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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웅 산 수치 아들 BBC 인터뷰서 모친 석방 촉구 본문
지난 2021년 2월 군부가 일으킨 쿠데타로 축출당한 아웅 산 수치 전 미얀마 지도자의 막내아들이 군부에 모친의 석방을 촉구했다.
킴 아리스는 런던에서 진행된 BBC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어머니가 감옥에서 고통스럽게 계시는 걸 내버려 둘 수 없다”면서 국제 사회를 향해 더 적극적으로 도와달라고 촉구했다.
수치 전 국가 고문은 쿠데타로 문민정부가 물러난 후 여러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지금까지 총 33년형을 선고받은 상태다.
쿠데타 이후 미얀마는 내전의 소용돌이에 휩싸였으며, 이 과정에서 수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영국 국적자인 아리스는 군부가 어머니 혹은 어머니의 건강 상태에 대해 가족들에게 전혀 알려주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얀마 대사관과 영국 외무부, 국제적십자사에도 연락했으나 그 누구도 도와주지 못했다고 전했다.
BBC와의 이번 인터뷰가 사실상 언론과의 첫 인터뷰인 아리스는 “이 일이 있기 전엔 언론 앞에 너무 나서거나 관여하고 싶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아리스는 수치 고문이 지난 1989~2010년 거의 15년간 가택 연금됐을 당시에도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
“제가 정치계에 발을 담그지 않는 게 좋았습니다. 어머니는 제가 관여하는 걸 절대 원하지 않으셨어요. 그러나 이젠 어머니가 실제 (징역형을) 선고받았고, 군부는 이성적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원하는 말을 할 수 있는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노벨 평화상 수상자이기도 한 수치 전 고문은 전 세계의 유명한 민주주의 아이콘 중 한 명이었다. 거의 15년간의 가택연금을 마치고 지난 2010년 풀려났을 땐 미얀마를 넘어 전 세계가 함께 축하했다.
그러나 이후 수치 전 고문은 자신이 이끄는 정당이 집권 시기 로힝야족을 잔학하게 탄압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이후, 집단학살(제노사이드)을 옹호했다는 혐의로 국제사법재판소(ICJ) 법정에 출석하기까지 했다.
로힝야족은 미얀마의 무슬림 소수민족으로, 거의 100만 명에 가까운 로힝야족이 최근 몇 년간 미얀마를 떠나 이웃한 방글라데시에서 난민으로 살고 있다.
한편 아리스는 이러한 쿠데타 이전 상황에 대한 BBC의 질문엔 대답하지 않는 대신, 어머니가 현재 겪는 곤경에 더 초점을 맞추고자 했다.
쿠데타로 가택연금 당한 수치 전 고문은 지난해 수도 네피도 교도소 독방으로 옮겨졌다. 지난 2년간 수치 전 고문에 대해선 거의 알려진 바 없다. 병에 걸렸다는 소문도 있었으나, 군부는 이를 부인했다.
또한 아리스는 국제 사회에 미얀마 위기를 해결해달라고 촉구했다.
현재 미얀마에선 군부가 살상률이 높은 무기를 사용하고, 공습도 시작하면서 인명피해가 늘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제 사회가 반드시 “무언가 해야 한다”는 아리스는 “미얀마 군부에 대한 군사 물자 수출을 금지하거나, 심지어 군부에 맞서 싸우는 이들을 지원하는 등의 조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제사회의 제재와 국제적으로 고립된 상황에도 불구하고 미얀마 군부 당국은 무기 등을 만들기 위한 원료 수입을 멈추지 않고 있다.
한편 아리스는 국제 사회가 어머니의 석방을 위해 “로비를 더 강하게 해야 한다”고도 덧붙이는 한편, “같은 미얀마 국민 외에는 지지해주는 세력도 없이 이토록 어려운 시간을 견디고 있는 미얀마 국민들을 위한 적절한 지원 제공”을 약속해달라고도 촉구했다.
아리스와 형은 수치 전 고문이 병든 어머니를 돌보고자 영국에서 미얀마로 돌아온 1988년 이후부턴 대부분 어머니와 떨어져 지내야만 했다.
미얀마의 독립 영웅인 아웅산 장군의 딸로 고국에 돌아온 수치 전 고문은 군사독재에 반대하는 민주화 운동의 지도자로 부상해 ‘민족민주동맹(NLD)’을 공동 설립했으나, 1989년 가택연금 당하고 말았다.
아리스는 14살이었던 지난 1991년, 재입국이 거부될 것을 우려해 미얀마를 떠나지 못한 수치 전 고문을 대신해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수치 전 고문은 이후 1999년 남편이 암으로 사망하기 전에도 임종을 지키러 영국에 돌아가지 않았다.
그러던 2010년 마침내 수치 고문이 가택 연금에서 풀려나자 아리스는 어머니를 만날 수 있었다. 어머니와 헤어지기 전 양곤의 어느 시장에서 산 강아지 한마리를 선물로 줬다고 한다.
“그 강아지는 같은 우리 안에 있던 강아지 중 유일하게 깨어있었다”는 아리스는 “그래서 그 강아지를 택해 집으로 데려왔다”고 회상했다.
“그 이후로 그 강아지는 제 어머니의 매우 충직한 동반자가 됐습니다.”
수치 전 고문은 미얀마에서 지난 2015년 25년 만에 열린 자유 선거에서 NLD를 압승으로 이끌며 사실상 국가 지도자가 됐다. 국제 사회에서 명성은 떨어졌으나, 여전히 수치 전 고문은 미얀마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인물이다.
한편 강아지 타이치토는 지금도 여전히 살아있으며, 아리스는 어머니가 곧 타이치토와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
“군부는 결코 승리하지 못한다”는 아리스는 “이번 내전은 얼마나 더 오래 지속되느냐의 문제일 뿐”이라고 말했다.
“군정이 어머니와 문민 정부에 권력을 빨리 넘겨줄수록, 미얀마는 더 빨리 발전을 이룰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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