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Pacific Region Intelligence Center
가계빚 다시 급증..짙어진 불황 그림자 본문
2분기 15조 늘어 1500조 육박
경기 침체, 이른바 'R(Recession)의 공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던 가계빚 증가세가 다시 가팔라진 것으로 드러나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국 국채의 장단기 금리가 역전된 데 이어 한국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0%대 진입을 앞두면서 우리 경제가 불황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는 상황에서 가계대출 증가세마저 다시 속도를 높일 경우 금융 불안정성이 높아지고, 소비 악화에 따른 거시경제 침체도 우려된다. 1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2분기 가계대출은 전 분기 대비 15조4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말하는 가계대출이란 일반 시중은행과 저축은행·새마을금고 등 비은행이 취급하는 대출을 말한다. 보험·카드사 등 기타금융기관 대출과 카드사 신용판매는 제외한 수치다.
이 기준에 따르면 작년 4분기 23조4000억원까지 확대됐던 가계대출은 올해 1분기 부동산 거래 감소 등의 영향으로 2조9000억원으로 급감했다가 불과 한 분기 만에 다시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이에 따라 2분기 가계대출 잔액(기타금융기관 포함)은 1분기 1451조9000억원에서 최소 15조4000억원 이상 증가해 1467조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전망이다.
한은 관계자는 "집단대출, 전세자금대출 등 분양·입주 관련 대출을 중심으로 은행 가계대출 증가 규모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불황 그림자 속에서 생활자금에 대한 대출 수요가 상당 부분 기여한 것으로 파악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일반적인 주택담보대출 외에 신용대출이 크게 늘었는데, 여기에는 소득이 줄어든 가계의 생활자금 충당을 위한 수요가 포함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가계대출 증가세가 가팔라지면서 민간소비를 짓누를 수 있다고 우려한다. 소비 감소는 결국 기업이 생산과 투자를 미루게 하는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홍성일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정책팀장은 "가계부채가 늘면 빚을 갚기 위해 소비를 줄일 수밖에 없다"며 "그러면 제조업 등에서의 재고율이 높아질 수밖에 없고, 재고율이 높아지면 기업이 생산·투자를 미루면서 성장률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말했다.
저축성예금에서 가계가 차지하는 비중도 빠른 속도로 축소되고 있다. 금융권과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예금은행 저축성예금 가운데 가계가 차지하는 비중은 올 6월 말 기준 45.3%로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75년 이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는 "가계가 갚아야 할 대출이자와 원금이 늘어날수록 소비를 하지 못하고, 자연스럽게 저축을 늘리기도 어려워진다. 가계가 전반적으로 위축돼 있는 현재 경제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Guide Ear&Bird's Eye2 > 합리적 금욕과 소비는 플러스 투자삶'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본계 자금이 일시에 빠져나간다? 가능성 따져봤더니 (0) | 2019.08.18 |
---|---|
누가 IMF위기를 말하는가?…1997년과 2019년을 비교해봤다 (0) | 2019.08.18 |
한국 원화, 3년 반 만의 약세 기록 (0) | 2019.08.06 |
美재무부, 中 환율조작국 지정.."통화가치 절하 오랜 역사 있어" (0) | 2019.08.06 |
'검은 월요일' 하루만에 국내증시 시총 50조원 가까이 증발 (0) | 2019.08.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