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 끝난 뒤 빈 들판에서 갓난아기를 등에 업은 여자아이가 슬프게 울고 있다. 박수근 그림에서 튀어나온 듯한 이 아이의 사진은 궁핍한 전후(戰後), 부모 없이 어린 동생을 돌봐야 했던 어린 누이들의 신산함을 그대로 전해주고 있다. 황량한 시골에서 벌거벗고 검게 그을린 채 울고 있는 어린이의 사진도 있다. 전쟁이 일어난 지 두 달 뒤, 피란길에 홀로 버려진 듯 안타까운 광경이다.
6·25 전쟁 70주년을 맞아 미공개 사진 300여 장을 수록한 사진집 ‘끝나지 않은 전쟁 6·25’(눈빛)가 출간됐다. 미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 사진과 영국·중국·러시아·북한 등 출판사가 아카이브를 구축해 수집한 사진들로 엮었다.
전쟁 발발 직후 남한으로 진격한 북한 탱크, 긴박한 낙동강 전선, 인천상륙작전 때 함정을 타고 월미도로 상륙하는 미 해병, 흥남에서 피란하는 대규모 피란민…. 때론 기록이 미처 다 설명하지 못하는 역사의 편린들이 그 속에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편집을 맡은 이규상 눈빛출판사·눈빛아카이브 대표는 “전쟁사진은 전쟁을 찍지만 역설적으로 전쟁을 반대하는 사진”이라고 말했다.
1950년 10월 19일중국 인민해방군이 압록강 도하를 시작했다. 이날 이후 중공군 18개 사단이 압록강을 통해 한반도로 진입, 한국전에 개입했다. 이 날은 38선을 돌파한 유엔군이 평양에 입성한 날이다(백선엽 장군이지휘하는 국군 1사단은 이보다 4일 전인 10월 15일 평양에 진입했다).
미국이 한국전 발발 이틀 뒤인 6월 27일 해군과 공군을 한국에 파병하고 제7함대를 대만 해협에 출동시키자 저우언라이(周恩來) 중국 총리는 중국 정부를 대표하여 미국이 대만을 침략한 것이라고 비난, 중국의 한국전 개입을 예고했었다.
중국은 한국전 개입을 ‘항미원조(抗美援朝)’로 부르고 있으며 ‘집과 국가를 보호하고 지키기 위한 것(保家衛國)’으로 규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