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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국방위는 조선시대 ‘비변사’ 역할 본문

Guide Ear&Bird's Eye/북한[PRK]

북한 국방위는 조선시대 ‘비변사’ 역할

CIA Bear 허관(許灌) 2009. 10. 19. 16:19

MC: 북한의 국방위원회가 조선시대 임진왜란 당시 국가를 다스린 기관인 ‘비변사’와 비슷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때맞춰 북측은 비변사와 관련한 문헌을 모두 번역했습니다.

북한이 최근 조선시대의 위기관리 기구인 ‘비변사’에 관한 문헌을 모두 번역했다고 일본에 있는 조총련 기관지인 <조선신보>가 15일 보도했습니다.

비변사는 임진왜란이라는 위기상황을 맞아 국가의 정치와 경제, 군사와 외교 등을 모두 관할한 당시 최고의 권력기구였습니다.

전문가들은 현재 북한의 국방위원회가 비변사와 비슷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서울에 있는 <북한전략센터>의 김광인 소장입니다.

김광인: 비변사도 우리가 외침을 많이 당했기 때문에 위기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만든 것이고, 지금의 국방위원회도 북한 스스로가 (현재를) 위기 상황으로 규정했기 때문에 국방위원회의 권한을 강화한 것 같습니다.

과거 국방위원회는 국가의 전반적 무력과 국방 건설 사업을 지도하는 기관으로 규정돼 있었지만, 지난 4월 개정한 헌법에서 “국가의 중요 정책”을 세우도록 그 역할을 확대했습니다.

특히 개정 헌법은 국방위원장을 북한의 “최고 영도자”로 규정하고 “국가의 전반 사업을 지도한다”고 명시했습니다. 개정 헌법은 또 국방위원장이 중요 조약을 비준•폐기하고, 사면권을 행사하며, 비상사태를 선포할 수도 있게 했습니다.

이처럼 국방위원회와 국방위원장은 현재 국방문제뿐 아니라 나라의 중요 사업을 모두 관할하고 있다는 점에서 임진왜란 당시 주요 국정과제를 토의•결정하던 비변사와 비슷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북한이 비변사와 관련한 문헌을 번역하기 시작한 시점도 눈여겨볼만 합니다. <조선신보>는 북한의 사회과학원 민족고전연구소가 ‘비변사등록’의 원문 2만7천쪽을 지난 1998년부터 번역하기 시작했으며, 모두 150권에 이르는 결과물을 오는 2011년에 출판할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1998년은 북한이 공식문헌을 통해 ‘선군’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한 시점입니다. 선군사상의 이론적 배경 중 하나로 비변사의 기능을 참고하려 한 게 아니냐는 추정이 가능한 대목입니다.

하지만 김광인 소장을 포함한 전문가들은 “유사점이 있다고 해서 지나치게 의미를 부여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합니다.

특히 북한은 조선왕조를 ‘봉건세력’이라며 비판하는 경향이 있는데다, 북한은 다양한 고문서를 꾸준히 번역해 왔기 때문입니다.

김광인: 보통 북한이 대작을 완성하거나 주요 건설을 준공할 때 특정 시점에 맞추는 경향이 있습니다.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고요.

‘비변사등록’의 정식 명칭은 비변사등록부의정부등록(備邊司謄錄附議政府謄錄)이며 필사본 273권이 한국의 서울대 규장각에 소장돼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