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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의 징집을 피하고자 숲속에서 자급자족하며 숨어 사는 러시아 남성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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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의 징집을 피하고자 숲속에서 자급자족하며 숨어 사는 러시아 남성

CIA bear 허관(許灌) 2023. 1. 25. 16:35

우크라이나 전쟁 동원령을 피하고자 아담 칼리닌은 4개월째 러시아의 황무지에서 살아가고 있다

지난 9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부분적인 전쟁 동원령을 발표하자, 아담 칼리닌(가명)은 일주일간 고민한 끝에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숲속으로 이주하는 것이라고 결정했다.

IT 전문가인 칼리닌은 이 전쟁이 시작됐을 때부터 전쟁에 반대해왔다. 그는 아파트 벽에 "전쟁 반대"라고 적힌 포스터를 붙였다는 이유로 벌금형을 받고 2주간 구금되기도 했다.

러시아가 지고 있는 듯한 전세를 뒤집기 위해 30만 명의 예비군 동원령을 내리자, 칼리닌은 우크라이나인들을 죽이기 위해 최전방으로 보내지는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동원령을 피해 러시아를 떠난 수십만 명의 다른 사람들과 달리, 그는 이 나라를 떠나고 싶진 않았다.

세 가지 이유가 그의 발목을 잡았다. 친구들, 재정적 제약, 그리고 익숙한 것들을 버려야 한다는 불안감이었다.

30대인 칼리닌은 BBC에 "(나라를) 떠나는 것은 심리적으로 안정을 느끼는 내 공간을 벗어난다는, 굉장히 어려운 일이었을 겁니다"고 말했다.

"이곳에 있는 것도 물론 편안하진 않지만 떠난다는 것은 심리적으로 굉장히 어려운 일이었죠."

결국 그는 아내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남들과는 다르게 숲속으로 향했다. 그는 4개월째 텐트에서 생활 중이다.

그는 나무에 묶은 안테나로 인터넷을 이용하고 태양광 발전을 한다. 영하 11도까지 떨어지는 낮은 온도를 견뎌냈고 그의 아내가 정기적으로 가져다주는 음식을 먹으며 살고 있다.

그는 징집을 피하기 위해 그가 생각해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급자족이었다고 말한다. 당국이 직접 소집통지서를 건네지 못한다면 그는 전쟁에 동원될 수 없다.

"만약 당국이 직접 제 손을 잡고 징병 사무소로 데려갈 수 없다면, 동원령이나 다른 위협에 대한 방어라는 것이 99% 확실하죠."

어떤 면에서 칼리닌은 평소와 같은 생활을 하고 있다. 그는 여전히 똑같은 일을 하고 있으며 하루 8시간 근무하고 있다. 겨울 동안은 햇빛이 부족해서 태양광 발전을 충분히 하지 못하기 때문에, 평일에 다 하지 못한 근무는 주말에 하고 있지만 말이다.

그의 동료 중 일부는 동원령이 내려진 후 이를 피하고자 러시아를 떠나 현재 카자흐스탄에 있다. 하지만 소나무에 묶여 있는 기다란 안테나를 통해 들어오는 인터넷은 동료들과 소통하기에 큰 문제가 없을 정도로 안정적이다.

그는 야외 활동을 즐기는 사람이기도 하다. 그의 아내와 함께 남부 러시아에서 자주 캠핑을 하며 휴가를 보내기도 했다.

그가 황야로 영구히 떠나고자 결심했을 때 이미 그는 필요한 장비의 대부분을 갖고 있었다.

칼리닌은 이 숲속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있어야 할지 모른다고 말한다

새해 들어 며칠간 칼리닌의 캠프를 방문한 아내는 그의 생존에 큰 역할을 한다.

아내는 3주에 한 번씩 서로를 잠깐 직접 볼 수 있는 장소로 물품을 가지고 온다. 그 후 그는 이 물품들을 안전한 장소로 옮겨 비축해 놓고 며칠에 한 번씩 방문한다. 임시로 만든 장작 난로를 이용해 요리한다.

"귀리, 메밀, 차, 커피, 설탕이 있어요. 물론 신선한 과일이나 채소는 없지만, 그렇게 나쁘지는 않아요."

