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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밀크플레이션'... 한국 우유는 왜 비쌀까?

CIA bear 허관(許灌) 2022. 8. 25. 06:13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수입산 멸균우유 수입 규모는 지난해 대비 57% 증가했다

국내 우유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빵·과자 등 우유가 들어간 제품 가격이 함께 올라 전반적인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유발하는 '밀크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우유 가격에 오랜 시간 불만을 표하던 소비자들은 국산 우유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수입 멸균우유로 눈을 돌리고 있다.

19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멸균우유 수입량은 1만4675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7% 늘었다.

원래 우유는 신선도 문제로 수입이 어려운 품목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국내 우유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원유의 거의 모든 미생물을 제거해 유통기한을 최대 1년까지 늘린 수입산 '멸균우유'가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다.

전 세계 제품•서비스 가격 비교 사이트 '글로벌 프로덕트 프라이스 닷컴'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한국의 리터당 우유 가격은 2.25달러로 조사 대상인 92개국 중 6위에 올랐다.

한국 우유, 원가가 비싸다?

국내 소비자들이 우유 가격에 불만을 느끼는 원인 중 하나는 우유 가격이 수요에 따라 책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국내 원유(가공처리 되지 않은 젖소의 젖) 가격은 2013년 정부가 도입한 가격 정책에 따라 시장 수요•공급이 아닌 생산비와 연동된다.

당시 정부는 2010~2011년 구제역으로 젖소 수가 급감하면서 생산이 어려워지자 낙농업자를 보호하기 위해 원유 가격 연동제를 채택했다. 원유 가격을 수요가 아니라 생산 비용에 연동시키는 것이다.

젖소 젖은 주기적으로 짜줘야 하고 젖의 저장 기간도 길지 않아 수요에 따라 생산량을 탄력적으로 조절할 수 없는 업계의 구조적 문제도 함께 고려됐다.

하지만 정부는 지난 수년간 전 세계적으로 우유 소비가 감소하는 상황에도 국내 원유 가격이 오르고, 결국 국산 제품 기피 현상으로 이어지자 가격 정책을 손질하겠다고 나섰다.

농림축산부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원유 가격은 리터당 1083원으로 20년 새 약 72% 상승했다. 같은 기간 미국과 유럽에서의 원유 가격 상승률은 10%대였다.

정부가 새로 제안하는 차등 가격제는 마시는 우유(음용유) 용도로 판매하는 원유 가격은 현재 리터당 1100원을 유지하되, 유제품을 만드는 용도로 쓰는 원유(가공유) 가격은 800원으로 내리라는 것을 골자로 한다.

낙농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차등 가격제 도입과 최근 사룟값 상승에 따른 원유 가격 인상을 별개의 사안으로 다뤄야 한다고 지적했다

'원유 21원 오를 때, 제품은 200원 오른다'

반면 낙농업자들은 소비자들이 비싼 우유 가격에 불만을 느끼는 원인을 농가에서 찾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지적한다.

낙농업 규모가 훨씬 큰 미국이나 유럽과 원유 가격을 비교하는 것은 적당하지 않다는 것이다.

또 일본의 경우 원유 가격이 더 비싸지만 소비자 가격은 더 저렴하다는 점을 들어 유가공업체의 유통 마진을 손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2020년 기준 일본 원유 가격은 리터당 1203원이다.

한 낙농업계 관계자는 "2020년 원유 가격이 리터당 21원 올랐을 당시 제품 가격은 200원 올랐다"며 "그런데도 (정부는) 200원이 아니라 21원 올린 게 물가 상승의 원인이라고 한다"고 토로했다.

업계에서는 서울우유를 시작으로 우유 가격이 줄줄이 인상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또 오르면…'밀크플레이션' 우려 커진다

현재 상황에서 우유 가격이 더 오를 경우 '밀크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장은 BBC 코리아에 "우유는 직접 마시기도 하지만 과자, 아이스크림, 카페라테 등 우유가 들어가는 품목이 굉장히 많다"며 "밀가루나 식용유처럼, 우유 가격이 상승할 경우 관련 제반 제품 가격이 동반 상승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올해 발발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사룟값이 크게 뛰면서 원유 가격 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낙농육우협회에 따르면 2020년 대비 사룟값은 30% 이상 올랐다.

지난 16일 국내 우유 1위 업체인 서울우유협동조합(서울우유)은 낙농가에 월 30억원 규모의 목장경영 안정자금 지원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원유 가격을 리터당 58원 인상한 조치로 보고 있다.

서울우유를 시작으로 다른 업체들도 우유 가격을 인상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수입산 우유로 점차 눈을 돌리는 상황에서 가격을 계속 인상한다면 결국 국내 낙농가와 유가공업체가 시장에서 설 자리가 없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026년부터는 수입 유제품에 붙는 관세도 완전 철폐된다.

한국의 우유 자급률은 2001년 77.3%이었지만 2020년 48.1%로 떨어졌다.

이 소장은 "소비자들은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한 푼이라도 아낄 수 있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며 "(농가와 기업이 합심해) 중장기적인 측면에서 가격 경쟁력을 키우거나 고부가가치 상품을 개발하지 않으면 낙농업계는 결국 도태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젠 '밀크플레이션'... 한국 우유는 왜 비쌀까? - BBC News 코리아

 

이젠 '밀크플레이션'... 한국 우유는 왜 비쌀까? - BBC News 코리아

국내 우유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원유의 거의 모든 미생물을 제거해 유통기한을 최대 1년까지 늘린 수입산 '멸균우유'가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다.

www.bb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