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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한국은 어쩌다 'K방역'에서 '백신 접종 꼴찌'가 되었나 본문
코로나19: 한국은 어쩌다 'K방역'에서 '백신 접종 꼴찌'가 되었나
CIA Bear 허관(許灌) 2021. 8. 25. 19:00
"한국이 가장 성공한 방역 모범국," "K방역이 국격을 높이고 있다"던 한국 정부의 자신감이 무색해졌다.
현실은 초기 백신 확보 실패로 인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저조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완료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7월 초부터 시작된 4차 대유행은 두 달 가까이 이어지면서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25일 또다시 2000명대로 치솟았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5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가 2155명 늘어 누적 24만1439명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다 확진자를 기록한 지난 11일 2221명 이후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사망자는 누적 2237명으로 평균 치명률은 0.93%다. 위중증 환자는 총 434명으로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백신 접종률 꼴찌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1일 페이스북에 "50%가 넘는 국민들이 코로나 백신 1차 접종을 마쳤다. 예상보다 빠른진도"라고 적었다. 최근 통계가 나타내고 있는 것과는 사뭇 다른 발언이다.
전세계 코로나 백신 접종률 데이터를 제공하는 '아워 월드 인 데이타 (Our World in Data)'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1일까지 OECD 38개국 가운데 접종완료율 최하위를 차지했다.
24일 기준으로 봤을 때 꼴찌는 면했지만, 아직도 접종완료비율은 24%에 불과해 OECD 38개국 가운데 36위를 차지하고 있고, 전세계 평균 24.6%에도 못 미친다.
미국은 다음 달부터 효과를 더 높이기 위한 부스터샷을 접종한다. 독일, 프랑스, 영국도 부스터샷을 준비하고 있고, 일본은 이르면 10월부터 3차 접종을 시작할 계획이다
백신 선구매 주장 묵살
"백신 선구매를 일찍 못 한 것이 가장 큰 문제."
방역 전문가들이 한국의 백신 접종이 늦어진 가장 큰 원인에 대해 하나같이 조기 백신 구매 실패를 지적한다.
지난해 3월 백신 개발이 시작될 때 이미 선구매 계약을 한 영국, 미국과 달리 한국 정부는 '안전성' 이유를 들며 7월에야 구매 협상에 나섰다. '안전성 문제는 백신을 먼저 확보한 뒤 검증하면 된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은 묵살했다는 것이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정부가 백신을 처음부터 준비하지 못한 것이 코로나 확산의 가장 큰 원인"이라며 "한국이 이스라엘이나 영국처럼 미리 백신을 빠르게 준비했더라면 지금 같은 사태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도 정부가 초기에 한국이 "확진자가 다른 나라보다 적어 방역이 잘 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면서 "백신에 대한 정보 수집을 못했다. 백신에 대한 중요성을 간과했던 것에 대해 아쉽다"고 설명했다.
'돈'과 '국민 목숨'사이
청와대가 백신을 선택할 때 지나치게 비용을 고려했다는 비판도 있다.
화이자와 모더나의 경우 1회분 가격은 각각 20달러, 37달러인 반면, 한국 정부가 선구매 계약한 아스트라제네카(AZ)백신 1회분 가격은 3~4달러 수준이다. 또 화이자 백신은 영하 70℃, 모더나의 백신은 영하 20℃를 유지해야 해 운송, 보관비용이 더 붙는다.
앞서 4월에 발탁된 기모란 청와대 방역기획관은 "백신 수급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발언을 반복해왔다. 기모란 방역기획관은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은 비싸다. 더 좋은 게 나오면 물릴 수도 있다"고 발언을 하기도 했다.
정기석 교수는 이번 코로나 사태와 관련한 정부 정책에 대해 "돈과 사람의 생명 사이의 정책 방향을 정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돈이 중요하냐, 국민의 생명이 중요하냐. 그런 마음을 가지고 정책을 다시 바라봤으면 좋겠다"면서 "실제로 한쪽에서는 사람이 죽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들이 이룬 'K방역'에 도취
초기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했던 미국이나 유럽과는 달리 한국은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쓰기'만으로도 코로나19 확산세를 일시적으로 잠재우는데 성공하면서 K방역 성공에 도취됐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K방역 성공에 도취돼 대만처럼 해외입국을 저지하지도 않았고, 겨울 대유행에 대한 대비 경고와 바이러스에 대한 최종 해결책은 결국 백신이라는 잇따른 지적을 정부가 간과했다는 것이다.
초기 'K방역'의 성공의 비결은 국민들이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쓰기를 잘 실천한 결과였다. '백신만 제때 맞았어도 고강도 거리두기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정기석 교수는 "한국 국민들은 처음부터 철저하게 마스크를 잘 써왔다"며 "국민들의 방역 의식이 높은 만큼 백신만 빨리 확보됐어도 지금쯤이면 코로나 사태가 많이 가라앉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백신이 접종률이 높아질 때까지는 할 수 있는 것이 제한돼 있다"면서 "그때까지 시간이 많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예측했다.
백신 접종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그동안 정부는 1차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고 2차에 화이자로 교차 접종을 하라고 했다가, 8주 접종 간격을 12주로 늘렸다.
또 50대 352만 명 대상으로 한 모더나 백신 접종은 백신 부족사태로 12시간 만에 예약이 중단되기도 했다. 당초 3, 4주던 화이자, 모더나 2차 접종 기간은 6주씩 늘어나고, 백신 부작용에 대한 우려로 50세 이상 연령층에만 권고했던 아스트라제네카는 남는 재고로 갑자기 30세 이상도 맞을 수 있게 됐다.
확진자가 늘어날 때마다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연장하고 있지만, 고스란히 국민들이 몸으로 버텨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천은미 교수는 "한국은 국민이 마스크를 잘 쓰기 때문에 백신 접종이 OECD 국가 중 제일 낮지만 이나마 선방을 하는 것"이라며 "정부가 백신 수급 현황과 관련해 정확한 정보를 공유해야 국민이 안심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한국은 어쩌다 'K방역'에서 '백신 접종 꼴찌'가 되었나 - BBC News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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