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Pacific Region Intelligence Center
[스크랩] 일본인 납치 피해자의 남편인 김철준(김영남)씨 가족기자회견 본문
일본인 납치 피해자의 남편인 김철준씨 가족 기자회견 [탈북자 통신 정세진] | |
04/12/2006 |
일본인 납치 피해자 요코다 메구미(77년 납북, 당시 13세)씨의 남편으로 알려진 김철준(본명: 김영준, 이하 김철준)의 한국내 가족이 12일 오전 10시 서울에서 납북자가족모임(대표 최성룡), 피랍탈북인권연대(사무총장 도희윤)의 주최로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김철준 씨는 1978년 전북 군산 선유도 해수욕장에서 납북된 한국인 김영남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날 기자회견이 있기까지는 4년여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납북자 단체들의 경과보고에 따르면 2002년 9월 일본 납치조사단 방북시 일본측은 북한으로부터 메구미 씨가 1986년 8월 김철준과 결혼, 93년 3월 우울증으로 자살했다고 통보 받은 일이 시발점이 됐습니다.
당시 일본 측은 메구미 씨의 딸 김혜경과 면담을 가졌고 그해 11월 제3차 북.일 납치관련 실무자 접촉에서는 김철준씨를 면담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김씨의 혈액형과 직업이 담긴 신상파일이 작성됐습니다. 한동안 묻혀 있던 이 사건은 2004년 9월 납북자가족모임 최성룡 대표가 중국에서 북한 관계자로부터 김철준이 한국인 납북자라는 내용을 전달 받게 되면서 다시 드러나게 됐습니다.
자체조사에 들어간 납북자가족모임과 피랍탈북인권연대는 김철준이 1977년부터 78년 사이에 한국에서 납북된 5명 중 한명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이 사실을 2005년 말 일본 언론을 통해 공개했습니다. 납북자가족모임 최성룡 대표는 2006년 1월 다섯 명의 납북자 가족들을 만나 DNA를 확보하고 같은 달 한국과 일본 정부에 공문을 보내 김철준와 김영남 씨의 일치 여부를 조사해 달라고 요청하기에 이릅니다. 최성룡 대표의 설명을 들어보겠습니다.
[최성룡] “우리 정부는 아무런 답변이 없고 일본에서 협상을 하자고 일본 협상팀이 저한테 연락을 해서 한국 모처에서 4번에 걸쳐서 저하고 일본 대표단하고 협상을 해서 2월 14일부터 다시 다섯 가족을 일본 정부팀하고 제가 DNA를 다섯명을 채취하새 2월17일날 일본이 본국으로 가져가서 DNA 결과가 어제 1시 54분에 저하고 약속한대로 그렇게 알려주셨습니다.”
일본 정부로부터 김철준 씨의 신원확인을 통보받은 누나 김영자 씨는 “28년 동안 생사를 몰랐던 동생의 소식을 들은 건 꿈 같은 일”이라면서 “볼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고 심경을 밝혔습니다. 김씨는 한국 정부에 동생의 조속한 송환을 위해 노력해 달라면서도 동생의 신변 안전 때문인지 북한 당국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습니다.
[김영자] “우선 저희가 여기 나온 것은 동생이 살아 있다는 결과에 의해서 나와 있고 정부한테 하고 싶은 이야기는 어떤 말이 있겠어요. 정말 보고 싶고 만나게 해달라는 얘기밖에 전 없고, 정말 북한에 대해서는 저희가 지금의 상황에서는 어떤 말을 할 수가 없어요.” 선유도에 가기 전 친구집에서 늦게 오는 동생을 마중 나간 본 것이 동생의 마지막 모습이었다는 김영자 씨는 북받쳐 오는 울음 때문에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김영자] “보고 싶다. 보고 싶다는 말 밖에는 제가 할 수 없는 것 같애요. 그 이상의 말은....” 어머니 최계월(82세) 씨는 “하루빨리 보고 싶다”는 말을 거듭 꺼냈습니다. 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해달라고 요청해자 “죽기 전에 보는 게 소원”이라며 “나올 수 있으면 빨리 나와라”고 당부합니다.
[최계월] “영남아, 빨리 북한에서 한국으로 나와서 아빠는 없지만 형들하고 누나랑 말이라도 하고... 보고 싶으다. 될 수 있으면 빨리 나올 수 있으면 나와라. 엄마는 진짜 가슴이 맺힌 사람이다.” 최계월 씨는 “아들이 학교 다닐 때 도시락에 계란후라이를 싸주면 ‘엄마 참 맛있다 또 싸주라’고 말했다”면서 “후라이 많이 해줄테니 빨리 와라. 그때는 계란이 귀했지만 지금은 얼마든지 살 수 있으니, 몇 판이고 삶아 달라고 해도 삶아 줄테니 빨리만 와라”고 호소했습니다. 최계월 씨는 손녀딸로 알려진 김혜경 씨도 보고 싶다면서 손녀딸이 딸과 닮았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최계월] “아들의 딸이라니까 지네 아버지도 볼 때 같이 봤으면 좋겠어. 예 우리 딸 똑 같애.” 한편 납북자 단체들은 이번 김철준 씨의 사건으로 북한 당국이 “납북자는 없고, 의거 월북자만 있다”고 주장한 것이 허위로 밝혀졌다면서 ▲납치 행위에 대한 북한 당국의 사죄와 납북자들의 조속한 송환 ▲한국 정부가 납북자 문제 해결에 총력전을 펼칠 것을 촉구했습니다.
