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공동성명 “북러 무기거래 규탄”

왼쪽부터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대신, 박진 한국 외교부 장관의 모습.

앵커: 북한과 러시아 간 무기거래 정황이 지속적으로 포착되는 가운데 한미일 외교장관은 이날 공동성명을 발표하며 이를 강력 규탄했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과 미국, 일본 정부는 26일 북한과 러시아 간 무기거래를 규탄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습니다.

 

박진 한국 외교부장관,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대신은 이날 공동성명을 통해 “북한이 우크라이나 정부와 국민을 대상으로 사용될 군사장비와 군수물자를 러시아에 제공하는 것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일부 전달이 완료된 것으로 확인되는 무기 제공은 러시아의 침략 전쟁으로 인한 인명피해를 크게 증가시킬 것”이라며 “북한으로부터 군사장비를 조달하기 위한 러시아의 시도를 밝히기 위해 국제사회와 계속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우리는 우크라이나의 주권국가 지위를 지지하고 러시아의 침략 전쟁의 여파에 대응하기 위한 우크라이나의 노력을 지원하는데 있어 확고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미일 3국 외교장관은 북러 간 무기 이전은 “대량살상무기, 탄도미사일, 재래식 무기 프로그램과 연관된 특정 물품을 북한으로 이전하는 것, 관련 기술협력을 추진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다는 점을 강조한다”며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임에도 불구하고 기존에 찬성했던 대북제재를 무력화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이와 함께 "북한은 러시아 지원에 대한 대가로 자신의 군사 역량을 고도화하기 위한 군사 지원을 추구하고 있다"며 "우리는 러시아가 북한의 군사적 목표를 지원하기 위해 제공하는 모든 물자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3국 외교장관은 마지막으로 “우리는 북한으로부터 핵ㆍ탄도미사일 관련 기술 이전 가능성에 대해서도 깊이 우려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러한 북한으로의 기술 이전은 한반도와 전세계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것”이라며 “우리가 국력의 모든 요소를 동원해 점증하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위협에 적절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점을 다시 일깨워준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 외교부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한미일 외교장관의 공동성명은 지난해 5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이번이 네 번째입니다. 한미일 외교장관은 앞서 지난 7월 14일 북한의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 18형’의 발사를 규탄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한국 외교부 관계자는 “앞으로도 한미일 3국의 공동 관심사에 따라 얼마든지 이러한 성명을 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미일 외교장관들의 공동성명이 채택된 배경과 관련해 한국 외교부의 임수석 대변인은 이날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북한과 러시아가 군사협력을 계속 추진하고 있어 이 사안에 적극 대응해 나가겠다는 한미일의 단호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임 대변인은 미국 백악관이 현지시간으로 13일 북한에서 출발한 무기 컨테이너가 러시아 측 탄약 창고로 이동했다고 밝힌 점에 대해서는 "한미 양국 간 공조 아래 지속적으로 추적해 오고 있던 사안"이라고 밝혔습니다.

 

임수석 한국 외교부 대변인: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그간 러시아와 북한이 무기거래 등 군사협력을 계속 추진하고 있음에 따라서 한미일이 이 사안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또한 적극 대응해 나가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이번 외교장관 공동성명이 채택된 것입니다.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거래가 지속되는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미국 전쟁연구소(ISW)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러시아에 포탄만 30만~50만발 제공했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13일 정례기자설명회에서 “북한이 최근 몇 주 간 러시아에 1000개가 넘는 컨테이너 분량의 군사 장비와 탄약을 제공했다”며 관련 위성사진을 공개한 바 있습니다.

 

한편 한국 국가정보원은 이날 북한 해킹조직이 2천만명이 넘는 한국 국민이 사용 중인 전자상거래 앱(어플리케이션)을 교묘하게 변조해 유포하려는 정황을 최근 포착했다고 밝혔습니다. 국정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에 포착한 북한의 ‘전자상거래 변조 앱’은 아이콘, 기능이 정상 앱과 동일했고 크기마저 유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의 ‘전자상거래 변조 앱’을 통해 기기가 (바이러스 등에) 감염될 경우 “저장된 모든 개인정보가 탈취될 수 있다”고 경고하며 “공식 앱스토어가 아닌 출처가 불분명한 이메일이나 문자에 첨부된 링크를 통해 앱을 설치할 경우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국정원은 최근 이스라엘ㆍ하마스 분쟁에서도 친 하마스 해킹조직이 이스라엘 국민이 사용하는 ‘미사일 공습 경보 앱’을 변조, 유포하며 개인정보 탈취하려고 시도한 사실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국정원은 북한 해킹조직이 어떤 전자상거래 기업의 앱을 변조하려고 했는지 등을 묻는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업체명을 밝히긴 어렵다”고 답했고 “북한의 해킹활동 감시 중 인지하였으며 실제 피해가 발생하기 전에 탐지, 조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한도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