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대통령의 루드비히 노벨상 수상

블라디미르 푸틴(Putin) 러시아 대통령이 '노벨상(Nobel Prize)'을 수상했다.

물론 스웨덴 출신 다이너마이트 발명가 알프레드 노벨(1833~1896년)의 유언에 따라 설립된 세계적 권위의 노벨상은 아니다. 그렇다고 가짜도 아니다. 러시아판(版) 노벨상이다. '루드비히 노벨상(Ludvig Nobel Prize)'이라는 정식 이름도 갖고 있다.

러시아 일간 가제타는 4일 "푸틴 대통령이 보리스 옐친(Yeltsin) 전(前) 대통령 시절의 혼란상을 극복하고 지난 8년간 러시아의 발전을 이끈 공로로 2008년 '루드비히 노벨상' 수상자로 결정됐다"고 보도했다.

루드비히 노벨상 선정위원회의 예브게니 로코슈코프(Lokoshkov) 위원장은 "푸틴 대통령이 2000년부터 재임하면서 맡은 바 소임을 다 했기 때문에 수상자로 선정된 것"이라며 "푸틴 대통령은 수상자로 선정됐다는 통보를 받은 뒤 무척 기뻐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푸틴의 뜻에 따라 시상식은 거행하지 않았다"고 로코슈코프 위원장은 덧붙였다.

루드비히 노벨(1831~1888년)은 알프레드 노벨의 둘째 형으로, 스웨덴 출신이지만 러시아로 귀화해 유전(油田)을 개발하고 송유관을 개발하는 등 석유산업의 대부(代父)로 불렸다. 러시아는 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1896년부터 루드비히 노벨상을 설립, 경제분야에서 뛰어난 능력을 보인 러시아인을 대상으로 시상했었다. 그러나 1917년 볼셰비키 혁명 후 폐지됐고 2005년에 러시아 기업인들이 부활시켰다. 수상에 따른 별도의 상금은 없으며, 러시아 내에서는 권위를 인정받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