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Pacific Region Intelligence Center
아조우스탈 제철소 지휘관, '우리는 최후의 순간까지 싸울 것' 본문
"우크라이나는 민유(民有), 민치(民治),민향(民享)의 민주국가입니다.
전쟁은 군사력도 중요하지만 더욱 더 중요한 것은 인민의(民有, 민유), 인민에 의한(民治, 민치), 인민을 위한(民享, 민향) 정부 민주국가 입장인 인민전쟁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가장 격렬한 전투가 벌어진 우크라 남부 항구 도시 마리우폴. 전략적 요충지인 이곳 마리우폴의 대부분의 지역은 러시아군 손에 넘어간 상태다.
그리고 이제 우크라이나 군 수천 명은 마리우폴 내 고도로 요새화된 아조우스탈 제철소에 민간인 최소 200명과 함께 항전하고 있다.
러시아는 앞서 제철소에 남은 민간인의 대피를 위해 3일간 휴전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아조우스탈 제철소의 우크라이나군 지휘관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군이 광대한 제철소 영내에 진입하면서 혈투가 벌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미하일로 베르시닌 도네츠크주 경찰청장은 BB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남은 우크라이나인들은 계속 싸울 것이며 러시아에 항복할 계획은 없다"라고 의지를 다졌다.
베르시닌 청장은 보안상의 이유로 주변 상황을 상세히 설명하지 않았지만 "주변 사람들은 끝까지 싸울 준비가 됐다. 비록 부상자가 많고, 민간인도 있지만 우리 우크라이나군은 끝까지 항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조우스탈 제철소
금속 산업으로 유명한 마리우폴에는 주요 제철소 2곳이 있다. 이 중 아조우스탈 제철소는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곳으로, 아조우 해안에 가까이 있는 거대한 산업 단지이다.
엔베르 츠키티슈빌리 아조우스탈 제철소장은 앞서 BBC와의 인터뷰에서 "3면이 물로 둘러싸여 있으며 지하에 마련된 미로 같은 터널 덕에 아조우스탈 제철소는 요새가 됐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뿐만 아니라 36개의 벙커도 준비돼 있으며, 그중 일부는 핵 공격도 견딜 수 있다는 게 제철소 측 주장이다.
지난 2014년 러시아가 크림반도 남부 지역을 합병하고 동부 돈바스 지역의 분리주의 반군 세력을 지원하자, 우크라이나 정부는 아조우스탈의 벙커 체계를 더욱 강화했다.
당시 우크라이나 정규군은 러시아를 등에 업은 분리주의 세력과 마리우폴 근처 지역에서도 전투를 벌였으나, 반군을 물리쳤다.
올해 초 우크라이나 정부는 군에 아조우스탈 제철소 지하 네트워크와 관련한 세부 사항과 지도를 전달하는 한편, 식량 꾸러미 4만 개를 지원했다. 한 꾸러미당 한 사람이 하루에 먹을 수 있는 식량이 담겨 있다.
아조우스탈 내 민간인을 구할 기회는?
"제철소 내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어떻게 구조될 수 있겠냐"라는 질문에 베르시닌 청장은 "제삼자가 우리들의 안전을 보장해준다면, 특히 부상자를 함께 데려갈 수 있다는 조건이 있다면 아조우스탈 내 군인들은 철수할 준비가 돼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것이 현실적인 방법일지에 대해선 의구심을 드러냈다.
"이곳의 우리는 '희망'이라는 단어를 조심스럽게 다루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우리가 (우크라이나 쪽으로) 철수할 가능성이 있다면 이를 따르겠지만, 저희가 (러시아 쪽에) 투항하는 일은 없습니다."
"우리는 최후의 순간까지 싸울 것이며, 러시아군은 우리가 쉽게 굴복하지 않을 것이며 많은 러시아군이 죽어 나가리라는 점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아조우스탈 내 군인들은 누구인가?
베르시닌 청장은 아조우스탈 내 군인들의 나이와 사회적 계층은 서로 다양하다고 밝혔다.
"20세 이하의 어린 청년들도 있고, 60대 혹은 그 이상의 중장년층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들 모두 조국을 수호하겠다는 하나의 목표 아래 단결해 있습니다."
