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촌민자치’ 우칸촌서 시위 주민 13명 체포

중국 공안은 지난 2011년 부패 간부를 내쫓고 '촌민 자치'를 실현한 광둥성 우칸(烏坎)촌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던 주민 13명을 구속했다고 홍콩 라디오가 13일 보도했다.

방송에 따르면 중국 루펑(陸豊)시 공안국은 이날 새벽 3시께 우칸촌의 '정치 개혁'을 주도한 린쭈롄(林祖戀·70) 전 촌민위원회 주임(촌장)의 수감에 반발해 데모를 계속해온 주민에 대한 강제진압에 나섰다.

공안은 무장경찰 등 1000명을 우칸촌에 투입해 시위 주민을 해산시켰으며 그 와중에 일부 주민이 가스통과 대나무 막대기로 저항하면서 유혈 충돌이 일어나 부상자가 속출했다.

루펑시 공안국은 웨이보를 통해 현지 당국의 설득에 응하지 않은 채 시위를 중단하지 않은 주모자 13명을 체포해 공공질서 문란 혐의로 구금했다고 발표했다.

공안국은 이들 13명이 6월19일 이래 유언비어를 유포하거나 주민을 위협하고 선동하는 등 불법 행위를 자행했다고 비난했다.

앞서 공안은 지난 6월 우칸촌 내 부당한 토지수용 문제를 외부에 호소하고 집단진정을 결정하기 위한 집회를 열려던 린쭈롄 전 주임을 강제 연행했다.

린쭈롄은 이달 8일 뇌물죄 등 혐의로 징역 3년1개월의 실형 선고를 받고 수감됐다. 광둥성 포산(佛山)시 찬청(禪城)구 인민법원은 린쭈롄에 뇌물 수수죄와 비국가공작인원 수뢰죄를 적용해 이 같은 실형과 함께 벌금 40만 위안(약 6540만원)을 언도했다.

이에 우칸촌 주민 수천 명이 마을을 봉쇄하고 린쭈롄의 죄상이 정치적인 의도로 조작됐다며 그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를 연일 펼쳐왔다.

인구 2만명인 어촌마을인 우칸촌 주민은 2011년 9월 마을 지도부가 공동 소유 토지를 개발업자에게 몰래 헐값에 넘기자 집단 반발해 비리 간부를 축출했다.

이듬해 3월에는 직선을 통해 촌민위원회를 자체 구성, 일당독재하의 중국에선 이례적인 정치개혁을 성취함으로써 국내외 주목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