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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찰위성: 북한이 쏘니 한국도 쐈다...남북한 군사정찰위성 차이점은? 본문
정찰위성: 북한이 쏘니 한국도 쐈다...남북한 군사정찰위성 차이점은?
CIA Bear 허관(許灌) 2023. 12. 5. 05:28
최근 북한이 "만리경-1호의 우주궤도 진입이 성공했다"고 주장한 데 이어 한국도 2일 첫 번째 군사정찰위성을 성공적으로 발사하면서, 남북한의 위성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관심이 쏠린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달 28일 "일주일 전 발사한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에서 촬영한 미국 백악관과 국방부(펜타곤) 등의 사진을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보고했다"며 "버지니아주 노포크해군기지 등을 촬영한 자료에서 4척의 미 해군 핵항공모함과 1척의 영국 항공모함이 포착됐다"고 주장했다.
앞서 통신은 지난달 25일 "김정은 위원장이 이날 오전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 평양 종합관제소를 찾아 오전 9시 59분 40초부터 10시 2분 10초 사이에 정찰위성이 적측 지역의 진해, 부산, 울산, 포항, 대구, 강릉 등 중요 표적 지역들을 촬영한 사진들을 봤다"고 보도했다.
다만 북한은 군사정찰위성이 촬영했다는 위성 사진은 공개하지 않았다.
한국도 첫 정찰위성 발사
한국도 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정찰위성 1호기를 발사했다. 우주궤도에 안착한 정찰위성 1호기는 이날 오전 4시 37분쯤 해외 지상국과 처음으로 교신했다. 지상과의 교신은 팰컨9이 발사된 지 78분 만이다.
한국 국방부는 "해외 지상국과의 첫 교신을 통해 정찰위성 1호기가 궤도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며 "위성의 상태도 양호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1호기의 발사체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설립한 스페이스X의 '팰컨9'이다. 당초 이 위성 발사는 지난달 30일 예정이었지만 기상 악화 등으로 인해 2일로 연기됐다.
정찰위성 1호기는 앞으로 4∼6개월 동안의 운용시험평가를 거쳐 내년 상반기에 전력화될 예정이다.
한국군의 군사정찰위성 1호기는 전자광학(EO)과 적외선(IR)은 물론 고해상도 카메라를 탑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은 나아가 오는 2025년까지 800㎏급인 SAR(합성개구레이더) 위성 4기와 EO·IR 1기를 우주에 띄울 예정이다.
만리경 1호 수준은?
북한은 위성 발사 직후부터 송·수신 능력을 연일 대외에 과시하고 있지만, 대내 결속을 위해 감시·정찰 능력을 과장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국 국방부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북한이 군사정찰위성 만리경1호로 백악관과 펜타곤을 촬영했다는 주장에 대해 "인터넷에도 펜타곤과 백악관 이미지는 많이 있다"며 회의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한국의 신원식 국방부 장관도 최근 '특집 KBS1 라디오 저녁'에 출연해 "북한의 성공 보도는 과장됐고, 정상 궤도에 진입하더라도 정상적인 정찰 임무를 수행하려면 상당한 기간이 걸린다"고 강조했다.