"가족과 함께 있는 군인도 있고, 가족과 떨어져 있는 군인도 있습니다. 가족 중에 부상자도 있는데 이는 큰 문제입니다. 도울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의료진들이 갖고 있던 의료 장비나 약은 다 떨어졌습니다."
제철소 내 분위기는?
한편 제철소 내 분위기와 사기에 관해 묻자 베르시닌 청장은 "군인들은 임무를 분명히 이해하고 믿기 때문에 차분하고 결단력 넘치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우리는 비록 수적으로 열세임에도 불구하고 마리우폴 내 거리 곳곳에서 싸움을 멈추지 않고 후퇴해나갔습니다."
"러시아군이 주택가를 파괴해 더 이상 숨어질 곳이 없었습니다. 우리가 후퇴한 이유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웠고, 더 침착해졌으며, 우리의 결의는 드높아졌습니다."
그러면서 베르시닌 청장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인들의 능력과 사기를 과소평가했다"라고 덧붙였다.
러시아가 마리우폴을 노리는 이유는?
마리우폴은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로, 우크라이나 남부를 장악하기 위한 거점 도시이다.
실제로 마리우폴 점령은 이번 전쟁에서 푸틴 대통령 군대의 핵심 목표이기도 하다.
러시아군은 현재 마리우폴을 거의 완전히 점령한 상태로, 일부 러시아군은 동부 돈바스 지역 내 러시아군과의 합류를 위해 이동 중이다.
지난 두 달여간 이어진 러시아군의 폭격과 격렬한 시가전으로 인해 도시 대부분은 파괴됐다.
그러나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군의 최후의 항전지인 아조우스탈 제철소를 습격하려 한다는 주장을 부인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지난달 푸틴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제철소 습격 계획을 취소하고 지시했으며, 대신 국방장관에게 "파리 하나도 통과할 수 없도록" 제철소 주변을 봉쇄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거듭 밝혔다.
가진 식량과 물로 버티기
베르시닌 청장은 아조우스탈 제철소 내부의 우크라이나 군인들은 식량과 물을 매우 신중하게 배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철소에서 얼마나 더 오래 머물러야 할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간신히 생명을 유지할 정도로만 최소로 배급하고 있다고 한다.
"몇몇 사람들이 배고픔으로 실신하기도 합니다만, 대부분 부상자들로, 다친 신체가 회복을 위해 영양분을 더 필요로 하기 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배고픔에 지치고 몸이 약한 사람들조차 투항을 거부한다는 게 청장의 설명이다.
부상자 수백 명
또한 군인 약 500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200명은 상태가 위중해 의료 지원을 받지 못할 경우 곧 사망할 수도 있다고 한다.
"비교적 심각한 부상을 입지 않은 사람들이라고 시간이 넉넉한 것은 아닙니다. 이곳 환경이 매우 비위생적이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패혈증으로 죽어 나갑니다."
그러면서 현재 러시아의 직접적인 공격을 받지 않은 지역의 우크라이나인들 또한 얼마나 빨리 그러한 일상이 사라질 수 있는지, 얼마나 러시아군이 파괴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지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의 상황을 공유할 기회가 생겨 감사합니다. 정확한 정보가 얼마나 중요한지, 러시아의 선전이 사람들의 뇌를 어떻게 파괴하는지 보고 느꼈습니다. 우리의 목소리가 들리는 게 중요합니다."
'흑해 주변국 > 우크라이나' 카테고리의 다른 글
러-우크라, 마리우폴 제철소 내 민간인 대피 완료 (0) | 2022.05.08 |
---|---|
[영상] 푸틴 또 굴욕?.."러 최신 함정, 흑해서 또 우크라 미사일에 피격" [나우,어스] (0) | 2022.05.07 |
부시 전 미 대통령 "젤렌스키는 우리 시대 처칠" (0) | 2022.05.07 |
“우크라이나군, 미국 정보로 러시아군 장성 사살” - NYT (0) | 2022.05.06 |
러시아 "나토 무기수송 공격 대상 간주" (0) | 2022.05.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