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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은 어떻게 코로나19 대응에 성공했을까? 본문
대다수 국민이 좁고 밀집된 도시에 사는 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원지 우한과 직행 편까지 있는 이 국가는 여태 단 7명의 코로나19 사망자만을 기록했다.
대만은 어떻게 전국적 격리 한번 없이 코로나19를 버텨낼 수 있었을까?
마스크
대만의 지도자들은 마스크가 코로나19 대응에 큰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대만 오드리 탕 디지털 총무정무위원은 마스크가 손을 씻어야 한다는 인식 강화를 도울 뿐만 아니라 손으로 입을 만지는 행위를 예방한다고 말했다.
다만 처음부터 마스크가 전 국민에 고르게 분배됐던 것은 아니었다.
코로나19 이후 마스크 배급량은 하루 2백만 개에서 2천만 개까지 크게 늘었고, 마트와 약국 등에서는 이를 구매하기 위한 긴 줄이 들어섰다. 마스크 현황이 불분명했던 탓에 누군가는 긴 줄을 서고도 마스크를 구매하지 못하는 등 문제가 발생했다.
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판매자가 마스크 보유량을 스스로 적어낼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했지만, 공공자료로 쓰이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때 대만의 해커 집단이 나섰다.
해커들은 '마스크맵'을 만들어 실시간 마스크 보유량을 정리했다.
또 시각장애가 있는 국민을 위해서 음성만으로도 앱을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이 마스크맵 앱은 약 1천만 명 가량이 사용했다.
해커들의 노력으로 많은 대만인들은 집 근처 약국 등의 마스크 보유량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었다. 해커 출신이기도 한 탕 위원은 처음으로 해커들이 토목기사와 같은 기분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과 함께 일한다
대만 정부가 언제나 지금처럼 공공-민간 협력을 수월히 했던 것은 아니었다.
2003년 사스 사태 당시만 해도 국민과 정부는 서로 비난하기에 바빴다.
당시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소통의 창구가 여기저기 흩어져있다는 것이었다.
대만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04년 국가보건 지휘센터(National Health Command Center)를 조직해 소통 창구를 일원화했다.
또 미리 감염 확산 초기에 필요한 장비를 비축하기 시작했다.
이어 정부는 2014년 대만-중국 서비스무역협정을 두고 일어난 해바라기 운동 혹은 국회점령사건 이후 해커들을 초청해 국민의 의견을 파악하고 분석하기 시작했다.
새로운 협정을 맺거나 법을 개설하기에 앞서 국민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이러한 의지는 대만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처음 우한발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우려가 나타났을 때 빛을 발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사스와 비슷한 바이러스가 나타났다는 '소문'이 많은 수의 추천을 받았고, 이를 눈여겨보던 대만 관계자들이 조사에 착수한 것이다.
대만 정부는 빠르게 바이러스의 실체를 확인했고, 우한을 방문한 국민을 대상으로 역학조사를 진행해 코로나19 확산을 효과적으로 방지할 수 있었다.
탕 위원은 정부가 과거의 경험들을 통해 이번 코로나19 사태에 성공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유머로 루머를 덮는다
대만 정부의 성공적 대응에는 빠른 협력과 역학조사도 있었지만 '유머'의 역할도 컸다.
한 예로 대만 보건부 장관을 역임하기도 했던 전염병학자 첸치엔첸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도는 '마스크가 화장실 휴지와 같은 재료로 만들어진다'는 루머에 대응하기 위해 유머 사진을 배포했다.
사진 속에는 우스꽝스러운 뒷모습에 합성된 첸치엔첸이 휴지와 마스크의 재료를 비교하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전 장관의 격 없는 모습은 온라인상의 큰 반응을 불러일으키며 루머를 잠재웠다.
탕 위원은 이러한 전략을 두고 "유머로 루머 덮기"라고 표현했다.
짧고 기억하기 쉬운 메시지를 재밌게 전달함으로써 가짜뉴스의 확산을 방지하는 것이다.
현재 많은 세계 지도자들이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비판받고 있는 가운데, 대만의 성공적 대응은 하향식 접근방식(top-down approach) 외에도 효과적으로 질병을 예방할 방법이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고 있다[BBC 뉴스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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