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관리 메뉴

Asia-Pacific Region Intelligence Center

희망일기 58--노래 한 곡 같이 들어요(김영환 의원드림) 본문

카테고리 없음

희망일기 58--노래 한 곡 같이 들어요(김영환 의원드림)

CIA Bear 허관(許灌) 2006. 4. 14. 01:39
2003년 6월 21일(토)
 

희망일기58-노래 한곡 같이 들어요.

참 오랜만에 들어보는 꽃다지의 노래죠?

제가 1984-5년경에 부천에 있는 新한일전기라는 짤순이(탈수기) 나오는
회사에 단순조립공으로 취업해 있었어요.
노동운동하려고 소위 위장취업했었는데 성취는 적었습니다.
매맞고 터지고 쫓겨났죠.

그때 한창 신혼 초였는데,
제게는 어렵지만 소중한 시기였습니다.

그 때 하루 일과를 "단순조립공의 하루"라는 제목으로
썼는데 누가 노래로 만들어 많이 알려졌죠.

그때의 열정이 지금은 갈무리되었지만  
지금도 추억으로 힘으로 남아있습니다.   

요즘 조흥은행문제로 무척 나라가 어수선합니다.
노동문제는 참 어려운 문제입니다.
하지만 어떻게든 해결돼야 합니다.

이 노래를 들으면서
"참 그런 어려운 시절도 있었지!"하는 마음으로
타협과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시구요....


스피커를 켜세요.
시 중 굵은 부분이 노래 가사로 쓰였습니다.



「단순 조립공의 하루」


 - 김해윤(김영환 필명) -


종종 걸음의 출근길 출근카드가
타임 리코더에 덜컥 찍히는 순간부터
우리는 아직 우리가 아니다
이름을 수위실에 맡겨 두고
예비종 울리면 작업장에 늘어서
조례를 선다
멸시천대 눈보라로 날리는 제조과
라인 옆에 줄지어 서서
“우리는 생산활동을 통하여 국가사회에 이바지한다
이를 위하여 규율과 예의를 바르게 하고
기업을 전진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참배를
사장님 계신 일본열도를 향하여 하고
“힘차게 일합시다”를 복창하고 나면
컨베이어는 끝없이 밀려와
늦잠으로 아침을 거른
빈 속을 훑어내린다

돌려 보고 박고 돌리고 두들기고
모터조립계 내압시험기 앞에서
자동 드라이버 쌔액쌕거리는 이 라인 저 라인
돈용이도 은숙이도
얼마 남지 않은 내 젊음도
혼자 계실 어머님 모습도
컨베이어 벨트에 실려
이제는 모두가 돌아가는 것뿐
대치근무 일요일의 약속은 어떡할 거냐

신나게 돌고 열나게 돌고
몇 달 전 꾼 돈은 어찌 갚을 거나
라인에 밀리고 생산량에 쫓겨
단순 조립공의 희망과 꿈은 점점 바스라드는데
욕쟁이 이 차장 눈빛에
하루의 기분은 비스 따라 도는데
불량을 알리는 버저소리에
깜짝깜짝 놀라는
나는 단순 조립공

오전 휴식 10분
휴지를 대동하고 화장실로 달려가면
이미 그곳은 만원사례
암표도 새치기도 할 수 없는
그곳에 발을 구르며
담배 한 대 꼬나물고
모닝똥 생산에 돌입해도
생산불량, 기동정지다
왜 이럴까 이 궁리 저 궁리 해보지만
결국 작업종이 울리고서야 돌아간다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이 생산의 즐거움

점심시간 40분
줄 서고 밥 먹고 담배 한 대 피우고 나면 작업종
인두에 납이 녹듯
하루가 녹신녹신 녹아 가는 오후
한 차례 휴식이 지나가면
하루해가 기운다
잔업이 남았는데
기운은 다 빠지고
날이면 날마다 생산부족을
강조하는 반장의 종례가 끝나면
비좁은 탈의실의 전투가 시작된다
바븐 오늘은 인파이팅으로
달겨들어 옷을 입는다

출출한 퇴근길 모여드는 통닭집
겨우 닭똥집에 소주 두어 잔
함께 내면 삼백 원
이곳에서 우리의 희망은 익어 간다
우리들만이 지금 이 땅에서 일어나는
이 기막힌 일들을 몸으로 쓸어 안고
가난에 지든 떨어진 목장갑으로
어루만지며 비로소
이 길고 잔혹한 기다림의 의미를
알아챈다
우리 모두가 무엇이 우리를 끝없이 돌게 하고
힘차게 힘차게 일할수록
점점 죽어 가게 하는가를
갖은 욕설, 일당 이천칠백이십원
어용노조 치하에서 고난을 받는 우리지만
보고 듣고 우리는
아무 것도 잊지 않는다
잠 속에 어둠 속에
아무 것도 묻지 않는다 

-리플달기 (소감을 적어주세요)
작성자 공개 비공개
내용
추천인
추천받는분
이메일
직장
지역
수신을 원하지 않으실 경우에는 수신거부를 클릭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