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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성상납 행태 소설로 '스폰서 2.0' 본문
【서울=뉴시스】연예인 ‘스폰서’의 실상을 담은 소설이 나왔다. 온간 술수와 음모가 난무하고 돈과 섹스의 군무가 어지러운 연예계를 벌거벗긴다.
톱스타인 주인공 ‘진미나’를 내세워 연예산업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여의도를 파헤친다. 화려함 뒤에 숨은 연예계의 실체를 생생히 보여준다.
기자 출신인 저자가 2002년 펴낸 소설 ‘스폰서’의 개정판이다. 고 장자연(1980년생)과 비슷한 상황을 겪은 등장인물을 추가했다. 연예계 생활에 회의를 느끼고 자살하는 모델 ‘연방희’다.
연방희가 소속된 모델에이전시 대표는 사회 지도층 인사들에게 소속 모델들의 매춘을 알선한 혐의로 검찰의 내사를 받고 있다. 장자연의 전 소속사 대표 김모(41)씨가 권력층에게 성상납과 술접대를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점과 같은 맥락이다.
소설은 무명 연극배우 출신 ‘차은지’가 어떻게 주연으로 성장하는지를 자세히 그리고 있다. 스폰서인 ‘배주완’ 장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차은지는 방송사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배 장관을 주로 호텔에서 만난다. 드라마나 영화 출연을 조건으로 정사를 벌인다. 이후 또 다른 남자를 만나러 간다. 함께 드라마에 출연한 탤런트 ‘최성일’의 빌라로 가 데이트를 즐긴다.
작가는 연예계가 안고 있는 고질적인 병폐가 곪아 터진 것이 장자연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에는 스폰서라는 거대하고 음습한 습지가 있다. 그 습지에 빠지지 않고 피안에 도달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스폰서 문화는 연예계의 구조적인 메커니즘으로 자리잡은지 오래다. 독자들이 이 소설을 읽으며 그동안 피상적으로 접해온 우리 연예계의 실체에 접근하는 체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등장인물 모두 가공인물이지만 대부분 실존 인물을 모델로 했고 거의 논픽션 수준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갔다.”
저자는 연예영화신문 취재부장, 스포츠연예신문의 편집국장을 지냈다. 월간 ‘북라이프’의 대표다. 1994년 ‘한국 비디오 10년사’, 2002년 소설 ‘스폰서’을 냈다. 김동성 지음, 240쪽, 1만1000원, 휴먼드림
강경지기자 bright@newsis.com
"연예인 스폰서, 권력실세 등 다양해진 계층"
【서울=뉴시스】돈과 섹스로 어지러운 연예계 ‘스폰서’의 실상은 소설의 소재도 됐다.
기자 출신 김동성 대표(월간 북라이프)는 2002년 소설 ‘스폰서’를 냈다. 8년 동안 스포츠·연예 기자로 활동한 경험을 녹여 연예계의 벌거벗은 자화상을 담았다.
톱스타인 주인공 ‘진미나’를 내세워 얼룩진 연예계의 실상을 낱낱이 파헤쳤다. 4월 초 나오는 개정판에는 고 장자연(1980년생)과 비슷한 상황을 겪은 등장인물을 추가했다. 연예계 생활에 회의를 느끼고 자살하는 모델이다.
김씨는 “주인공인 진미나는 당시 실존한 톱스타 두세 명을 합성한 인물이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탤런트 차은지를 키워주는 장관 역시 실존 인물이다. 등장인물이 꽤 많은데 모두 실제 인물을 염두에 두고 써서 사실상 실명을 공개하지 않았을 뿐 논픽션과 다름없다”고 밝혔다.
과거의 스폰서 행태와 비교해 달라진 점은 스폰서의 직업군이 다양해졌다는 사실이다. 7년 전에는 돈 많은 남자들이 대부분이었다면 요즘은 권력자가 주류다.
“당시 스폰서 하면, 돈을 매개로 연예인의 뒤를 봐주고 거래하는 재력가였다. 지금은 국회의원, 고위 공무원, 언론사 대표 등 권력을 갖고 있는 파워맨들이다.”
연예기획사의 대형화 탓에 스폰서의 직업이 달라졌다. 연예기획사가 투자나 상장을 위해 몸집을 불리다보니 자연스럽게 나타난 현상이다.
