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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시위를 주도하는 청년들 본문
지난 주말, 중국 청년 세대의 존재감이 느껴졌다. 많은 젊은이가 처음으로 공개적인 시위에 참여했다.
거리에 선 시위대는 3년 가까이 이어진 제로코로나 정책 폐지를 요구했다.
상하이 거리의 시위대는 처음에는 조용히 움직였다. 중국 서부 신장 지역의 아파트 화재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모인 이들이었다. 코로나 봉쇄 조치가 화재 현장 탈출을 어렵게 만들었다는 의견이 많았다.
경찰의 삼엄한 감시 아래서 애도를 보냈다. 항의의 표시로 백지를 들고, 꽃을 놓고, 침묵을 지켰다.
그러던 어느 순간, 몇몇 사람이 외치기 시작했다. "자유! 우리는 자유를 원한다! 봉쇄를 해제하라!"
밤이 깊어갈수록 군중은 점점 늘어났고 더 대담해졌다. 27일 오전 3시(현지시간), 시위대의 외침은 바뀌었다. "시진핑 물러나라! 시진핑 물러나라!"
20대 초반의 한 청년은 방에서 군중의 외침을 듣고 거리로 뛰쳐나갔다고 말했다.
그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온라인에서 분노하는 사람들은 많이 봤지만 거리에서 시위를 벌이는 경우는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역사적 사건을 기록하기 위해 카메라를 가지고 나왔다. "경찰, 학생, 노인, 외국인 등 다양한 사람들이 모였어요. 서로 의견은 달라도, 최소한 그 의견을 입 밖으로 말할 수 있었죠. 이번 집회는 의미가 큽니다. 제게 소중한 기억으로 남을 것 같아요."
군중 가장자리에 있던 한 젊은 여성은 흥분되면서도 아슬아슬한 순간이었다고 전했다. BBC 기자에게 "나는 중국에 살면서 이런 광경을 처음 본다"며 "안심이 된다. 우리는 마침내 함께 모여, 오랫동안 참아왔던 말을 꺼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제로코로나 정책이 인생 최고의 시기를 빼앗았다고 말했다. 젊은 세대는 수입과 생계, 교육과 여행의 기회를 잃었다. 봉쇄 조치로 인해 때때로 몇 달 동안 가족과 헤어져 갇혀있기도 했고, 인생 계획이 미뤄지거나 취소되기도 했다.
그들은 지옥 같은 상황에서 "화가 났고, 슬프고, 무력했다"고 전한다.
그 주말, 중국 주요 도시 여러 곳에서 비슷한 외침이 울려퍼졌다. 베이징의 명문 칭화대에도 온라인에서 시위를 보고 감명받은 학생들이 모였다.
현재 화제가 된 한 영상에서는 어떤 소녀가 확성기에 대고 두려움에 떨며 빠르게 말을 이어갔다. 가끔은 목소리가 갈라졌고,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러나 함께한 군중이 응원을 보냈다. "겁먹지 마! 계속해!" 라고 외쳤다.
그는 쉰 목소리로 "우리가 신용점수 하락이 무서워서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면, 국민들은 우리에게 실망할 것"이라며 "청화대 학생으로서 영원히 후회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영리함과 순진함
기성세대는 수십 년 만에 처음 등장한 정치 시위를 보며 1989년 천안문 광장에서 학생들의 주도로 더 자유로운 중국을 외쳤던 시위를 떠올렸다.
그러나 일부는 피비린내를 풍기며 진압됐던 시위의 결말을 모르기 때문에 젊은 세대의 순진한 열정이 가능한 것이라고 말한다.
'휴먼라이츠워치'의 중국 연구원 야치우 왕은 "청년 특유의 이상주의가 고통의 기억을 모르는 용기와 맞물리면서, 젊은 세대가 거리로 나가 권리를 요구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관점은 시위대를 과소평가한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호주국립대학 소속 정치학자 웬티 성은 청년들의 젊음은 그들이 중국 시스템과 그 규칙에 얼마나 잘 적응 중인지를 헷갈리게 만든다고 말한다.
