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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일대일로' 프로젝트, 과감한 투자인가 고리대금업인가? 본문

同一介中華(中國)/북경정부-中華人民共和國(中國)

중국 '일대일로' 프로젝트, 과감한 투자인가 고리대금업인가?

CIA Bear 허관(許灌) 2021. 10. 1. 16:06

수출용 장비를 생산하는 장쑤성의 근로자들

중국이 중저소득국가에 빌려준 돈이 미국 등 주요 선진국보다 최소 2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대부분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율에 중국 국유은행이 빌려 준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야심차게 추진하는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의 일환으로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에 상당한 규모의 채권을 발행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 해외 원조를 받던 중국이지만, 이제는 상황이 역전된 것이다.

미국 윌리엄 앤드 메리 대학의 '에이드데이터(AidData)' 연구소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18년간 165개국에 걸쳐 8430억 달러(약 1000조7250억 원)규모의 자금을 1만3427개의 인프라 프로젝트를 통해 지원했다.

자금을 지원받은 국가들은 대부분 시진핑 주석의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2013년 출범한 일대일로 프로젝트는 중국의 인프라와 풍부한 외화를 활용해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를 잇는 새로운 교역로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2000년 이후 중국과 미국의 해외 원조 현황 비교(빨간색: 공적 원조, 분홍색: 기타 명목으로 빌려준 자금)

그러나 일각에서는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참여한 많은 국가가 늘어나는 부채에 허덕이고 있다고 비판한다.

이는 중국 정부 관계자들에게도 관심거리다. 에이드데이터 연구원들은 지난 4년간 중국의 해외에 뿌린 막대한 자금을 추적해 왔다. 에이드데이터에 따르면 중국 정부 관계자들도 자금이 실제 어떻게 사용되는지 알아보기 위해 정기적으로 연구소에 문의한다.

브래드 파크스 에이드데이터 총괄 디렉터는 "중국 관료들은 우리에게 늘 '이것 봐, 당신들이 유일하게 이 정보를 알고 있어'라고 말한다"며 "그들은 이러한 데이터를 중국 내에서 찾을 수 없다고 했다"고 밝혔다.

중국과 인접국인 라오스를 연결하는 구불구불한 철도는 중국의 대표적인 부외 금융으로 언급된다.

중국과 라오스를 연결하는 철로가 건설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라오스가 채무를 감당하기 쉽지 않으리라고 전망한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육지로 둘러싸인 중국 남서부와 동남아시아를 잇는 교역로를 구축하는 것은 정치인들에게 관심거리였다.

그러나 엔지니어들은 선로가 험준한 산을 통과해야 하며, 이를 위해 수십 개의 다리와 터널을 뚫어야 하기 때문에 막대한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동남아 최빈국 중 하나인 라오스는 그 비용의 일부조차 감당할 수 없었다. 그러나 중국은 국유은행, 국영기업, 국채기관들의 컨소시엄을 통해 59억 달러(약 7조 원)를 철도 사업에 조달했다. 이 철도는 12월 운행을 시작한다.

라오스는 투자금의 일부를 조달하기 위해 중국 은행으로부터 4억 8000만 달러(약 5698억 원)를 빌려야 했다. 라오스는 몇 안 되는 수입원 중 하나인 포타쉬 광산에서 얻은 수익금을 대규모 대출 지원에 사용했다.

시진핑 주석은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참여한 국가들을 안심시키려 노력했다

켈리 첸 홍콩과학기술대 교수는 "중국 수출입은행이 자본금의 일부를 충당하려고 대출을 설정했다는 것은 중국 정부가 이 프로젝트를 긴박하게 추진한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대부분의 철로는 중국이 주도한 철도 그룹의 소유다. 하지만 불투명한 협정 조건에 따르면 궁극적으로 철도 부채를 책임지는 측은 라오스 정부다. 이는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라오스를 정크(junk·투기) 등급으로 강등하는 데 영향을 줬다.

2020년 9월, 라오스는 파산 직전 중국 채권단으로부터 부채를 탕감받기 위해 주요 자산을 중국에 매각하고 에너지원 일부를 6억 달러(약 7100억 원)에 넘겼다. 철도가 운행을 개시하기도 전에 발생한 일이다.