“권력의 중심에 있는 사람들은 장자연처럼 한 연예인의 스폰서라기보다 연예기획사 대표의 스폰서라고 할 수 있다. 장자연의 전 소속사 대표 역시 기획사의 덩치를 키우고 투자를 받으려 하다 보니 힘 있는 사람들과 관계를 맺은 것이다. 소속사 배우를 동원하고 배우 역시 자신의 회사가 커야 자기도 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 접대하러 가는 것이 아닌가 한다.”
연예계 스폰서는 쉽게 근절되지 않을 것으로 봤다. 장자연 사건이 터진 현 시점이나 2002년이나 달라진 점은 별반 없다는 진단이다.
“장자연 사건은 연예계가 안고 있는 고질적인 병폐가 곪아 터진 한 케이스라고 생각한다. 스폰서 문화는 연예계의 구조적인 메커니즘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이 소설이 처음 나온 2002년에도 연예계는 PD사건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 바 있다. 그때도 역시 성상납과 스폰서의 어두운 그림자를 우리는 목도했다. 7년이 흐른 오늘, 우리는 또 다시 연예계의 나상(裸像)을 접하면서 할 말을 잃는다. 이러한 부패 고리는 공권력으로도 근절시킬 수 없는, 악순환처럼 되풀이되는 고질병이 돼버렸다는 말이다.”
음성적 스폰서 풍토가 뿌리내린 데는 방송사의 잘못도 있다고 짚었다. “방송사들이 탤런트들을 30,40명 뽑아놓고 책임을 지지 않으니 스폰서를 찾을 수밖에 없다. 아무리 신인이라도 얼굴이 알려진 탤런트인데 좋은 옷 입고 싶지 않겠나. 사람을 만나더라도 아무 데서나 만나긴 어렵고 호텔 커피숍에서 만나다다 보니 돈도 필요한 것이다.”
강경지기자 bright@newsis.com
서울=뉴시스】TV 화면에 등장하는 깎아지른 외모와 노래, 춤, 연기 등 저마다 개성 있는 캐릭터로 대중의 사랑을 받는 연예인의 모습을 보면서 출발한 꿈과 그러한 ‘끼’가 자신에게도 흐른다는 어렴풋한 믿음은 연예인 지망생이란 신분을 만들어낸다. 게다가 주변 사람들까지 연예계에 진출해도 손색없을 거란 권유에 자신감은 이제 신앙의 수준이 된다.
이르면 중·고등학교 때부터 연예계 진출을 삶의 목표로 삼고 주변의 인맥을 동원, 아는 기획사를 통하거나 직접 프로필과 데모 등을 기획사에 전달하며 구애의 손길을 보내는가 하면, 각종 UCC 사이트를 전전하며 자기 PR용 동영상들을 올리기도 한다. 또 체계적 교육을 받기 위해 예대나 아카데미에 진학하는 등 꿈을 구체화시키는 노력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하지만 거의 대다수 연예인 지망생들은 기획사들의 필터링 단계의 문턱을 넘어서지 못하고 일찌감치 새로운 꿈을 찾아간다. 그 중 극소수만이 기획사의 러브콜을 받게 된다. 그러나 그나마도 ‘재능’을 인정받았다기보다는 ‘가능성’을 인정받는 수준에서 시작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때부터 데뷔를 기약할 수 없는 하드 트레이닝이 시작되면서 기획사와의 애증관계가 시작된다.
화려함 이면에 감춰진 험난한 과정에 중도 포기하는 경우도 흔히 발생하지만 여전히 포화상태인 남은 예비 신인들의 생존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천신만고 끝에 데뷔를 이룬 후에도 본격적인 실전 경쟁으로 돌입하게 되는 것이다.
기획사와의 공동체 운명을 약속하는 전속 계약서는 신인에겐 섭섭함이 느껴질 정도로 기획사에게 유리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일반 소비재가 아닌 사람을 상품화하는 작업은 준비기간이나 ‘튜닝’의 강도를 미리 예측하기 어렵다. 때문에 기획사 입장에서는 신인에게 가능성 하나만을 믿고 막대한 ‘설비투자’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스타급으로 올라서지 못하면 막대한 손실을 보게 되는 구조다 보니 일면 이해가 가는 부분도 있다.
