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출 아프간인, 미국 잇따라 도착

바이든 미 행정부가 이달 말로 정한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철수기한이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미국인과 현지 협력자 등의 국외 탈출을 서두르고 있어, 수도 워싱턴 근교 공항에는 23일 탈출한 사람들이 탑승한 항공기가 잇따라 도착했습니다.

백악관 등에 따르면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이 본격적으로 탈출을 지원하기 시작한 지난 14일 이후, 미국인과 군 통역으로 일했던 협력자 등 약 4만 8천 명이 국외로 탈출했습니다.

23일 수도 워싱턴 근교의 덜레스 국제공항에는 탈출한 사람들이 탑승한 항공기가 속속 도착했습니다.

이 가운데 아프가니스탄인은 중동과 유럽에 있는 미군기지를 경유해 미국에 도착했습니다.

카불에서 생활했다는 한 여성은 “카불 공항 부근에서는 탈레반이 시민에 총격을 가해 혼란 상태였다”며 “10살과 6살된 두 딸과 생이별하게 돼 매우 걱정된다”며 울면서 이야기했습니다.

또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일했다는 한 남성이 카불 공항 내에서 촬영한 영상에는 항공기에 올라타려고 트랩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기체 위에도 올라타는 등 혼란한 모습이 담겨 있었습니다.

민간인 탈출에는 현지 치안 악화 등으로 시간이 걸리고 있어 바이든 정부는 이달 말까지로 한 미군 철수기한을 연장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탈레반 측은 기한 연장을 수용할 수 없다고 강력히 견제하고 있어 바이든 대통령은 어려운 판단을 내려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