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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사고는 어떻게 일어났나 본문

Guide Ear&Bird's Eye/영국 BBC

이태원 사고는 어떻게 일어났나

CIA Bear 허관(許灌) 2022. 11. 1. 08:36

사건이 발생한 이태원 골목 인근에서 한 시민이 조의를 표하고 있다

핼러윈을 이틀 앞둔 지난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 많은 인파가 몰리며 150여 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BBC는 사건 경위를 살펴봤다.

당일(29일) 초저녁부터 용산 이태원 지역엔 수천 명이 몰렸다. 주로 청년들이었다. 이태원은 미로 같은 골목마다 술집과 식당으로 가득 찬 파티의 중심 지역이다.

핼러윈을 기념해 이날 이태원에만 10만 명이 몰렸다고 전해진다. 지난 2년간 유지됐던 코로나19 관련 방역 조치가 해제되면서 시민들은 기대감에 부풀었다.

인도 출신으로 한국에서 IT관련 일을 하고 있는 누히일 아흐메드(32)도 이날 사고 현장에 있었다.

아흐메드는 이태원 근처 주민으로 지난 5년간 언제나 이 근처에서 핼로윈 기념 파티를 즐겼다고 했다.

작년에도 이태원에선 핼로윈데이 기념행사가 열렸지만, 경찰 인력이 투입돼 인파가 지나치게 몰리지 못하게 잘 통제했다고 한다. 그러나 올해는 매우 달랐다는 게 아흐메드의 설명이다.

아흐메드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미친 상황"이라고 회상했다.

"오후 5시부터 벌써 거리에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그래서 '(5시밖에 안 됐는데) 7시나 8시가 되면 어떨지'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이 무렵 SNS에는 길거리에 사람이 너무 많아 안전하지 않다는 게시물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저녁 시간 이태원에 방문했던 아흐메드와 친구들도 참사가 발생한 좁은 골목 근처를 서성이고 있었다. 해당 골목은 중심가에서 벗어난 좁고 경사진 골목길이다.

"늘 이 골목에 가곤 했다"는 아흐메드는 "이유는 모르지만 그 근처에 좋은 술집도 많고 핼러윈 분장을 한 사람도 늘 몰린다"고 설명했다.

시간이 지나자 뭔가 잘못됐다는 게 분명해졌다. 놀란 아흐메드는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엄청난 인파에 휘말려 있었다고 했다.

아흐메드는 "사람들이 뒤에서 밀치기 시작했다. 마치 파도 같았다. 할 수 있는 게 없었다"면서 "가만히 서 있으려 해도 앞에서, 뒤에서 누군가 밀치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아흐메드는 결국 바닥에 넘어졌지만, 골목길 옆으로 난 계단을 따라 인파 속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상황이 더욱 끔찍해진 건 밤 10시 20분 무렵이었다. 경사면에 있던 많은 시민이 넘어지면서 대규모 충돌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그러나 좁은 길 양쪽 끝에서 계속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그 누구도 빠져나올 수 없었다.

아흐메드는 "사람들이 질식하고 있었다. 소리를 지르며…눌리고 있었다 (그러더니) 넘어지고 … 사람이 너무 많았다"고 말했다.

"계단에 서서 이 모든 걸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마지막 숨을 쉬는 것을 … 그저 질식하는 사람들을 바라볼 뿐 할 수 있는 게 없었습니다."

한편 이날 스페인 출신의 아나(24)와 독일 출신 멜리사(19)도 함께 현장에 있었다. 아나와 멜리사는 술집에서 시간을 보내다 밤 11시쯤 길을 나서려고 했다.

그러나 이들의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구급차가 골목에 진입하고 경찰이 시신과 부상자를 위해 길을 비켜달라고 외치는 모습이었다.

아나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인파가 너무 몰렸다. 심폐소생술(CPR)을 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했다. 그래서 너도나도 뛰어들어 돕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심폐소생술을 아는 친구 2명이 나섰지만, 이들이 도우려고 했던 이들은 결국 모두 숨을 거뒀다고 한다.

아나 또한 지시사항을 들으며 돕고자 나섰다.

"머리를 어떻게 잡고, 어떻게 입을 벌려야 하는지 등을 알려줬습니다. 도우려고 했는데 모두 사망했습니다. 심폐소생술을 하려고 데려온 사람들은 대부분 이미 죽은 상태였어요. 대부분 이미 숨을 쉬지 않고 있어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는 아나는 "그게 너무 트라우마"라고 말했다.

현장 상황을 담은 영상을 살펴보면 수십 명이 길가에 줄지어 누워있는 사람들을 붙들고 심폐소생술을 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현장에 있던 BBC 기자는 수없이 많은 구급차가 몰려왔으며, 여전히 사람도 많았고 여기저기 파란 천에 덮인 시신도 많았다고 증언했다. 구급차는 인파를 헤치고 빠져나가기 위해 애쓰고 있었다.

빠르게 진행되는 참사가 그렇듯 당시 상황에 대한 뉴스는 단편적으로 전해지고 있다.

최초 보도에 따르면 심정지 환자는 약 50여 명이었으나, 곧 길거리에 시신 운반용 가방이 늘어져 있는 사진이 공개되기 시작했다. 사건의 규모가 심상치 않음이 분명해지는 순간이었다. 심정지는 압사 사고의 흔한 사망원인이다.

다음 날 새벽 2시 30분 공식적인 사망자 수가 처음으로 공개됐다. 당국은 59명이 사망하고 150여 명이 부상당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1시간 뒤 사망자 수는 120명, 부상자는 100명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밤이 깊어갈수록 사망자 수는 계속 늘어나 150명을 넘겼다.

한편 아흐메드는 압사 사건이 발생한 지 몇 시간이 지난 후에도 이 지역에선 여전히 몇몇 사람들이 파티를 벌이고 있었으며, 일부 술집과 클럽에서도 음악을 틀어놓고 있었다고 말했다.

시민들과 지역 상점들이 주변에서 일어난 참사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었는지는 확실치 않다.

참사 발생 몇 시간 뒤인 30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은 긴급회의를 열고 사고 원인을 조사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사고 수습이 일단락될 때까지 국가 애도 기간으로 정하겠다고 발표했다.

윤 대통령은 "마음이 무겁고 슬픔을 가누기 어렵다"면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대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한편 늘 일요일을 맞아 활발하게 돌아가던 이태원이지만, 30일엔 문을 닫은 상점, 식당, 카페들이 많았다. 중심가도 봉쇄된 상태였다.

BBC가 만난 어느 지역 주민은 길거리의 시신 운반용 가방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어떻게 이러한 비극이 일어나게 됐는지 파악해가는 과정에서 안전 기준과 군중 관리 및 통제 조치에 관심이 자연스레 쏠릴 전망이다.

시민들은 이러한 비극을 막기 위해 할 수 있었던 건 없었는지 묻고 있다

이태원 사고는 어떻게 일어났나 - BBC News 코리아

 

이태원 사고는 어떻게 일어났나 - BBC News 코리아

'사람들이 뒤에서 밀치기 시작했다. 마치 파도 같았다.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www.bb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