 다시 월북한 경우는 있었지만, 김씨처럼 1년 만에 바로 돌아가는 건 이례적”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단독] 월북 김씨, 김정은 생일날 “南 언론은 왜 원수님 욕하냐” 화내 - 조선일보 (chosun.com)
월북: 10년간 최소 30명 월북... 탈북민들 국경 두번 넘는 이유는?
새해 첫날 월북한 인물이 2020년 귀순한 탈북민으로 확인된 가운데, 재월북을 택한 사람이 최근 10년간 수십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힘들게 한국에 왔지만, 다시 국경을 넘는 연유는 무엇일까.
지난 1일 강원도 동부전선 최전방 군사분계선(MDL) 철책을 넘은 30대 A씨는 앞서 2020년 11월 강원도 동부전선을 통해 이른바 '점프 귀순'을 한 인물이다.
A씨는 지난해 3월부터 서울에서 1인 가구로 거주하며 청소용역 일을 하는 등 어려운 형편에서 생활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기초생활급여와 기초주거급여로 월 50만원 이상을 수급 중이었고 자산은 1000만원 이상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주변에 "고향이 그립다" "중국, 러시아를 여행하는 방법을 알려달라" 등 재입북을 암시하는 말을 주변에 토로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이런 정황들 때문에 A씨 관할 노원경찰서는 지난해 6월 두 차례 A씨에게서 월북 징후가 보인다고 두 차례 보고하기도 했지만, 서울경찰청은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별다른 조치는 하지 않았다.
실제 국내 입국 탈북민 중 일부는 다시 월북을 시도하고 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이용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통일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20년까지 최소 탈북민 30명이 월북했다.
한국 생활을 견디지 못하고 제3국으로 출국해 돌아오지 않는 탈북민도 늘고 있다. 연도별로 2015년 664명, 2016년 746명, 2017년 772명, 2018년 749명, 2019년 771명이 해외로 출국한 뒤 돌아오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28일 북한인권정보센터(NKDB)가 발표한 2021 북한이탈주민 경제사회통합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한 탈북민 407명 가운데 재입북 생각이 있다는 이들은 75명으로, 전체의 18.5%에 달했다.
이번에 월북한 A씨가 북으로 돌아간 사유는 명확하게 밝혀지진 않았다.
다만 통일부는 4일 재입북자의 지속적인 발생과 관련해서 "북한에 남아있는 가족들에 대한 그리움과 남한 사회 정착 과정에서 겪는 심리적·경제적 어려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 탈북민이 정착 과정에서 겪은 문제 등과 관련해서는 "정부가 파악한 신상정보는 개인정보 보호나 신변안전 차원 등 종합적으로 고려해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면서 "해당 탈북민과 관련해서는 수사 당국에서 추가 조사가 이뤄지고 있어서 신상을 구체적으로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통일부는 A씨가 정착 과정에서 생계·취업 등 전반적인 정책 지원을 정상적으로 받아왔다고 전했다.
탈북자들, 탈남하는 이유
백남설 경찰대 교수 등이 지난해 6월 발표한 '북한이탈주민 탈남 실태분석 및 대응 방안 연구' 논문에 따르면 북한이탈주민이 탈남하는 이유는 우선 '한국 사회 부적응'을 들 수 있다.
탈북민 중에서 부적응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경험하는 비율은 68.5%에 달했으며, 17.4%는 자살 충동도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47%만이 한국 사회 정착 이후에 행복감을 느끼고 있으며, 11.4%는 우울증을 경험하고 있다.
'경제적 어려움'도 원인으로 꼽힌다.
2011년 탈북해 한국에 들어온 북한이탈주민 B씨의 경우, 사기를 당해 약 5800만원의 피해를 보게 됐고, 이를 해결하지 못하고 신용불량자가 됐다. 파산신청을 했지만 빚 독촉을 당하며 힘든 생활을 겪게 됐다. 그는 한국에서 더 이상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재입북을 결심한 이후 북한으로 되돌아갔다.
2020년 11월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분석한 '북한 이탈 주민 정착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탈북민의 월평균 소득은 204만원으로 일반 국민(264만원)에 비해 60만원 적었고 생계 급여 수급률도 23.8%로 일반 국민(3.6%)보다 7배 가까이 높았다.
논문에 따르면, 북한 당국에서 체제 선전을 위해 '재입북을 회유'하는 경우도 있었다.
2018년 징역 2년 6개월 등을 선고받은 C씨는 함경북도 보위부원에게서 휴대전화로 가족이 무사하려면 북한으로 돌아오라는 회유를 받았다. 이후 북한으로 들어가는 방법을 논의하는 등 재입북을 준비하다 수사기관에 검거됐다.
'복합적인 상황 고려해야'
북한 사회와 탈북민을 연구해 온 김석향 이화여대 교수는 월북자가 간첩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도, 원인을 단편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일반 시선으로는 탈북자들이 원하는 대로, 예를 들면 취업을 시켜주거나, 대학을 보내주거나 등의 조건만 충족되면 별문제가 없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인간이라는 존재가 이성적이면서도 감정적인 복합적인 존재다. 지옥 같은 곳을 떠나왔다고 할지라도, 어느 순간 촉발되면 그리움이 감정이 들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탈북민에게는 '너네 나라로 돌아가'라는 표현이라든가 '관리 대상'이라는 표현도 통제로 느껴져 심리적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사람들과 교류할 기회가 사라지는 등 새로 입국한 탈북민들의 적응이 더 어려워졌을 거라는 분석도 있다.
차미리 북한인권시민연합 팀장도 "코로나 시국이다 보니까 사람들이 누구를 만나는 일에 부담감도 있고, 정착 기관 등에서도 행사가 오프라인 등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며 "코로나 전에 입국한 분들보다 이 사회에 적응하기가 어려운 측면도 있다고 본다"고 했다.
이 때문에 코로나 상황에 맞는 실질적인 사회적 서비스를 탈북민들에게 제공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도 나온다.
차 팀장은 "문화나 기술차이가 많이 나는 한국에서 탈북민들이 일대일로 직접 배우고 경험해보는 기회들이 필요한데, 이런 기회들이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라며 "인간관계를 쌓는 데 도움이 되는 사회의 연결 고리 역할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재훈 국제 앰네스티 한국지부 북한인권 담당 간사도 "코로나19로 파생된 사회적 위기와 경제적 어려움은 특히 탈북민과 같은 사회적 약자나 소수 집단에 더 큰 위협을 가한다"며 "탈북민이 우리 사회에서 소외되지 않고 융화될 수 있도록 더 많은 국가적,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최 간사는 이번 사건으로 탈북민에 대한 편견 어린 시선이 커지고 있는 점을 우려했다.
그는 "온라인상에서는 탈북민 전체에 대한 차별과 혐오의 시선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며 "극히 일부 사례를 집단 전체의 모습으로 일반화해 차별과 혐오를 조장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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