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 "하나회 청산 없었으면 DJ·盧 대통령 안 됐을 것"

 

▲ 김영삼 전 대통령 부산서 특강

김영삼 전 대통령은 20일 집권 당시 군내 최대 사조직이었던 '하나회'를 전격 척결한 데 대해 "하나회를 청산 안 했으면 김대중이나 노무현이가 대통령 안 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SBS 라디오 특별기획 '한국 현대사 증언'에 출연해 "내가 인기도가 굉장히 높았고, 김대중이하고 싸워서 4만표 모라자는 200만표 차이로 이겼다. 압도적 지지를 받았기 때문에 힘이 있었고 뭐든지 할 수 있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하나회 척결을 결단하게 된 배경에 대해 "척결하기 전에는 우리나라 민주주의가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그때는 '쿵' 소리만 나도 '누가 쿠데타 했구나'라고 생각할 때였다, 쿠데타가 최고의 죄악인데 나는 대통령이 되면 바로 (척결)하겠다고 생각했다"고 회고했다. 김 전 대통령은 "육군 참모총장, 1군·2군 사령관, 수도방위 사령관이 하나회 사람인데 전부 모가지를 쳐버렸다"며 "모가지를 치면서 동시에 비(非) 하나회 사람을 하나씩 진급시켜서 임명했다"고 술회했다.

김 전 대통령은 "전통적으로 중장 이상은 대통령이 별을 달아주는데, 국방부에서 갑자기 모가지를 잘라버릴 줄 모르고 별을 준비 안 해놓아서 별이 모자랐다"며 "국방부 국장들 별을 빌려달라고 해서 달아줬다"고 회상했다.

그는 하나회 척결 발표 당일 사전에 권영해 당시 국방부 장관과 회동한 데 대해 "그때 권 장관도 되게 놀랐다. 권 장관이 국방장관이니까 의견을 듣게 돼 있다"며 "의견을 듣는 형식을 취했지만 (하나회 척결은)내 생각이었다. 당선되기 전부터 생각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나회 척결 당시 쿠데타가 일어날 가능성은 없었느냐"는 질문에 "너무 내가 갑자기 (척결)해버렸기 때문에 이 사람들이 정신을 못 차렸다"며 "육참총장을 그날 임명하고 그날 다 부임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당시 외신들의 반응에 대해 "김영삼이가 문민 대통령이지만 군과 동거할 것이라고 톱으로 외국신문들이 썼다. 반론을 제기하지 않고 내가 속으로 '웃기지 마라, 내가 대통령하면서 그렇게 더럽게는 안 한다. 왜 동거를 하느냐'고 생각했었다"며 "그렇게 처리해버리니 세계가 또 한번 놀랐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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