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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으로 국경을 넘는다’[평화를 위한 메시지] 본문

-미국 언론-/일본 언론

‘음악으로 국경을 넘는다’[평화를 위한 메시지]

CIA Bear 허관(許灌) 2015. 8. 12. 22:15

이번 주는 다양한 분야에서 전쟁과 분쟁 문제를 다루는 다섯 분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있습니다. 세 번째 시간인 오늘은 올해 43살인 지휘자 야나기사와 도시오 씨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파리에서 지휘를 공부한 야나기사와 씨는 일본 국내 오케스트라에서 지휘를 맡아 오다가, 2007년 코소보 필하모닉의 수석지휘자에 취임했습니다. 구 유고슬라비아는 1990년대부터 극심한 민족 갈등을 겪어왔고, 끝내 6개의 공화국으로 분리됐습니다. 코소보는 2008년 세르비아로부터 독립을 선언했고, 이들 민족 사이에는 여전히 깊은 대립의 골이 남아 있습니다.

지난 2007년에 일본인 사상 처음으로 코소보 필하모닉에서 베토벤 교향곡 7번을 지휘했습니다. 당시 유엔의 잠정통치 하에 있었던 코소보는 인근에서 수류탄 폭발로 사망자가 발생할 정도로 치안이 나빴습니다. 연주회에서는 앞쪽 두 번째 열까지 북대서양조약기구, NATO 소속 군인이, 그리고 그 뒤에 코소보 시민과 유엔 직원이 각각 앉아 있었습니다. 하지만 연주를 마치고 몸을 돌렸을 때 군인, 시민 모두 함께 기립한 채 기쁜 얼굴로 박수를 치는 모습을 보고, 음악이 가진 커다란 힘을 느꼈습니다. 때마침 알바니아인 지휘자가 “음악에 국경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고, 바로 그때부터 구 유고슬라비아의 다민족이 함께 참여하는 오케스트라 설립을 구상하게 됐습니다.

2007년 여름에는 코소보의 알바니아인과 세르비아의 세르비아인으로 구성된 발칸 실내관현악단을 꾸렸습니다. 현재 매년 한 번씩 모여 세계 각지에서 연주회를 개최하고 있고, 당초 13명으로 시작한 오케스트라가 지금은 8개 민족 출신의 47명으로 불어난 상태입니다. 이 오케스트라를 통해서 구 유고슬라비아의 훌륭한 연주를 후세에 전해가고 싶습니다.

전쟁은 모든 민족에게 쓰라림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발칸 실내관현악단은 민족공영이라는 목표에 공감하는 이들이 모여 있기 때문에 연주하면서 민족에 관해 왈가불가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최근에는 저희 악단에 들어오고 싶다는 음악가나 자신의 곡을 연주해달라는 작곡가가 늘어나고 있어서, 음악활동이 국경을 넘어 사람의 마음을 이어준다는 사실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전쟁이 끝나고 70년이 지난 일본과 달리 구 유고슬라비아는 종전 후 겨우 십 년 남짓 지난 상태입니다. 이들은 전쟁의 비참함을 계속해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전쟁의 참상을 경험한 사람이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저희들의 음악활동이 민족의 공존공영이 갖는 소중함을 다시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특집 해설 평화를 위한 메시지. 세 번째 시간인 오늘은 지휘자 아냐기사와 도시오 씨를 소개해 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