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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승리로 시험대에 올려진 남아시아의 평화체제 본문
탈레반은 매우 빠른 속도로 아프카니스탄을 장악함으로써 전 세계 외교 안보 전문가들을 놀라게 했다. 카불 함락 후 며칠 만에 각국 정부는 20년간의 노동과 투자를 뒤로한 채 자국 외교관들과 거주민들을 서둘러 대피시키고 있다.
탈레반의 압승은 남아시아의 지정학에 중대한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인도와 역사적으로 긴장 관계에 있으면서 국경 분쟁을 지속해온 파키스탄, 중국을 감안하면 인도에 대한 시험일 수 있다.
파키스탄과 중국은 향후 아프간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파키스탄은 아프가니스탄과 불완전한 국경을 접하고 있으며 오랫동안 북부의 인접국들과 관련된 문제에 적극 참여해 왔다.
이제 중국은 아프간에서 더 큰 역할을 하는 데 관심을 보인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지난달 탈레반 고위 지도자들을 만났다.
아프간과 시리아 주재 인도 대사를 지낸 가우탐 무코파드하야는 현재의 지정학적 재배치 가능성이 "판도를 완전히 뒤집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아프간은 카불의 민주 정부와 서구, 인도 등 여러 민주 국가들 사이 느슨한 동맹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전 세계는 파키스탄, 러시아, 이란, 중국이 이번 대전(大戰)의 새로운 장을 넘기기 위해 함께 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인도 일각에서는 탈레반의 장악을 인도의 패배이자 파키스탄의 압승으로 보고 있다.
다만 전 인도 외교관 지텐드라 나드 미스라는 이는 너무 단순한 견해라고 지적했는데, 아프간 최대 종족인 파슈툰이 이끄는 탈레반이 아프간과 파키스탄의 국경을 전혀 인지하지 못해 파키스탄에 불편을 끼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미스라는 "파키스탄은 탈레반이 국경을 제대로 받아들이길 원할 것이며, 이는 파키스탄의 최우선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탈레반의 아프간 장악이 파키스탄의 대(對)인도 전략에 깊이를 제공하는 것도 사실이다.
미 워싱턴에 있는 씽크탱크 윌슨 센터의 마이클 쿠겔만 부국장은 파키스탄은 원하는 것을 늘 얻었다고 언급했다. 아프간에 자신들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정부를 갖게 된 것이다.
쿠겔만 부국장은 "파키스탄 정부 관계자들은 탈레반의 정권 장악이 인도의 패배라며 으스댈 수도 있지만, 파키스탄에는 더 큰 전략적 목표가 있다"며 "파키스탄은 현재 자신들이 지역에서 가장 큰 승자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파키스탄이 미국과 인도 간 관계 발전이나 아슈라프 가니 전 아프간 대통령과 파키스탄의 미온적 관계에 불만을 품었다고 전한다. 또한 파키스탄은 불황으로 더욱 취약해졌다.
파키스탄이 스스로를 지역 승자라고 믿는 이유는 파키스탄과 중국의 "언제나 한결같은" 우정이 아프간에 유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국은 이제 자신들의 힘을 거리낌 없이 과시한다. 쿠겔만 부국장은 "중국은 이제 자신들이 세운 규칙에 따라 게임 플레이를 할 수 있고,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자국에서 증가하는 광물 수요 충족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이유로 아프간에 경제적 이해관계를 두고 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중국이 신장성의 소요 사태 책임자로 지목하는 동투르키스탄 이슬람 운동(ETIM)이 아프간 땅에서 활동할 수 없도록 탈레반을 압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프간에 있는 러시아, 이란 대사관 직원들도 대피하지 않은 채 중국과 같은 궤도에 올라탄 것으로 보이며, 양국 외교관들은 계속 카불에서 일하고 있다.
이제 인도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아프간에 영향력이 가장 큰 국가들은 파키스탄, 미국, 러시아였다.
하지만 인도 역시 아프간에서 안보 및 문화적 유대관계 증진에 늘 관여해 왔다. 수천 명의 아프간인들이 교육, 일, 의학 치료를 위해 인도에 살고 있다.
영국 랭커스터대 정치학과 교수이자 아프간 관련 서적 저자인 암렌두 미스라는 인도에게는 좋은 선택지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나쁜 선택지와 더 나쁜 선택지가 존재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인도가 직면할 최대 난제는 탈레반 정부를 인정하는지 여부다.
특히 러시아와 중국이 어떤 형태로든 탈레반 정부를 인정하기로 한다면, 인도의 결정은 어려워질 것이다. 전문가들은 파키스탄이 지난 1999년 탈레반 정부를 인정했듯이 이번에도 똑같이 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다.
현재 인도에게 최선의 선택지는 탈레반과 대화 창구를 열어두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탈레반과 인도의 역사를 감안하면 불안한 관계가 될 것이다. 탈레반은 1999년 한 인도 항공기를 납치한 범죄자들에게 안전한 도주 경로를 제공했는데, 이 사건은 인도인들의 기억에 새겨져 있다.
또한 인도는 1996년과 1999년 사이 탈레반과 싸운 아프간 군벌 단체 아프가니스탄 구국 이슬람 통일 전선, 일명 '북부동맹'과 늘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탈레반이 카불 중심부에 있는 상황에서 인도는 이제 자국의 이익 보호와 아프간의 안정 유지를 위해 과거사를 잠시 제쳐놓길 원할 수도 있다.
자이시-에-모하마드(JeM), 라슈카르-에-타이바(LeT) 등 무장단체들이 탈레반의 성공에 자극받아 인도를 향한 공격을 계획하고 실행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또한 인도는 무자헤딘(아프간 반군)이 차기 집결지로 카슈미르 분쟁 지역을 노리지 않도록 외교력을 총동원해야 할 수도 있다. 인도는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해야 할 것이다.
전문가들은 인도가 탈레반과 계속 대화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인도는 반(反)탈레반 단체에 얼마나 관여하길 원하는지 정해야 할 것이다.
서구는 탈레반을 계속 압박하기 위해 연합전선을 형성할 가능성이 크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미 탈레반 정부에 대한 공동 대응을 촉구했다.
향후 북부동맹이 재편성되거나 아프간이 미국 주도의 서구권과 중국, 러시아, 파키스탄 연합군 간에 패권을 다투는 지역이 될 가능성도 있다.
즉 인도에게 쉬운 선택지는 없지만, 인도의 결정은 지역 평화와 전 세계 지정학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탈레반 승리로 시험대에 올려진 남아시아의 평화체제 - BBC News 코리아
탈레반 승리로 시험대에 올려진 남아시아의 평화체제 - BBC News 코리아
탈레반의 정권 장악에 따라 인도, 파키스탄, 중국은 앞으로의 외교 향방을 고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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