[도희윤] “하나, 북한 김정일 정권은 어린 학생에 대한 납치테러 만행이 백일하에 드러난 만큼, 한국민과 가족 앞에 머리 숙여 사죄하고 김영남을 비롯한 모든 납북자를 하루빨리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라. 한국 정부는 납북자 문제의 완전 해결을 위하여, 21일로 예정된 남북장관급회담시 총력전을 펼쳐 국민과 가족들이 납득할 수 있는 성과를 가져오길 강력히 촉구한다.”
한편 납북자 단체들은 요코다 메구미 씨의 일본내 가족을 한국으로 초청하는 것을 추진중이다면서 “빠른 시일 내에 한국의 김영남씨 가족과 상봉이 이루어져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한 한.일간의 공고한 연대투쟁을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보내드린 탈북자 통신이었습니다. (미국의 소리)
'메구미 남편 김영남 사태' 우리 정부는 뭐하나
|
정부의 기본 입장은 “사실관계 재확인 후 납북자 문제 해결의 틀에서 이번 사안을 풀어간다”는 것이다. 외교부는 요코타 메구미와 김영남 사이의 딸인 김혜경(18)양의 혈액 샘플을 11일 주일 한국대사관을 통해 일본측으로부터 넘겨받았다. 김영남씨 가족 DNA와 이 자료를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등 공인기관에 넘겨 재검사에 착수하면 결과가 나오는 데 1~2주가 소요될 전망이다. 정부 당국자는 “일본측의 검사 결과를 믿지 못해서가 아니라 김영남씨가 우리 국민인 만큼 정부 차원의 공식 확인절차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조사에서 김씨의 납북사실이 재확인되면 ‘생사확인_상봉_송환’의 납북자 문제 해결 원칙을 따르게 된다. 정부는 우선 김씨와 남측 가족의 상봉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정부 입장에서 뾰족한 수가 있는 것은 아니다. 이종석 통일부장관은 취임 후 납북자 문제 해결을 최우선적으로 추진하겠다고 공언했지만 북한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 납치 문제를 시인하는 것은 자신들의 체제 정당성을 부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21일부터 평양에서 열리는 18차 남북 장관급 회담을 통해 정부는 북측을 최대한 설득할 방침이지만 단시일 내 해결될 사안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부 일각에서는 일본 행태에 불만을 표시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특히 발표시점이 고약했다. 일본 정부는 원래 사실상의 6자회담이었던 일본 도쿄(東京) 동북아협력대화(NEACD)가 끝나면 14일을 전후해 관련 내용을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었다.
그러나 북미 수석대표 회동이 무산되는 등 NEACD가 성과 없이 끝나가자 11일 도쿄에 머무르던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에게 관련 내용을 통보하는 등 재빨리 이슈화했다. 일본 정부가 국내 정치에 활용하기 위해 이미 공공연하게 거론됐던 김씨 납북 문제를 재론, 자신들의 이익만 챙긴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내 아들 김영남을 돌려 달라"
|
납북자 김영남씨의 가족이 12일 경기 파주시 통일동산 전망대에 올랐다. 28년 만에 아들의 생존을 확인한 어머니 최계월(82)씨는 북녘 땅을 향해 아들의 이름을 외쳤다. 두번 세번 거듭되던 아들의 이름은 점점 잦아들더니 이내 서러운 울음으로 변하고 말았다. 어머니 곁에서 함께 16세 까까머리 동생의 모습을 그리던 누나 김영자(48)씨도 결국 손수건을 꺼내 들고 얼굴을 파묻었다.
김씨는 11일 일본 정부의 유전자 검사 결과 발표를 통해 일본인 납북자 요코타 메구미(납북 당시 13)씨의 딸인 김혜경(18)양의 아버지인 것으로 밝혀졌다.
덕분에 실종 19년 만인 1997년 ‘납북됐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접하고도 이후 이를 확인할 길 없어 애태우던 김씨 가족에게도 새로운 희망이 움텄다. 김씨가 사실상 메구미씨의 남편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우리정부와 북한, 일본 간 협상을 통해 가족과 다시 만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기 때문이다.
어머니 최씨는 통일동산을 방문하기 앞서 서울 종로구 당주동 뉴라이트전국연합 강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아들이 북한에 살아있고, 자녀도 있다는 사실을 알았으니 이제는 보고싶은 마음 뿐”이라며 “하루 빨리 아들을 만나 함께 살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내내 김씨 가족과 동행한 피랍탈북인권연대와 납북자가족모임 측은 “어린 학생을 납치해 간 북한 정권은 한국민과 피해자 가족에게 사죄하고 납북자를 가족의 품으로 돌려 보내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20일 미국 워싱턴 국회의사당과 뉴욕 북한 대표부 건물 앞에서 일본의 메구미씨 가족과 함께 납북자 귀환을 요구하는 집회를 가질 예정이다.
정철환 기자 plomat@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