웬티 성은 청년들의 "영리한 전술"에 감탄했다. 지금 거리로 나온 젊은 시위대는 "중국에서 최고의 교육을 받은 세대"라며 "청년들은 넘으면 안 되는는 선이 어디까지인지를 잘 알고 있다. 그 선을 깨뜨리지 않고 최대한 확장시키려 노력하는 중"이라고 설명한다.
상하이의 시위대는 시 주석의 퇴진을 외쳤지만 다른 대부분의 집회에서는 너무 정치적으로 비칠 수 있는 메시지를 접어뒀다.
혐의를 씌울 만한 내용이 전혀 없는 빈 종이가 시위대의 상징이 됐다. 경찰이 제로코로나 폐지 구호를 멈추라고 했을 때, 시위대는 검사와 제한 조치를 늘리라는 구호를 외쳐 반어적으로 대응했다.
웬티 성은 "중국 정부가 꼬투리 잡을 부분을 최소화하기 위해 청년들이 얼마나 신중히 노력하는지 보라"고 말한다.
또한 시위대는 메시지를 흔들려는 시도에 경계했다.
베이징에서 한 남성이 "외세의 영향"을 경고했을 때, 주변에서는 "외세의 영향이라니, 마르크스나 엥겔스 말인가? 스탈린인가? 레닌인가?"라며 조롱했다. 중국공산당은 마르크스주의를 지도이념으로 삼기 때문이다.
베이징 군중은 "신장에서 불을 지른 것이 외세였나? 구이저우에서 버스를 전복시킨 것이 외세였나?"라고 외쳤다.
한 남성이 "오늘 밤 모두를 이곳에 모이게 한 것은 외세였나?"라고 군중에게 외치자. "아니다!"라는 외침이 돌아왔다.
'자유주의적 민족주의자'
코로나 대유행 이전에는 중국의 젊은 세대가 대부분 미래 전망에 만족했다. 코로나로 모든 상황이 바뀌었다. 제한이 늘어나고 경제는 둔화됐다.
상하이에서 카메라를 든 청년은 "세계를 여행할 수도 없고 가족을 볼 수도 없다"고 말했다. 또한 중국 남부 도시 광저우에 계신 어머니가 암에 걸려서 걱정된다고 털어놓았다. 시 당국은 30일 대부분의 지역에서 코로나19 제한 조치를 해제했다.
청년은 "어머니가 너무 보고 싶다. 오랫동안 못 봤다. 얼굴을 만지지도, 저녁 식사를 함께하지도 못했다"며, "이 봉쇄 조치가 최대한 빨리 해제되길 바란다" 고 말했다.
그날 늦게 해당 남성이 경찰에 구금됐다는 사실이 BBC에 전해졌다.
BBC와 인터뷰한 이들이나 온라인 영상에 담긴 많은 사람들은 조국의 발전을 원한다고 말했다.
군중은 시위에서 중국 국가를 계속 불렀다. 특히 사람들에게 "일어서라! 일어나! 일어서라!"고 호소하는 후렴을 제창했고 조국을 지키려 했다.
웬티 성은 중국의 부상을 배경으로 성장한 젊은 세대의 맹렬한 애국심을 진정한 차별점으로 꼽았다.
웬티 성은 젊은 세대 다수가 "자유주의적 민족주의자"라며, 시스템을 철저히 따르면서도 시스템이 실패할 때는 책임을 묻는다고 설명했다.
또한, "친정부 정서가 반체제 정서로 빠르게 바뀔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아직은 시위의 합법성과 적법성을 증명하려는 집단적 의지가 여전하다.
칭화대 영상에서 한 연사는 시위가 문제아들의 말썽으로 치부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이에 군중은 "여기에 범법자는 없다! 여기 범법자는 없어!"라고 답했다.
그런 다음 걱정스러운 남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우리가 현 상황에 대한 통제력을 잃으면 우리는 정말 패배할 겁니다."
" 처음 겪는 상황이지만... 우리는 차근차근 성공시킬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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