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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불: 1975년 베트남과 2021년 아프가니스탄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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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불: 1975년 베트남과 2021년 아프가니스탄

CIA Bear 허관(許灌) 2021. 8. 17. 18:05

헬리콥터가 카불의 미국대사관 옥상에 착륙을 준비하고 있다

미군이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계속 철수하는 한편, 카불의 미국 대사관에서 헬기가 사람들을 대피시키는 사진이 소셜미디어에 퍼지고 있다.

어떤 이들에게는 꽤 익숙한 이미지다.

사진가 헐버트 반 에스는 1975년 베트남전이 끝날 무렵 사이공의 한 옥상에서 사람들이 헬리콥터에 뛰어 오르는, 이젠 하나의 상징이 된 장면을 찍었다.

분석가들과 미국 공화당·민주당 의원들은 사이공의 몰락과 탈레반의 카불 점령을 비교하고 있다.

사이공 함락

베트남 전쟁은 북베트남의 공산주의 정부와 남베트남, 남베트남의 주요 동맹국인 미국 간의 분쟁이었다.

약 20년에 걸친 장기전으로 미국은 막대한 비용을 치렀고, 전쟁을 둘러싼 미국 내 분열도 심했다.

'사이공 함락'은 베트콩이라고 불리는 베트남 인민군의 공산주의 세력이 남베트남 수도 사이공을 점령한 사건을 말한다.

베트콩은 1975년 4월 30일 사이공을 점령했다.

당시 냉전을 배경으로 북베트남은 소련과 여러 공산주의 동맹국들의 지원을 받았고, 남베트남은 수십만 명의 미군을 포함해 서구 군대의 지원을 받았다.

1975년의 상징적인 장면으로, 주(駐)사이공 미국 대사관 옥상에서 헬리콥터로 탑승하는 사람들

미군이 1973년 남베트남에서 철수한 지 2년 만에 북베트남군이 사이공을 함락했고 베트남은 항복을 선언했다. 사이공은 베트남의 초대 주석이자 공산당 창건자인 호찌민의 이름을 따 호찌민 시로 개명됐다.

현재 카불의 상황처럼, 사이공 함락은 미국의 예상보다 훨씬 빨랐다.

이에 미국은 사이공 대사관을 포기하고 7000명 이상의 미국 시민, 남베트남 주민들, 외국인들을 헬리콥터로 대피시켰다. 이는 '프리퀀트 윈드 작전(Operation Frequent Wind)'이라는 긴박한 쟁탈전이었다.

카불과 사이공의 비교는 정당한가

베트남전은 종전 무렵 미국의 지지를 잃어갔고, 수십억 달러의 전쟁 비용과 5만 8000 명 이상의 미국인들의 목숨을 대가로 치렀다.

어떤 이들에게 사이공의 함락은 미국이 세계 무대에서 차지한 위상에 타격을 준 사건이었다.

그 후 수십 년 동안 '베트남 신드롬'이라는 용어가 등장했는데, 이는 미국이 해외에서 군사력을 행사하길 원치 않는 미국 유권자들의 성향을 반영한다.

미국 의원들 다수는 사이공과 카불 사이의 유사점을 언급했다.

엘리제 스테파닉 공화당 하원 의장은 트위터에 "카불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사이공"이라며 "국제무대에서 절대 잊히지 않을 참담한 실패"라고 밝혔다.

지난달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은 카불과 사이공의 비교설을 일축했다.

밀리 의장은 기자들에게 "사이공의 상황이 전개된다고 생각지 않는다"며 "내 말이 틀릴 수도 있고, 누가 알겠는가, 우린 미래를 예측할 수 없다. 하지만 탈레반은 북베트남군이 아니고 사이공 같은 상황은 아니"라고 말했다.

상징성을 제쳐두더라도 두 상황에는 큰 차이가 있다.

사이공 함락은 미군의 베트남 철수 이후 2년 만에 일어났다. 한편, 미국이 아프간을 떠날 준비를 하는 동안 카불 대피는 이미 진행 중이다.

1975년 제럴드 포드 당시 미국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여파는 제한적이었지만, 아프간 전쟁에 대한 미국 내 지지가 낮았음에도 바이든 대통령이 어떤 정치적 영향을 받을지는 불확실하다.

크리스토퍼 펠프스 노팅엄대 미국학과 조교수는 "바이든 대통령이 피해를 볼 것이 거의 확실하다"며 "미군 철수는 손실로 간주될 것이며, 불명예로 여겨질 수도 있다. 공정성 여부를 떠나 이것은 정말 그의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카불: 1975년 베트남과 2021년 아프가니스탄 - BBC News 코리아

 

닮은 듯 다른 1975년 베트남과 2021년 아프가니스탄 - BBC News 코리아

종전 무렵 미국의 대피 장면은 비슷해 보이지만, 카불의 상황은 훨씬 긴박하다

www.bb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