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미국과 핵 협상 이미 중단 결심
2008.02.02
워싱턴-변창섭 pyonc@rfa.org
북한은 부시 행정부와의 핵협상을 이미 접은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내 주요 핵문제 전문가들이 분석했습니다.
클린턴 행정부 시절 국가안보회의 비확산 담당국장을 지낸 경력이 있는 세모어 박사는 북한은 1년 정도 남은 부시 행정부 임기중 신뢰할 만한 핵신고를 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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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 Capital RFA Photo by Doil Hwang
Gary Samore:“북한은 차기 미국 행정부가 들어설 때까지 기다리기로 한 것 같다. 경수로 등을 포함해 여러 가지 현안과 관련해 자기들이 요구하는 것을 부시 행정부가 들어줄 용의가 없는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때문에 북한은 부시 행정부와 협상해봐야 아무런 소용이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미국의 민간외교단체인 외교협회(CFR) 부회장으로 있는 세모어 박사는 그러나 북한이 설령 차기 미 행정부를 상대로 핵협상에 나서더라도 여전히 위험부담은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Samore:"북한이 차기 미 행정부와 북핵 과정을 진척시킬 수 있는 좋은 토대를 가꾸려면 부시 행정부를 상대로 타결하는 게 현명할 것이다. 실제로 공화당이 집권하면 현재의 지리한 북핵과정을 시간낭비로 판정할 수 있는 위험이 있다. 공화당의 유력한 대선 후보인 매케인 상원의원은 대북협상에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민주당이 집권하면 현 대북정책의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본다. 그러나 북한이 민주당 집권을 자신한다면 이는 위험스런 가정이다”
이라크 핵사찰단 일원으로 참가한 경력이 있는 올브라이트 소장도 북한이 미국의 대선 정국을 좀 더 지켜보며 다음 수순을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습니다.
David Albright: "북한은 우선은 미 전역 22개주가 동시에 예비선거를 치루는 2월5일의 ‘수퍼 화요일’ 결과를 지켜볼 것이다. 앞으로 미국 대선이 민주당 힐러리 후보와 공화당 매케인 후보가 겨루는 양자구도로 갈 경우 북한은 힐러리를 선호할 것이다. 북한은 힐러리 후보가 협상을 통한 북핵 해결에 더 헌신적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워싱턴에 소재한 과학국제안보센터((IISS)의 소장으로 있는 올브라이트씨는 그러나 만일 공화당 허커비후보처럼 외교 문외한인 후보의 집권 가능성이 높아지면 북한은 오히려 부시 행정부를 상대로 협상하는 게 더 유리할 것으로 판단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국무부 정책기획국장을 지낸 리스 박사는 부시 행정부와 협상하지 않으려는 북한의 태도로 인해 올해 북한 핵진전 가능성을 낮게 봤습니다.
Mitchell Reiss:" 올해 북핵 과정은 아주 더딜 것이다. 그렇다고 우려할 필요는 없다. 핵신고는 북한으로서도 아주 어려운 선택이다. 따라서 우리는 북한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조급한 나머지 지금과는 다른 식의 협상안을 제시한다면 북핵해결에 도움을 주지 못할 것이다. 인내심을 갖고 대화와 압박을 통해 북한을 대해야 한다”
보수적 연구기관인 헤리티지 재단의 타식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부시 행정부와 상대하던 차기 행정부와 상대하던 어짜피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기로 한 이상 별 의미는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Dr John Tkacik: "북한은 처음부터 핵을 가진채 협상에 임하려했다. 자신들의 선군정치에 따른 결과다. 선군정치 논리에 따르면 북한군은 가장 파괴적이고 선진적인 무기를 가져야 하며, 핵무기는 그런 점에서 선군정치를 완전하게 만들어주는 무기다. 북한이 핵을 포기한다는 것은 곧 선군정치를 포기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