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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 전날 '중국발 해킹' 의혹을 둘러싼 미스터리 본문
최근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진 전쟁과 관련해 중국이 사이버 공격 활동을 벌이고 있다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관련해서 명확하게 밝혀진 세부 사항이 유난히 없는 가운데 한 서방 정보 당국자는 중국 사이버 활동의 주목적이 첩보 활동이며, 이들의 공격 범위가 이전에 보도된 것보다 더 광범위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했다.
영국 더 타임스지가 중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것으로 보이는 해커들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바로 전날인 2월 23일부터 우크라이나 웹사이트를 공격했다고 지난 1일(현지시간) 처음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 해커들이 러시아의 침공 계획에 대해 사전에 알고 있었는지, 어떻게든 러시아의 침공을 지원하려는 의도였는지 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앞서 우크라이나의 정부 부처와 많은 기업이 사이버 공격의 대상으로 알려진 바 있다. 이 중에는 우크라이나의 원자력 관련 시설도 있었다.
해커들이 이러한 기관들의 온라인상 취약성을 얼마나 알아냈는지, 혹은 실제로 얼마나 많은 웹사이트가 공격받았는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그러나 해킹의 목표는 단순히 웹사이트를 마비시키는 방해 행위보다는 기밀을 훔치는 첩보 활동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침공 직전과 직후 우크라이나의 주요 웹사이트를 공격해 방해한 의혹을 받고 있다.
더 타임스지는 첩보 문서를 인용해 보도했으나, 우크라이나 보안 당국은 해커에게 그 어떤 정보도 넘겨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번 폭로를 축소하려는 듯한 태도를 보여 혼란을 가중시켰다.
일부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당국이 중국의 반감을 사진 않을지 우려하는 것이 아니냐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4일 영국 주재 중국 대사관은 더 타임스지의 보도는 "완전히 무책임하며 전혀 신뢰할 수 없는" 내용이라면서 중국을 향한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표적이 된 러시아
그러나 일부 서방 관료들은 사건 내막이 이보단 더 복잡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중국 측 해커들이 폴란드뿐만 아니라 심지어 러시아, 벨라루스의 시스템도 표적으로 삼고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한 서방 정보 당국 관료는 "지난 2월 말부터 중국 해커들은 우크라이나, 러시아, 벨라루스의 정부 및 군사 네트워크를 겨냥해 사이버 공격 활동을 펼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최근 들어 중국 사이버 활동의 주요 대상이 된 것으로 관측된다"라고 덧붙였다.
비록 여러 전문가와 사이버 보안 기업들이 중국이 사이버 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은 사실이며 관련해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으나, 실제로 중국의 사이버 활동이 러시아를 겨냥했는지는 독립적으로 검증할 수 없었다.
또 다른 한 가지 이상한 점은 바로 이러한 중국의 공격이 마치 아마추어들이 벌이는 듯한 느낌을 풍기며 일반적인 경우 보다 더 '시끄럽게'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마치 해커들이 적발되는 것에 대해 거의 신경을 쓰지 않는 것처럼 보일 정도다.
또한 중국의 해커로 추정되는 이들은 이번엔 일반적인 행동 패턴에서 벗어나, 서방 국가의 기반 시설을 이용해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한다.
전 세계에 널리 흩어져있는 서버와 시스템을 이용해 표적에 접근하는 일반적인 경우와 달리, 이번에는 서방 국가의 시스템을 통해 접근했다는 것이다.
한 서방 정보 당국은 "이번 사이버 활동의 규모, 시기, 목표 등을 통해 상당히 일반적인 패턴에서 벗어난 경우임을 알 수 있다"라고 밝혔다.
'가짜 깃발' 작전
중국은 한결같이 자국과 사이버 첩보 활동의 연관성을 부인해왔다. 오히려 최근 들어서는 서방 정부, 특히 미국이 자국의 네트워크를 해킹하려 들고 있다면서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중국 정보 당국은 "우크라이나 및 러시아 내 목표물을 겨냥한 이번 사이버 활동은 전혀 은밀하지 않은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를 설명할 수 있는 한 가지 이론은 바로 이번 사이버 활동이 '가짜 깃발 작전'(타국에 대한 보복을 정당화하기 위해 자국의 이익에 반하는 공격을 조작하는 위장 작전)이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이번 전쟁을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러시아에 대한 첩보활동을 벌일 기회로 이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존재한다. 그리고 '가짜 깃발 작전'설을 주장하며 서방 국가에 그 비난의 책임을 전가하려 들지도 모른다.
충분히 가능성 있는 이야기이지만, 중국 정부가 인정할 가능성은 그리 커 보이지 않는다. 또한 실제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지 자초지종을 밝히는 일은 그리 쉬워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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