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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 페르난데스 대통령, 라틴 아메리카 첫 재선 성공 본문
23일 재선이 확정된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데 키르치네르 대통령이 승리를 자축하며 남편인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과 포옹하는 장면을 찍은 사진을 들어보이고 있다...
친노동·무상정책의 '페론식 복지'를 펼쳐온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데 키르치네르(58)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23일 치러진 대선에서 53% 득표로 2위 에르메스 비네르 산타페 주지사(17%)를 큰 표차로 누르고 재선에 성공했다. 아르헨티나 군사독재정권이 종식된 1983년 이후 역대 대선 중 가장 높은 득표율이다. 지금까지 최고 득표율은 1983년 라울 알폰신 전 대통령이 얻은 51.7%였다. 이번 승리로 페르난데스는 라틴 아메리카에서 처음으로 재선에 성공한 여성 대통령이 됐다.
2007년 10월 아르헨티나 첫 선출직 여성 대통령에 당선된 페르난데스는 집권 초반 농작물 세금인상으로 인한 농민들의 저항과 야권의 반발로 어려움을 겪었다. 집권 중반인 2009년 총선에서는 참패를 맛보기도 했다. 그러나 남편 키르치네르 대통령 집권(2003~2007) 이후 8년 평균 7.6%에 이르는 높은 경제 성장률이 페르난데스 재선의 바탕이 됐다. 중국·브라질 등에서 아르헨티나 농산물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세계적 경제위기 속에서도 꾸준한 성장률을 기록한 것이다. 올해 경제성장률도 8%대로 전망된다.
페르난데스는 노인연금을 37% 이상 인상시키고 집세 보조금을 매달 50% 인상하는 포퓰리즘 정책을 추진해 국민들의 환심을 샀다. 경제위기로 긴축 재정을 펼치는 세계 각국과는 달리 정부지출을 대폭 늘리는 정책을 펼친 것이다. 페르난데스의 재선으로 그의 정책은 더욱 힘을 받게 됐다. 그는 당선 후 "우리는 실수하지 않고 바른길을 가고 있다"고 말해 기존 정책을 이어갈 뜻을 밝혔다. 하지만 높은 인플레와 광범한 빈곤층의 존재는 페르난데스 정부의 위협 요인으로 꼽힌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올해 인플레율을 9%라고 발표했지만 전문가들은 실제 인플레율이 25%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빈곤층 비율도 30%에 이른다.
페르난데스의 재선 승리 요인으로는 '페론주의'에 기반을 둔 포퓰리즘 정책 외에도 페론 대통령 부인 에바(일명 에비타)에 대한 향수를 자극한 것도 승리의 요인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지난해 10월 심장마비로 사망한 남편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에 대한 동정표도 크게 작용했다고 BBC는 전했다. 당초 올해 대선에는 남편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이 한때 20%대까지 지지율이 떨어졌던 아내 대신 출마할 계획이었지만 남편의 사망으로 페르난데스가 다시 도전에 나섰다. 남편 1주기를 4일 앞두고 치러진 이번 선거에서 페르난데스는 검은 옷을 입고 남편 사진을 들어보이며 선거운동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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