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당 문서, 북한 3대 세습체제 규정”
2006.04.20
3대에 이르는 북한의 세습체제를 결정한 노동당 내부문서가 일본 언론에 의해 알려졌습니다. 이 문서는 김정일의 차남인 김정철을 당 수뇌부로 추대하고, 그의 사진도 당조직에 걸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했습니다.
일본의 시사 주간지 주간현대는 지난 2월 ‘북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국 지시’라는 제목의 문서를 입수해 보도했습니다. 이 문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고영희 사이에서 태어난 김정철을 당 중앙위원회 책임부부장으로 추대한다며, 각급 당 조직들이 김정철을 따르기 위한 정치사상교양을 강화하라고 지시했습니다.
또 각급 당조직들이 모든 문건과 회의록에서 김정철을 ‘존경하는 부부장동지’로 호칭하며 그가 한 말을 원문 그대로 인용하고 한 치의 틀림도 없이 실천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이와 함께 김정철의 사진을 각급 당조직의 회의장소와 사무실에 걸고 당조직 밖에서는 내다걸지 말라는 지시도 내려졌습니다. 이같은 지시사항들은 도.시군당과 당조직 책임비서들이 책임지고 수행하도록 돼 있습니다. 작년 9월에 작성된 이 문건에는 ‘당내에 한함’이라는 표시가 있어, 북한 노동당이 김정철을 후계자로 떠받드는 작업을 비밀리에 진행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남한 통일부 장관을 지낸 바 있는 강인덕씨는 남한의 시사월간지 월간조선과의 회견에서 이 문서가 진짜 노동당 내부 문건이라면 김정철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공식 후계자로 확정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강 전 장관은 특히 김정철이 맡은 책임부부장 자리는 전에 없던 것이라며, 조직지도부장인 김정일 위원장의 뒤를 이어 후계자인 김정철에게 새 직책을 만들어준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김정철의 사진을 당조직에 걸라는 지시는 우상화가 시작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게 강 전 장관의 설명입니다. 아직 외부에는 걸지 말라고 했지만 이것 역시 시간문제라고 강 전 장관은 내다봤습니다. 강 전 장관은 그러나 김정철이 후계자로 지명된다면 김정일 위원장에게 불만에 많은 젊은 관료층에서 반발이 심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워싱턴-김연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