또한 연예인들의 주 활동무대인 매체들과의 돈독한 관계가 곧 시장 지배력으로 이어지는 기획사의 속성상 신인들에 대해 우월적 위치에, 매체에겐 열등적 위치에 있는 것이 현실일 것이다. 시장 규모가 크지 않은 우리나라의 특성상 극소수의 영향력 있는 매체들을 대상으로 수많은 기획사들이 자사 연예인들을 출연시키기 위한 경쟁이 과열된다. 특히 극히 일부이겠지만 성상납과 같은 편법적 행위들까지 일어나는 게 아닌가 싶다.
막대한 투자가 막대한 손실로 되돌아오는 상황까지 연출이 된다면 자금을 융통할 수 있는 제2의 루트가 필요할 텐데, 손실을 거듭하는 회사에 선뜻 투자하겠다는 투자자가 있을 리 없을 것이다. 회사의 존폐문제로 고통 받을 만큼 상황이 악화일로로 가게 되다 보면 최근 연일 기사로 떠오르는 ‘스폰서’와의 연계에 대한 유혹을 뿌리치기가 쉽지만은 않을지도 모를 일이다.
앞서 얘기했던 역학 관계에서 가장 사회적 약자의 레벨에 있는 신인 연예인은 이러한 비정상적 메커니즘 속에서 오랫동안 키워온 자신의 목표를 포기할 수 없다 보니 성상납과 같은 극단적인 도구적 희생을 감수해야 하는 현실을 맞게 된다. 최악의 경우 수치심에 목숨을 포기하는 치명적인 엔딩을 맞이하는 사태까지 이르게 되는 것이다.
고 장자연 사건과 같은 경우는 극히 일부에 국한된 얘기로(꼭 그렇게 믿고 싶다) 대중들이 연예계 전체에 대해 색안경을 쓰고 바라보지 않길 조심스럽게 바라며 한 가지 사실만은 짚고 넘어갔으면 한다.
현상만으로 보면 모든 잘못이 기획사의 몫으로 돌아간 셈이 돼버렸지만 근원적으로 연예계에 관련된 모든 이해관계자가 반성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단적인 예로 해외에선 계약서를 작성할 때 계약 주체들의 이름을 줄여서 약자로 표기한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갑’ ‘을’ ‘병’ ‘정’이란 서열식 단어로 표기한다.
풀이해 보면, 해외에선 계약을 ‘파트너십’으로 인식하는 데 반해 우리나라는 ‘권력의 순서’라는 암묵적 정서가 저변에 깔려 있다. 엄밀하게 따지면 연예인과 기획사와 매체는 서로가 가지지 못한 부분을 채워주는 공생 관계의 파트너이지 권력의 우위를 논할 대상은 아니다.
불필요한 권력의 서열화는 불필요한 접대문화와 지출을 통해 자금난을 겪게 하고, 감싸주어야 할 대상에게 부당한 강요를 하게 한다. 결국 언론에 이슈가 되면 공멸하는 악순환 구조를 만들 뿐이다. 장자연과 같은 희생이 또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연예계 전반적으로 공존의 의미에 대해서 심각하게 되짚어 봐야 할 시기다. 굳이 권력의 주체를 정의해야 한다면 그건 한 순간에 연예계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외면으로 바꿀 수 있는 힘을 가진 대중이 아닐까.
조현주 (프로듀서팀 ‘세개의 시선’ 멤버)
"당시 성(性)상납 수사때 엄청난 외압 있었다"
2002년 연예계 비리 수사 지휘한 김규헌 고검검사
2002년 검찰의 대대적 연예계 비리 수사가 외압에 이은 수사지휘관 교체로 중단됐으며, 이로 인해 성상납 등에 대한 수사도 물거품이 됐다는 당시 수사 검사의 주장이 나왔다.
특히 지난 3월 자살한 장자연씨의 전 소속사 대표인 김모(40)씨도 당시 수사 대상에 올라있었던 사실이 확인됐다. '장자연 자살 사건' 수사가 한 달 넘게 진척이 없는 시점에 나온 이 증언은 "사건 수사를 방해하는 배후세력이 있다"는 의혹에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당시 서울지검 강력부장으로 수사를 지휘했던 김규헌 (55) 서울고검 검사는 15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수사 내내 유무형의 외압이 엄청나게 많았으나 수사 강도를 줄이지 않자 갑자기 충북 충주지청장으로 발령이 났다"며 "이 때문에 성상납을 비롯한 추가 수사도 모두 중단됐다"고 말했다.
