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13번째 도발∙한미연합 본훈련 시작… '혼돈의 한반도'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17일 "신형 전술유도무기 시험발사가 성공적으로 진행됐다"으며특히 "전선장거리포병부대들의 화력 타격력을 향상시키고 전술핵 운용의 효과성과 화력임무 다각화를 강화하는 데 커다란 의의를 가진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16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참관 아래 신형 전술유도무기를 시험 발사했다.

18일에는 한미연합훈련 본훈련이 시작됐으며 같은 날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방한했다. 한반도 정세가 복잡하게 흘러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술핵 운용 과시… 목표는 '한국'

북한은 이달 초 유사시 한국에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협박한 데 이어 17일 신형 유도무기 시험발사 사실을 공개하며 이를 전술핵폭탄을 탑재해 운용할 것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북한의 대남 전술핵무기 위협이 갈수록 노골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외형상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와 유사한 신형 전술유도무기는 비행거리가 110km에 달하는 단거리 탄도미사일급이다. 개성 인근에서 발사하면 충북 이남 지역까지 타격권에 들어간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BBC 코리아에 "고체추진체 단거리 미사일로, KN-02 고체 로켓을 대체하면서 한국 수도권과 접경지역 포병부대, 야전 지휘소 등 군사 목표물을 타격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어 "초소형 전술핵 개발은 상당히 어렵다"며 "기존에 개발해놓은 것을 응용하는 단계로, 낮은 고도로 날아오는 제동성 좋은 단거리 고체 추진체 미사일은 방어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패트리엇 미사일로 방어가 가능하지만 한국 측 전방에 일부 배치된 만큼 상당수는 공격에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는 것.

이 연구위원은 "이제는 북한이 미국 등 주변에 상관 없이 한반도에 전술핵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개발 및 배치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제기된 선제타격론에 대응해 핵전쟁 불사론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태양절 직후, 한미군사훈련 직전이라는 점에서 내부적으로는 안보 경각심을 심어주고 대외적으로는 북한의 존재감을 과시하면서 대남∙대미 압박을 통해 정책 변환을 이끄는 의도가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최근 담화를 볼 때 김정은 위원장이 전술핵 장착이 가능한 신형 전술유도탄 시험발사에 직접 참관했다는 것은 "선제타격을 언급한 한국에게 보내는 메시지"라고 지적했다.

김여정 부부장은 지난 5일 담화에서 "남조선과 군사적 대결을 선택하는 상황이 온다면 부득이 우리의 핵 전투무력은 자기의 임무를 수행해야 하게 될 것"이라며 대남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내비쳤다.

사실상 핵 보유… '북한 입장 달라질 것'

한미 군 당국이 18일 전반기 한미연합 지휘소훈련에 돌입했다.

올해 전반기 한미 연합지휘소훈련(CCPT)이 시작된 18일 오후 경기 평택 팽성읍 주한미군 캠프 험프리스에서 헬기가 비행을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임기 중 '마지막' 한미훈련인 이번 CCPT 또한 예년과 마찬가지로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의 도상훈련(CPX)으로만 진행된다.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17일 "실병기동훈련은 없다"며 "이번 훈련을 통해 한미 장병들의 연합작전 수행능력을 향상시키고 연합방위태세를 한층 더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훈련은 오는 28일까지 실시된다.

양국은 앞서 지난 12~15일 나흘간 사전연습격인 '위기관리 참모훈련'을 진행한 바 있다.

같은 날 성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한국을 방문했다. 김 대표는 18일 오전 "북한 정세에 대한 한미 간 긴밀한 조율을 위해 서울을 다시 찾았다"고 밝혔다.

이날 시작된 한미연합훈련 본훈련 등을 빌미로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미국이 추진하는 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등 대응 방안이 협의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미 양국이 현재 보여주는 행동만으로는 여전히 북한을 억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한반도 정세가 매우 복잡하게 흘러가고 있는데, 완벽한 핵 보유국이 되겠다는 북한의 입장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또 "북한이 전술핵을 강조한 것은 당연히 전략∙전술핵을 모두 보유하고 앞으로도 그 길을 가겠다는 것을 다시금 명백하게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핵 추진 항공모함 전개, 성김 대표의 방한 등은 이제 다 부차적인 것이라는 지적이다.

박 교수는 "북한이 사실상 핵을 보유한 만큼 이전과는 좀 다른 인식을 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특히 미국의 항모 전개, 한국의 선제타격 발언 등을 두려워하기보다 오히려 북한 핵 보유를 정당화할 가능성이 높고 특히 중국과 러시아에게 매우 좋은 명분을 제공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재 동해 공해상에는 미국의 핵 추진 항공모함 '에이브러험 링컨'호(10만톤급)가 전개되어 있는 상황. 링컨호는 최근 일본 해상자위대와 연합훈련을 실시했다.

미국 핵 추진 항공모함의 동해 전개는 4년 5개월만이다.

지난 14일에는 원인철 합참의장과 폴 러캐머라 한미연합사령관이 동해 공해상에 체류 중인 링컨호에 승선해 회동을 하기도 했다.

양무진 교수는 "미국의 핵 추진 항공모함은 떠다니는 군사 기지로 북한 전체를 초토화시킬 수 있지만, 과거와는 달리 지금은 북한의 핵 능력을 고도화시킬 수 있는 명분이 있다는 측면에서 오히려 북한이 핵 강화에 방점을 둘 수 있다"고 분석했다.

결국 미국 항모의 한반도 전개가 한미동맹을 과시하는 측면은 있겠지만 북한 비핵화에는 그리 도움이 되지 않지 않는다고 양 교수는 덧붙였다.

올해 13번째 무력 도발… '전술핵 운용 강화'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7일 "신형 전술유도무기 시험발사가 성공적으로 진행됐다"고 밝혔다.

통신은 특히 "전선장거리포병부대들의 화력 타격력을 향상시키고 전술핵 운용의 효과성과 화력임무 다각화를 강화하는 데 커다란 의의를 가진다"고 주장했다.

앞서 북한은 16일 오후 6시경 함흥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체 두 발을 발사했다.

이는 지난달 24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으로 추정되는 장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지 23일 만으로, 올해 벌써 13번째 무력 도발이다. 발사체의 고도는 약 25km, 비행거리는 약 110km, 최고속도는 마하 4.0 이하로 포착됐다.

한국 군 당국은 "한미가 관련 동향을 면밀히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 13번째 도발∙한미연합 본훈련 시작… '혼돈의 한반도' - BBC News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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