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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해 주변국/우크라이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전환점 맞았나?

CIA bear 허관(許灌) 2022. 9. 18. 10:33

북동부 하르키우주에서 우크라이나군이 대규모 영토를 탈환하며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러나 이를 이번 전쟁의 전환점으로 볼 수 있을지 살펴본다.

올해 2월 발발한 이번 전쟁은 전개 양상에 따라 2단계로 나눌 수 있다. 먼저 러시아군이 수도 키이우나 하르키우와 같은 우크라이나 내 주요 도시뿐만 아니라 남부 영토도 장악하려 했던 시기를 첫 번째 단계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이후 러시아군이 수도 키이우에선 철수하고 도네츠크와 루간스크에서 중화기를 퍼부으며 더디게 진격하던 시점을 두 번째 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제 3단계로 접어들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지난 몇 달간은 러시아가 공격하고 우크라이나가 이에 대응하는 식이었다.

그러나 현재 우크라이나 군이 행동하고 러시아군이 대응하고 있다. 지난달 말 우크라이나는 남부 헤르손과 하르키우에서 공세를 펼쳤고, 러시아군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애썼다.

양 국가 간 공격 역학이 뒤집힌 것일까. 대세가 어느 정도 반전됐다고 볼 수 있는지에 대해선 군사 전문가들 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스라엘 출신 분석가 데이비드 젠델만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헤르손 인근에서 전투가 격화된 8월 말부터 우크라이나군이 주도권을 쥐게 됐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영국의 외교·안보 분야 싱크탱크인 '채텀 하우스'의 마티외 불레그 러시아 및 유라시아 수석 연구원은 훨씬 더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불레그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가 공세 혹은 반격을 통해 전략적 주도권을 잡았다거나, 전쟁 양상이 부진해질 것이라거나, 심지어 잠시 멈출 것이라고 단언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가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러시아 측의 맞대응은 어느 정도인지 평가할만한 충분한 자료를 수집하는 데도 몇 주가 걸린다"는 것이다.

기습 공격이었나?

하르키우주에서 벌어진 우크라이나의 반격에 대해선 아직 많은 의문점이 남아있는 가운데 특히 우크라이나가 어떻게 작전을 은밀히 수행할 수 있었는지가 중요하다.

반격 계획 수립에는 몇 주가 걸릴 뿐만 아니라 많은 인원이 참여하기에 보안을 유지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러시아 정보기관이 우크라이나의 반격 계획을 알아채지 못했을 것 같진 않지만, 적어도 러시아군은 기습당한 모양새다.

젠델만은 "지난달 말부터 하르키우 남쪽의 발라클레야 지역에 군대가 증강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보도된 바 있다"면서 "러시아 정보부가 이러한 정보를 잘못 해석한 것인지, 아니면 러시아 군지휘관들이 우유부단해 결단을 내리지 못한 것인진 의문이다. 우리가 현재 아는 건 이 지역 러시아군이 준비가 돼 있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불레그는 우크라이나 측이 헤르손에서의 전투를 교묘히 이용해 러시아가 계속 남부 지역에 집중하도록 유도했다고 분석했다. 그리고 러시아는 하르키우에서 우크라이나의 반격을 막아낼 만한 군사적 수단이 없었기에 공격 계획을 숨기지 않아도 됐다는 것이다.

불레그는 "러시아의 첩보가 실패한 게 아니"라면서 "러시아는 전선 3곳을 동시에 유지할만한 병력 등이 충분하지 않았던 것일 뿐이다. (동부) 돈바스, (북동부) 하르키우, 남부 전선 모두에서 전투를 벌일 수 없다.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화기를 옮기는 우크라이나 포병들

실제로 러시아는 오랫동안 전투 인력 부족으로 골머리를 앓아왔으며, 이에 심지어 교도소에서 병사를 모집하는 등 인원수를 채우기 위해 노력해왔다.

한편 젠델만은 전선이 얼마나 취약한지 강조했다. "일부 지역에선 전선을 지키고 있는 소수의 병력만 있을 뿐 후방의 지원 병력도 없다. 그래서 해당 전선만 돌파하면 거의 어떠한 저항도 받지 않고 20여km를 전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군은 취약점을 찾아내 병력을 집중했으며 밀고 나간 것입니다."

이렇듯 우크라이나가 한번 밀고 나가기 시작하자 러시아군의 대응은 재빠르지 못했다.

젠델만은 러시아군의 지휘 체계와 병력의 반응이 느려졌다고 설명했다.

해외 지원

이러한 대규모 작전을 위해선 복잡한 운송 체계가 뒷받침돼야 한다.

탄약, 연료, 군용 식량뿐만 아니라 야전 병원이나 정비소 등의 시설도 옮겨야 하기 때문이다. 이 모든 과정이 원활하게 흘러갈 수 있도록 보급망이 잘 구축돼있어야 한다.

아울러 작전 자체와 전투 부대의 배치 방식 또한 신중히 계획해야 한다.

그리고 우크라이나의 경우 이러한 보급망이 해외 지원 군사 물품과 조화를 이뤄야만 한다.

우크라이나는 해외에서 군사적 지원을 받고 있었으며, 이는 우크라이나의 전략에 막대한 영향력을 끼쳤다.

