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장성택 행정부장 겸 국방위원
국정원, 국회에 보고
국가정보원은 "향후 북한 권력이 김정일의 3남인 김정운에게 승계되고 김정일 유고(有故) 상황이 발생할 경우, 현재 2인자로 통하는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 겸 국방위원 주도의 권력암투가 벌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최근 국회에 보고했다.
국정원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서 "현재로서 김정일 후계구도는 김정운으로의 3대(代) 세습이 확실시된다"면서 "하지만 김정운이 권력을 승계하더라도 김정일의 건강상태 및 북한체제의 정치·경제적 불안요인을 감안할 때 취약한 권력 구도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3대 세습 이후 권력 암투가 일어날 가능성에 대해 "김정일 사후(死後)에 장성택과 그의 추종 세력들이 권력찬탈을 시도할 때 후계자(김정운) 지지세력들과의 권력투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전망했다. 김정일의 매제이자 김정운의 고모부인 장성택은 현재 김정운으로의 권력승계 작업을 돕고 있으나 과거에는 김정일의 장남인 김정남을 그 후계자로 지지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다.
국정원은 "후계자의 입지가 공고화되지 못한 상황에서 김정일이 갑자기 사망한다면 '군·당(軍·黨) 집단지도체제'가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동시에 내놨다.
국정원은 장성택의 부인이자 김정일의 여동생인 김경희도 김정운의 '후견인'으로 지목했다. 국정원에 따르면, 김경희는 노동당 경공업부장으로 있던 2003년 9월 이후 공개활동을 중단했으며 그동안 우울증과 알코올중독증 치료를 받아 왔다. "김경희가 지난 6월 7일 '당(黨) 부장'이라는 직책으로 공개 활동을 재개하면서 김정운의 후견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게 국정원 설명이다.
국정원은 김정운이 후계자로 공식화하는 시점에 대해선 북한이 '강성대국 건설 진입'의 해로 설정한 2012년일 것으로 전망했다. "김정운의 정치 실무 경력이 일천하고 대내외 여건이 열악한 점을 감안할 때 공식화에는 일정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정원은 "김정일의 건강이 급격히 악화된다면 단기간 내 실현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