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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국왕 찰스 3세, 버킹엄궁 음력 설 행사에 탈북민 최초 초청 본문
영국 국왕 찰스 3세, 버킹엄궁 음력 설 행사에 탈북민 최초 초청
CIA bear 허관(許灌) 2023. 2. 5. 05:59
영국의 국왕 찰스 3세가 1일 버킹엄궁에서 개최한 음력 설 기념 행사에 처음으로 탈북민을 초대했습니다. 이 탈북민은 국왕이 주민들을 세뇌하는 북한의 현실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영국 주재 북한 공사를 지낸 한국의 국회의원은 북한에 큰 압박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국의 국왕 찰스 3세가 1일 저녁 런던의 버킹엄궁에서 개최한 음력 새해 기념행사에 탈북 여성을 초청했습니다.
이 행사에는 찰스 3세와 커밀라 왕비 내외를 비롯해 다수의 영국 왕족과 영국에서 활동하는 각계각층의 동아시아와 남아시아계 유명인들이 대거 초청됐습니다.
이 가운데는 영국에서 북한 인권 운동가로 활동하며 지방선거에도 출마했었던 탈북민 출신 박지현 씨도 포함됐습니다.
박 씨는 이날 행사 뒤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개인적으로 큰 영광”이라며 찰스 3세와 두 차례에 걸쳐 짧게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찰스 3세가 북한 주민들이 당하는 세뇌 등 현실에 대해 잘 알고 있어 놀랐다고 전했습니다.
[녹취: 박지현 씨] “찰스 3세를 만나서 제가 북한에서 왔다고 하니까 너무 놀라시는 거예요. 북한에서 어떻게 나왔나 하고. 북한 주민들은 현재 감옥 같은 국가에서 살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북한 정권이 주민들이 생각할 자유를 다 없앤다고 말씀드리니까 찰스 3세 왕이 대답하셨어요. 북한 주민들이 세뇌 교육을 받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요.”
박 씨는 영국뿐 아니라 14개국으로 이뤄진 영국 연방을 대표하는 국왕을 만난다는 것 때문에 많이 긴장했지만 “찰스 3세와 커밀라 왕비가 옆집 할아버지와 할머니처럼 친근하게 대해줘 편안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행사가 끝나기 전 찰스 3세 국왕이 다시 자신을 불러서 사진 촬영을 직접 제안해 놀랐다고 전했습니다.
[녹취: 박지현 씨] “마지막 가시면서 북한에서 왔는데 북한 주민을 처음 봤다고 하시면서 마지막으로 손을 잡아 주시고 또 사진도 찍어 주시고 가셨어요.”
영국 언론들도 이날 행사를 자세히 소개하며 찰스 3세 외에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외동딸과 막내아들인 앤 공주와 에드워드 왕자, 유명 모델인 알렉사 청, 수백 명의 아시아계 인사들이 이날 행사에 참석했다고 전했습니다.
영국의 보수당 소속으로 맨체스터 지역에서 구의원에 출마하기도 했었던 박지현 씨는 앞서 지난 15일에는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개최한 음력 새해 기념행사에도 초청돼 참석했었습니다.
영국 주재 북한 공사를 지낸 태영호 한국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은 1일 VOA에, 영국 국왕이 탈북민을 버킹엄궁에 초청했다는 것 자체가 북한 정권에 큰 부담이자 압박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태영호 의원] “대단히 껄끄러울 것입니다. 북한 체제에서 탈출한 사람이 영국에 와서 정계에 진출하겠다고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또 나라 원수가 초청한 행사에 초청돼 다른 유명인들과 동등한 대우를 받지, 이렇게 되면 북한에는 대단한 압력이죠.”
태 의원은 또 지난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서울을 방문했을 때 “윤석열 대통령이 개최한 50여 명의 소규모 만찬 행사에 자신과 지성호 의원 등 탈북민 의원 2명이 초청돼 직접 양 정상과 대화를 나눴다”며 “지도자들이 탈북민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것은 매우 환영할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박지현 씨는 이번 기회를 계기로 “북한의 변화를 위해 더욱 힘써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박지현 씨] “이런 분들이 북한에 대해 알고 계시고 북한에 관심을 가져주신다는 것만으로도 저희에게 큰 힘이 될 것 같아요. 앞으로 저희가 해야 할 일에 대해 더 다짐하는 계기가 될 것이고. 아마 북한 주민들에게도 기쁜 소식이 되지 않을까요? 영국 국왕이 북한 주민들을 알고, 주민들이 어떻게 박해받는지 알고 계신다는 것. 그래서 꼭 힘을 내시고. 언젠가는 다른 북한 주민도 여기 오셔서 국왕을 뵐 수 있지 않을까요? 이런 특권은 우리 모두가 누려야 할 보편적 인권인데 김정은 정권이 우리를 억누르고 있어서 그렇습니다. 그래서 힘을 내시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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