미국의 '고속 기동 포병 로켓 시스템(HIMARS)'와 '유도형 다연장로켓포(GLMRS)'가 공급되면서 우크라이나는 전선 뒤 러시아군의 무기창에 발포하기 시작했으며, 우크라이나 공군은 '고속 대레이더 미사일(HARM)'을 손에 넣으면서 러시아군의 레이더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달부터 보급 물품에 공격 장비가 포함되기 시작하면서 우크라이나는 동맹국들과 함께 이번 공격 계획 수립에 들어갔다.

지난 13일 뉴욕타임스는 우크라이나군이 이지움을 탈환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했는지에 대해 보도한 바 있다.

해당 기사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군사령관들은 영국의 군 관리와 자주 논의했으며 키이우에선 미국 국방무관이 우크라이나 최고위급 군 장교들과 매일 만났다고 한다.

미 국방부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처음엔 공격이 실패로 끝날 것이라는 결과가 예상됐다.

그러나 사령부에선 전쟁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몇 번 더 시행해보면서 최종적으로 여러 목표물을 확인할 수 있었다.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사령부에선 미국 측 정보를 분석하던 중 헤르손과 하르키우 두 곳을 나눠 공격하자는 제안이 나왔다고 한다.

우크라이나군의 다음 행보는?

이지움 주변 전선에서 전투 준비중인 우크라이나군

우크라이나군은 하르키우와 이지움 주변의 영토를 탈환하고 오스킬 강 너머 동쪽으로 러시아군을 몰아냈으며, 북쪽 전선에선 러시아군이 국경까지 후퇴했다.

우크라이나는 이번 공격의 목표를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았기에 현 진격 상황이 원래 의도했던 만큼인지, 아니면 러시아군에 의해 저지당한 상태인지 혹은 초반 추진력은 다소 빠진 상태인지 등은 불분명하다.

전쟁은 계속되고 있으며, 양측 모두 계획을 세우며 다음 행동을 준비하고 있다.

한편 젠델만은 우크라이나가 확실히 공격을 재개할 수 있는 병력 및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새롭게 방어선을 재건하거나 기반을 되찾기 전에, 그리고 가을비가 내려 땅이 질척거려지면서 진격이 늦어지기 전 가까운 미래에 또 다른 공격을 통해 추가 성과를 거둘 것"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엔 위험 요소도 있다.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지쳐서 휴식이 필요해질 수도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젠델만 또한 우크라이나의 다음 행보가 무엇인지 추측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편 불레그는 우크라이나가 루간스크에서의 공격을 지속할 가능성이 있지만 전선을 과도하게 확장하면 러시아군과의 충돌이 벌어졌을 때 교착 상태에 빠질 수 있으며, 이에 따라 러시아군이 반격해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불레그는 "모든 것은 러시아가 재집결해 반격할지, 아니면 이전 위치로 후퇴할지에 달려 있다"면서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러시아의 다음 행보는?

러시아 국방부는 러시아군이 재집결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어떻게 언제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거의 알려진 바가 없다. 이에 따라 불레그는 많은 의문이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불레그는 "러시아군이 재집결해야 할 시기는 언제인지" 물으면서 "러시아가 그럴 힘은 있는가? 그리고 재집결한다 해도 이는 공격인가 반격인가"라는 의문을 덧붙였다.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수비대

불레그가 말했듯이 "양쪽 모두에게 첫눈과 서리가 내리는 겨울이 오기 전까지 가능한 최고의 위치를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는 11월부터 겨울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기온은 그 전부터 급격히 떨어질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군이 진격하긴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군인들을 먹이고 재우고 따뜻하게 유지해주기 어렵기 때문이다.

앞으로 갈등이 고조될까?

지난 11일 저녁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하르키우와 도네츠크를 포함해 자포리자, 드니프로, 수미 지역 일부에선 정전 사태가 발생했다. 해당 지역 대부분에 전기와 난방을 공급하는 하르키우 제5 화력발전소가 파손됐기 때문이다.

친우크라이나 SNS엔 러시아가 핵심 지원시설을 노리고 있다는 분노로 넘쳐나고 있다.

반면 친러시아 SNS에는 우크라이나 전 국토를 폭격해 굴복시키자는 요구가 높아지고 있으면서도 이러한 방법으로 과연 우크라이나인들을 설득할 수 있을지 의심하는 목소리도 공존하고 있다.

젠델만은 화력발전소에 대한 공격은 우크라이나의 성과에 대한 러시아의 반격으로 볼 수 있다면서 이번 사건을 포함해 댐 등에 미사일 공격이 가해진 적은 있으나, 지금껏 민간 기반 시설을 겨냥한 대규모 폭격은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서방 세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에 계속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일례로 사거리가 최대 300km에 이르는 전술용 지대지 미사일 MGM-140 ATACMS이나 서구의 탱크를 지원하진 않았다.

이렇듯 러시아와 서방 세계 모두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정 한도 내에서 억제하려고 들 수도 있지만, 만약 러시아가 조직적으로 우크라이나의 민간 기반 시설에 폭격을 가하기 시작한다면, 갈등을 억제하기란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전환점 맞았나? - BBC News 코리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전환점 맞았나? - BBC News 코리아

하르키우주에서 우크라이나군이 대규모 영토를 탈환하며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러나 이를 이번 전쟁의 전환점으로 볼 수 있을지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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