에이드데이터는 라오스 철도는 중국 국영은행의 자금 지원을 받은 위험한 사업 가운데 하나며, 여전히 많은 중저소득 국가들이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가장 먼저 중국에 손을 벌린다고 밝혔다.

파크스는 "중국은 해외개발 원조에 연평균 약 850억 달러(약 100조8900억 원)를 책정하며, 이에 반해 미국은 매년 약 370억 달러(약 43조9100억 원)를 지출한다"고 밝혔다.

에이드데이터 측은 중국의 자금 지원 규모는 모든 국가를 크게 앞섰는데, 그 수준에 도달한 방식은 "매우 독특하다"고 분석했다.

세계 곳곳에서 진행 중인 중국의 일대일로 인프라 프로젝트 현황

과거 서방 국가들은 특히 아프리카 국가들의 부채 증가에 일조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중국의 현재 자금 지원 방식은 이와는 다르다. 중국은 국가 대 국가가 아닌, 거의 모든 자금을 중국 국유은행을 통해 빌려준다.

이 같은 채무는 국가채무로 잡히지 않지만, 국가가 지급을 보증한 형태다. 이는 중국 국영은행들의 거래에 중앙 정부기관들의 이름이 드러나지 않기 때문인데, 그 이유는 정부 대차대조표에서 거래내역을 숨기거나 정부의 비밀 유지 조항에 따라 비공개로 합의된 내용을 명확히 기록하지 않기 때문이다.

에이드데이터는 '일대일로' 참여 국가들의 숨어 있는 부채가 3850억 달러(약 456조61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중국의 차관도 특이한 형태의 담보를 요구한다. 중국은 돈을 빌린 국가들이 천연자원을 팔아 얻은 수입을 담보로 요구하고 있다.

일례로 베네수엘라의 경우 석유를 팔아 번 외화를 중국이 관리하는 은행 계좌에 직접 입금할 것을 요구했다. 부채 상환을 못하는 경우, 중국 채권단은 계좌에 대기 중인 현금을 즉시 인출할 수 있다.

파크스는 "이것은 정말 중국이 '우리가 이 구역 빅 보스'라는 메시지를 채무자에게 주기 위해 사용하는 주요 소득 전략 같다"고 말했다.

"중국의 메시지는 '당신은 우리에게 제일 빨리 돈을 갚게 될 거다. 우리는 이 귀한 물건(외화)을 원하는 유일한 사람이다'는 것이다."

"이는 빈곤국들의 소득인 달러와 유로화를 역외 계좌에 묶어놓으려는 거죠."

애나 겔펀 조지타운대 법학과 교수는 중국의 해외차관 계약을 조사하는 에이드데이터 연구에 동참했다. 그는 "우리의 결론은 중국의 계약 방법이 더 교묘해지고 있으며, 중국은 스스로의 이익을 매우 잘 보호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은 곧 경쟁자를 만날 수 있다. 지난 6월 열린 G7 회의에서 미국과 다른 G7 회원국들은 중국을 '공동 견제' 하는 데 뜻을 모았다. 또 중국의 영향력에 맞서 재정적,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한 글로벌 인프라 투자 사업을 공동 추진하기로 했다.

하지만 너무 늦은 대응이라는 지적도 있다. 미 브루킹스 연구소의 선임 연구원이자 전 주중미국대사관 재무부 특사를 맡은 데이비드 달러는 "서구의 새로운 계획이 중국의 프로그램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는 시각엔 회의적"이라고 밝혔다.

"서구의 새로운 계획은 개발도상국의 대규모 인프라 비용을 충족할 실제 자금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할 겁니다. 또한 서구의 금융 당국과 함께 일하는 것은 관료주의적이고 일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죠."

한편 에이드데이터 연구소는 일대일로 프로젝트가 중국의 다른 거래보다 부패, 노동, 환경 문제 등에 얽힐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연구소는 일대일로가 정상 궤도에 오르려면 중국 정부가 채무국의 우려를 해소해야만 한다고 밝혔다.

중국 '일대일로' 프로젝트, 과감한 투자인가 고리대금업인가? - BBC News 코리아

 

중국 '일대일로' 프로젝트, 과감한 투자인가 고리대금업인가? - BBC News 코리아

참여한 중저소득국의 숨은 부채가 456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www.bb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