신 장관은 북한이 정찰위성 발사 이튿날 괌 일대 사진을 촬영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위성 분야에 조금이라도 지식이 있다면 (발사) 첫날 그렇게 할 수 없다"며 "김정은이 굉장히 기쁜 나머지 좀 오버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번에 북한은 옛 소련제 RD-250 트윈엔진 2세트를 모방한 백두산 액체 엔진을 개발해 발사체(천리마-1형) 1단 로켓으로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2·3단 로켓은 러시아 엔진 등을 토대로 북한이 자체 제작한 신형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북한의 만리경-1호가 저궤도인 목표 궤도(500㎞ 고도 태양동기궤도)에 진입, 궤도에서 정상 작동할 경우 하루 서너 차례 한반도를 지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국 지역의 특정 목표물 상공을 하루 세 번 정도 관찰해서는 정찰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다만 북한 위성의 성능은 아직 부족한 수준이지만 북한이 여러 기의 위성을 궤도에 진입시킬 경우 '핵미사일의 눈' 역할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북한이 러시아 등으로부터 부품 조정 과정 등을 거쳐 위성 카메라 해상도를 향상한 뒤 내년 중 추가 정찰위성 발사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남북한 정찰위성의 차이점
한국과 북한이 비슷한 시기에 첫 정찰위성을 쏘아 올리지만 성능이나 활용 목적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북한의 정찰위성의 목적은 핵미사일 공격 목표를 정하기 위한 용도로 주로 사용되는 반면, 한국은 감시용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아산정책연구원의 양욱 국방 전문 연구위원은 "한국의 정찰위성은 북한의 핵 위협이나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북한의 핵 개발이나 핵무기 배치 등의 동향을 독자적으로 감시하고 정찰하기 위한 목적이라면, 북한 정찰위성의 목적은 조금 더 공격적인, 그러니까 핵 타격을 위한 표적을 선정하기 위해 자신이 스스로 확보한 정찰위성 영상을 바탕으로 타격 임무를 수행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2일 발사된 한국의 독자적인 군사정찰위성 1호기는 대북 킬체인(Kill Chain)의 '눈'에 해당하는 핵심 전력이다. 발사 후 성공적으로 궤도에 정착한다면 북한의 주요 핵 미사일 개발 관련 표적들을 감시할 임무를 담당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정찰위성의 성능에도 상당한 차이가 있다. 특히 위성의 핵심인 카메라의 성능은 한국 위성이 북한에 비해 크게 앞선다.
특히 한국의 정찰위성 1호기는 고도 400∼600㎞에서 지구를 도는 저궤도 위성이다. 전자광학(EO) 및 적외선(IR) 촬영 장비를 탑재하고 있다.
위성에 탑재된 카메라의 촬영 영상의 해상도는 지상 30㎝ 크기의 물체를 식별할 수 있는 수준이다. 3m 혹은 1미터 정도 급으로 알려진 북한 정찰위성에 비해 월등한 성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 국방부는 "해상도와 EO·IR 동시 운영 등을 고려하면 우리나라 정찰위성의 성능은 세계 5위 이내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그동안 독자 정찰위성이 없어 대북 영상 정보를 미국에 전적으로 의존해 왔다. 군 정찰위성 5기를 순차적으로 궤도에 올려놓으면 2시간마다 북한 전역의 미사일 기지와 핵실험장 등 주요 시설 관련 정보를 수집할 수 있게 된다.
북한 전역을 10~20분 간격으로 촘촘히 들여다보면서 핵·미사일 공격 징후를 사전에 탐지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위성 추가발사 가능성
북한이 지난 5월과 8월에 이어 세 번째 정찰위성 발사에 나선 직후 열띤 선전전에 나선 이유는 체제 및 세습 강화의 의도가 상당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찰위성 발사가 군사적 목적뿐 아니라 정치적 목적도 상당하다는 얘기다.
최근 북한 노동당 조직지도부가 군사 정찰위성 '만리경 1호'의 성공을 자축하기 위해 가진 기념강연회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딸 주애를 '조선의 샛별 여장군'이라고 칭하며 신격화한 것으로 알려진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김정은 위원장은 최근 3차 군사정찰위성 현지 발사를 참관하면서 "항공우주기술총국이 빠른 시간 내 수개의 정찰위성 추가 발사 계획을 당중앙위 제8기 제9차 전원회의에 제출할 것"이라고 했다. 북한이 러시아 기술 지원을 받아 해상도를 향상시킨 여러 개의 만리경 계열 정찰위성을 잇따라 쏘아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북한의 추가적인 정찰위성 발사에는 국제사회의 제재가 뒤따를 전망이다. 미국 정부는 현지시간 11월 30일 "한국과 일본, 호주 등 4개국이 조율을 거쳐 북한의 최근 정찰위성 발사 관련자들을 각각 제재한다"고 밝혔다.
정찰위성: 북한이 쏘니 한국도 쐈다...남북한 군사정찰위성 차이점은? - BBC News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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