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폴, 일본인 납치 북한 공작원 국제수배
2006.04.27
인터폴, 즉 국제형사경찰기구가 일본인들을 납치한 북한 공작원 두 명을 국제 수배자 명단에 올렸습니다. 이들은 지난 1980년 일본인 하라 다다아키를 납치한 혐의를 받고 있는데, 납치 주범인 신광수는 현재 북한에 살고 있습니다.
일본 경시청 공안부는 27일 일본인 납치범 신광수와 김길욱을 인터폴, 즉 국제형사경찰기구를 통해 국제 수배했다고 밝혔습니다. 일본경찰은 신광수와 김길욱에 대해 이번 주 체포영장을 이미 발부 받았습니다. 이어서 프랑스에 본부를 두고 있는 국제형사경찰기구가 일본의 요구를 받아들여 신광수와 김길욱을 국제 수배자 명단에 올렸다는 게 일본 경시청의 설명입니다.
북한 공작원 신광수는 지난 1980년 일본 오사카에 사는 ‘하라 다다아키’씨를 북한으로 납치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 혐의에 따르면 당시 신광수는 김길욱과 또다른 재일 조선인과 공모해 하라씨에게 접근했습니다. 하라씨는 무역회사에 취직시켜준다는 말을 믿고 신광수 일당을 따라 나섰다가 결국 북한으로 납치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신광수는 지난 1985년 남한에서 간첩혐의로 체포돼 사형판결을 받았으나 2000년 남북정상회담 합의에 따라 북한으로 인도됐습니다. 신 씨는 지무라 야스시 부부를 북한으로 납치하는데도 관여한 혐의로 지난 2월 국제수배됐습니다. 일본에서는 신 씨가 요코다 메구미를 납치하는데도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따라서 신 씨가 일본인 납치 사건의 중심에 서 있었던 것으로 보고 북한측에 신 씨를 넘겨 달라고 요구해 놓은 상태입니다.
하라씨를 납치하는데 보조역할을 했던 김길욱 역시 지난 1985년 남한에서 간첩혐의로 체포됐는데, 당시 하라씨를 납치한 혐의를 인정한 뒤 옥살이를 하다 풀려났습니다. 김 씨는 현재 남한 제주도에 살고 있으며 재혼해서 두 명의 자식까지 두고 있습니다.
하라씨는 지난 2002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를 만났을 때 북한이 납치했다고 시인한 일본인 열세 명 가운데 한 명입니다. 북한은 이들 가운데 다섯 명을 일본에 돌려보냈고 하라씨를 비롯한 나머지 여덟 명은 이미 숨졌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일본측은 이 여덟명 중에 몇몇은 아직도 북한에 살아 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으며, 철저한 조사를 위해 납치범들을 넘겨 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워싱턴-김연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