2002년 7월 10일 검찰은 주요 연예기획사 4곳을 전격 압수수색하며 연예계 비리 수사에 나서, 기획사 대표와 방송사 PD, 스포츠지 기자 등 20여명을 구속하고 30여명을 불구속 기소하는 등 강도 높은 수사를 벌였다. 그러나 수사 1개월 보름 만인 8월 24일 김 검사가 충주지청장으로 발령나면서 수사는 더 이상 확대되지 않고 종결됐다.
―어떤 유형의 외압이 있었나.
"검찰 상사나 고위 관료들이 전화를 했다. 에둘러서 말하는 형태로 압력이 전달됐다. '너무 수사를 확장하지 말라. 당신이 다칠까봐 걱정된다'는 식이었다."
―그런 전화를 한 사람들은 누구인가.
"법무부 밖의 고위직 관료들도 있었고 사업하는 후배도 그런 전화를 했다. 한 고위직 공무원은 내 사무실에 찾아와서 직접 말하기도 했다. 그는 나중에 장관까지 됐다."
―당시 성상납 수사는 어느 정도 진척됐나.
"처음부터 성상납을 수사 선상에 올리지는 않았다. 굉장히 내밀한 문제이고 수사도 무척 어렵다. 그러나 성상납 관련 제보가 잇따라 내사를 했고 정보도 꽤 모았다. 연예인들과 언니·동생 하는 강남의 와인바 여주인 2명을 불러 조사를 마쳤다. 통상 뇌물 수수 현장에 탤런트들이 동석했기 때문에 그들 20여명을 불러 조사하면서 수사를 병행했다."
―장자연 전 소속사 대표 김씨도 당시 수사 대상이었나.
"그렇다. 내사 단계였기 때문에 수배하거나 출국금지는 하지 않았다. 김씨에 대해서는 '나이와 경력에 비해 튄다'는 다른 관계자 진술이 있었다. 다른 기획사에서 연예인을 빼돌려서 베팅하고, '양아치'와 함께 다닌다는 얘기가 들어왔다. 수사가 들어가자 김씨는 홍콩으로 나가 돌아오지 않았다."
―당시 언론에는 김씨가 소속 여자 탤런트들을 정치권과 재벌 2세, 기업체 대표 등에게 성상납한 단서를 검찰이 포착했다고 보도됐는데.
"우리 내사 대상에 정치권 고위 인사와 정권 실세, 기업 대표 등이 있었던 것은 맞다. '재벌급 인사가 미인대회 출신 탤런트와 해외에 갔다', '국회의원이 여자 탤런트를 제주도에서 만났다' 식의 정보가 있었다. 몇몇 재계 인사는 성상납 받은 정황을 확보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씨의 혐의는 그렇게 구체적이지는 않았다."
―왜 수사가 흐지부지됐나.
"당시 수사는 강력부에 검사를 증원하려고 할 만큼 확대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내가 충주지청장으로 발령이 났다. 내 후임 강력부장은 연예계 비리 수사를 더 이상 진행하지 않았다."
―의도적인 인사발령이라고 생각하나.
"전쟁 중에 장수를 빼는 경우가 어디 있나. 인사 내용이 언론사로 전달될 때까지도 나는 발령 사실을 몰랐다. 윗사람이 전화해서 '이번에 어디 가는 것 같아'라고 말했는데, 그 사람은 수사 도중 내게 전화해서 '대충 마무리 지으라'고 했던 사람이다."
―당시 수사는 어떤 상황이었나.
"조폭자금이 대형 연예기획사로 흘러들어간 정황을 포착한 상태였다. 기획사와 방송계 간 뇌물 수수 수사는 마무리 단계였다. 성상납과 기획사 배후세력에 대한 정보도 꽤 수집돼 있었다. 수사를 시작하기 전 내사를 6개월가량 했다. 그 정도면 수사도 최소 6개월은 했어야 했다. 한 달 반 만에 수사를 끝낸다는 건 말도 안 됐다."
―그때 수사를 계속 했다면.
"섹스를 매개로 접대를 받고 대가를 챙겨준 것에 대한 수사가 지속됐다면 (장자연 사건과 같은) 이런 잘못된 향응 관행에 쐐기 역할을 하지 않았을까. 수사가 중단되는 바람에 그런 부조리를 완전히 뿌리뽑지 못했다."
[한현우 기자 hwhan@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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