칼리닌의 새 집은 얼음낚시에 사용하는 대형 텐트다.

그가 처음 숲에 도착했을 때 그는 두 개의 캠프를 5분 거리로 나눠 세웠다. 한 곳은 그가 일하는 곳으로 인터넷 사용이 가능하고, 다른 한 곳은 그가 잠을 자는 곳으로 조금 더 안전하게 지었다.

겨울이 다가오고 날씨가 추워지면서 그는 두 공간을 하나로 합쳐 한 장소에서 일과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최근 기온은 그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추운 영하 11도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점점 해가 다시 길어지고 눈이 녹기 시작하면서 그는 원래 있던 곳에 그대로 머무를 계획이다.

칼리닌은 아직 직접 소집통지서를 받지는 않았지만, 상황이 계속 변하고 있고 언젠가 소집통지서를 받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에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칼리닌과 같은 IT 직군은 공식적으론 징병에서 면제되지만, 러시아 내부에선 그런 면제들이 무시되고 있다는 수많은 보고가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9월 21일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군으로부터 하르키우 지역 내 수천 평방 킬로미터의 영토를 되찾은 기습 반격을 가한 직후 동원령을 발표했다.

푸틴 대통령은 서방으로부터 러시아를 방어하기 위해 동원령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많은 러시아인들이 이에 항의했고, 수십만 명의 사람들이 탈출하면서 러시아의 국경에서 혼란스러운 장면들이 펼쳐졌다.

이 동원령은 러시아에 깊은 영향을 미쳤다. 동원령 이전까지 많은 러시아인들은 전쟁 이전과 동일한 일상을 보낼 수 있었다. 물론 일부 서구 브랜드가 없어지고 제재로 금융거래가 어려워졌지만, 사회에 직접 미치는 영향은 대부분 제한적이었다.

동원령은 많은 러시아 가정의 문턱까지 전쟁을 몰고 갔다. 어느 날 아들, 아버지, 형제들이 갑작스러운 통고를 받고 빈약한 무기와 최소한의 훈련만 받은 채 전선에 투입됐다. 그전까지 전쟁이 멀게만 느껴졌다면 이젠 무시할 수 없는 일이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내에서 공개적인 시위는 드물다. 우크라이나와 서방 국가들은 이를 비난해왔다.

하지만 칼리닌은 사람들이 그들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에 대해 두려워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우리는 매우 강력한 전체주의 국가가 됐습니다. 지난 6개월 동안 새로운 법들이 놀라운 속도로 도입됐죠. 지금 누군가 전쟁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낸다면 국가가 바로 그들을 쫓을 거예요."

이 얼음낚시용 텐트는 칼리닌이 일하고 쉬는 장소다

칼리닌의 숲속 생활은 온라인에서 어느 정도 유명세를 탔다. 1만7000명의 사람들이 텔레그램에 올라오는 그의 일상 업데이트를 팔로우하고 있다. 그는 주변 환경의 영상과 사진을 게시하고 그의 일상과 캠프 모습을 공유한다. 장작 패는 장면이 주를 이룬다.

칼리닌은 이전의 일상이 아주 그립지는 않다고 말한다. 그는 아내가 보고 싶고 더 자주 볼 수 있기를 바라지만, 내성적인 사람이기 때문에 혼자 지내는 것을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쟁터나 교도소로 보내지는 것보다는 현재 상황을 선호하는 것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저는 많이 변했습니다. 제가 그리워했을 법한 것들이 배경으로 희미해지는 느낌이죠."

"전쟁 전에는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이젠 그렇게 느껴지지 않아요. 우리보다 훨씬 더 나쁜 상황에 처한 사람들이 많으니까요."

칼리닌은 해가 길어지면서 눈이 녹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푸틴의 징집을 피하고자 숲속에서 자급자족하며 숨어 사는 러시아 남성 - BBC News 코리아

 

푸틴의 징집을 피하고자 숲속에 숨어 사는 남성 - BBC News 코리아

우크라이나 전쟁에 반대해왔던 아담 칼리닌은 지난 9월 내려진 동원령을 피해 러시아의 황야에서 텐트를 치고 살고 있다.

www.bb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