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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또 미사일 발사… 미국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집중' 본문
북한이 이번에는 순항미사일을 쏘아 올렸다.
올해 벌써 5번째로, 지난 17일 탄도미사일 발사 이후 8일 만이다.
한국군 당국은 25일 "북한이 이날 오전 순항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두 발을 발사했다"며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순항미사일은 통상 레이더망을 피하고자 최대한 낮은 고도로 비행한다. 파괴력이 약한 반면 그만큼 탐지가 쉽지 않다.
또한 탄도미사일과는 달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번 발사는 오전 8~9시 사이에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이날 열린 '2022 한반도 평화포럼'에서 "지금은 북한이 미사일을 선택할 것이 아니라 대화와 협력의 테이블로 나와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또 종전선언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북한과의 협력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관심은 '우크라이나'
같은 시각, 미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위기와 관련해 미군의 유럽 파병 등 병력 증강 방침을 재확인했다.
토니 클링컨 미 국무장관은 24일(현지시간) "미국과 동맹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막대한 대가를 치를 것임을 단언했다"고 밝혔다.
또 "우크라이나 방위력을 높이기 위한 지원도 계속하고 있다"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최근 2억달러 어치의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방안을 승인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러시아 침공에 대비해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동쪽 지역에 병력을 증강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도 이날 미군 8500명에 대해 유럽 배치 준비태세를 강화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앞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NATO 가입을 강력하게 반대하며 국경 지역에 대규모 러시아군 병력을 배치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 문제가 바이든 정부의 외교 정책 우선 순위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재천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BBC 코리아에 "미중의 전략적 경쟁 속에 미국이 러시아까지 상대하는 것은 버거운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미국이 세계질서 유지 차원에서 외교력의 모든 자원을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도발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다는 것.
김 교수는 "북한 입장에선 미국이 우크라이나 사태에 집중하는 만큼 도발을 하고 '레드 라인'을 넘더라도 미국이 적절하게 대응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계산을 했을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최근 연이어 미사일 도발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북한이 분명 아쉬워하는 부분도 있다"며 미국의 관심을 끌기 위해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재개 협박을 하는 등 바이든 대통령의 의지와 인내력을 시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은 동맹 간 결속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정은숙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과 그 동맹들에게 동시적으로 압박과 부담을 주는 상황에서 더 큰 긴장 요소가 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대만과 우크라이나 등에 대한 미국의 안보공약 신뢰가 달려있는 만큼 미국과 동맹 간의 단합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해석이다.
정 연구위원은 "현재 러시아-우크라이나 상황은 과거 구 소련 붕괴 이후 독립한 상당수 국가들이 NATO와 EU(유럽연합) 등 서구 문명사회에 통합되고 싶어했던 점에서 시작된다"며 "이를 막으려는 러시아와의 대립 등 여러 명분이 존재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인 '북한 미사일 더 우려'
한편 미국에서는 우크라이나 사태보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더 우려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폭스뉴스가 최근 미국 내 유권자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사일을 발사하는 북한에 대해 우려한다'는 응답률은 68%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상황'에 대한 우려 응답률 62%보다 높았다.
북한 미사일 우려 응답률은 남부 국경지대의 이민자(59%), 유권자 억압(58%), 유권자 사기(53%) 항목보다 높았으며 인플레이션(85%), 높은 범죄율(81%), 정치적 분열(78%) 등의 항목보다는 낮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가 미국 외교정책의 가장 시급한 사안으로 떠올랐지만 미국 국민들 상당수는 북한을 더 큰 위협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미대화 전망은 그리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김재천 교수는 "북한은 국방 5개년 계획 등에 맞춰 자신만의 길을 가고 있고 미국 역시 최근 미일 온라인 정상회담을 통해 원칙에 어긋나는 타협은 하지 않겠다고 밝힌 만큼 북미협상은 당분간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최경희 샌드연구소 대표는 "특히 인민군 창건절과 김정일 생일 80주년 등 2월에 굵직한 행사들이 계획돼 있는 만큼 북한이 폭발력 있는 무언가를 선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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