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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반도체 회의 참석하는 삼성전자…‘20조’ 美 투자 속도 낼까 본문

-미국 언론-/한국 언론

백악관 반도체 회의 참석하는 삼성전자…‘20조’ 美 투자 속도 낼까

CIA Bear 허관(許灌) 2021. 4. 12. 15:21

삼성전자 미국 오스틴 반도체 공장 전경. /삼성전자 제공

전 세계적인 반도체 부족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백악관이 삼성전자를 포함한 글로벌 19개 기업을 불러 모은다. 미국 중심의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글로벌 반도체 1위 삼성전자가 어떤 입장을 보일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삼성전자는 12일(현지시각) 미국 백악관 주최하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 부족 대책 회의에 참석한다. 한국시각으로 12일 밤이나 13일 새벽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백악관이 주최하는 회의인 만큼 구체적인 회의 시각을 밝힐 수 없다"고 했다.

온라인 화상으로 진행되는 이번 회의에는 삼성전자를 포함해 대만의 TSMC, 미국의 인텔, AT&T, GM 등 글로벌 19개 기업이 참석한다. 한국기업은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회의는 제이크 설리번 미 국가안보보좌관과 브라이언 디스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주재한다. 미국 중심의 반도체 공급망을 강화하고 주요 기업들로부터 반도체 관련 투자를 이끌어내려는 목적의 회의라는 평가가 많다.

삼성전자에서는 수감 중인 이재용 부회장을 대신해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이 회의에 참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과 반도체 사업부 고위 임원들은 회의에 직접 참석하지는 않는다. 다만 회의를 위한 다양한 논의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3년 삼성전자 미국 오스틴 반도체 공장 추가 투자 기념식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영상으로 축사하는 모습. /조선DB

반도체 업계에서는 백악관이 삼성전자에 반도체 관련 투자 확대를 공식적으로 요청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170억달러(약 20조원)를 투자해 반도체 파운드리 공장을 새로 지을 계획이다. 최근 텍사스와 뉴욕, 애리조나 주정부와 투자 관련 협상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의를 기점으로 삼성전자의 투자 결정이 빨라질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대규모 투자 결정을 망설여온 삼성전자가 바이든 정부의 요청에 응하면서  한미 관계가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다는 기대의 목소리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텍사스 주정부에 제출한 투자의향에서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 추가 투자로 지역 사회에 89억달러(약 10조원)의 경제 효과와 2만개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분석한 바 있다.

백악관이 반도체 부족 현상을 겪는 자국 기업에 대한 우선적인 반도체 공급을 요청하거나, 미국 내 반도체 설비 투자를 요구해도 삼성전자가 이런 내용을 밝히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모든 내용이 백악관을 통해 발표되기 때문에 삼성전자가 밝힐 수 있는 내용은 없을 것 같다"며 "회의가 끝난 후에도 구체적인 회의 내용을 공개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이어 "우리나라만 해도 모든 회의 내용을 청와대나 관계 부처가 발표한다. 기업이 관련 내용을 먼저 발표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결국 백악관이 삼성전자에 어떤 인센티브를 제시하느냐에 따라 삼성전자의 미국 반도체 설비 투자 시점이 결정될 수 있다. 회의가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여러 차례 진행될 것 같다"고 했다.

바이든, 삼성·인텔 참석 ‘반도체 회의’ 직접 챙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A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 시각) 화상으로 열리는 ‘반도체 화상 회의’에 직접 참석할 예정이라고 백악관이 11일 밝혔다.

백악관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의 다음날 일정을 공지하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일자리 계획’과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 강화를 포함한 다른 주요 분야들을 논의하기 위한 ‘반도체와 공급망 복원 화상 회의’에 잠시 참석한다"고 밝혔다.

미국 자동차 회사들과 가전회사들은 최근 반도체 부족으로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시키는 등 반도체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은 주요 반도체 생산업체와 반도체 소비업체들이 모인 이번 회의를 통해 반도체 품귀 현상을 완화시킬 방안을 모색하고 미국 내 반도체 생산 확대를 독려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회의는 백악관 루스벨트 룸에서 12일 낮 12시(한국시간 13일 새벽 1시)에 비공개 화상 회의로 열린다. 업계 참석 대상은 삼성전자를 비롯해 대만 TSMC, 구글 모회사 알파벳, AT&T, 커민스, 델 테크놀로지, 포드, GM, 글로벌 파운드리, HP, 인텔, 메드트로닉, 마이크론, 노스럽 그러먼, NXP, PACCAR, 피스톤그룹, 스카이워터 테크놀로지, 스텔란티스 등 19개사다.

백악관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브라이언 디즈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 지나 러만도 상무부 장관도 회의에 참석한다"고 덧붙였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은 지난해 시작된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심화됐다. 자동차 수요 감소로 완성차 업체들은 차량용 반도체 주문을 줄였고, 이에 따라 반도체 생산업체들은 차량용 반도체 생산을 줄이는 대신 스마트폰·데이터센터 등에 사용되는 반도체 생산을 늘리는 식으로 대응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경제 회복과 함께 신차 판매가 빠르게 늘면서 최근 완성차 업계는 차량용 반도체를 구하지 못해 일부 공장 조업을 중단하는 사태에 몰리고 있다.

미국과 중국 간 갈등도 사태를 악화시켰다.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의 마크 리우 회장은 최근 대만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미중 관계의 불확실성이 공급망 변화로 이어지면서 일부 기업들이 재고 확보를 위해 주문을 크게 늘린 것이 반도체 품귀 현상의 주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미중 갈등으로 인한 공급 부족을 우려한 기업들의 사재기가 품귀현상을 불러왔다는 설명이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2조2500억 달러(약 2542조5000억원) 규모의 인프라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이중 500억달러를 반도체 분야에 투입한다고 밝혔다. 최근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으로 각국이 기술 자립화 노력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미국 정부가 국가적 차원의 반도체 생태계 육성에 나서겠다고 공표한 것이다.

미국 의회는 지난 1월 국방수권법(NDAA)을 통과시킴으로써 반도체 연구개발(R&D) 및 투자에 연방정부 자금을 투입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고, 바이든 대통령은 이후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 재검토를 지시하는 행정명령을 내리면서 대규모 지원을 예고했다. 미국 정부는 앞서 자국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2024년까지 투자비의 40% 수준을 세액공제하고, 반도체 인프라와 R&D에 228억 달러를 지원하겠다고도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자국 내 반도체 생산 역량 강화에 주력하기보다 동맹국과 연대해 반도체 공급망 재검토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전 세계 대부분의 반도체가 대만 TSMC와 한국 삼성전자 공장에서 생산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기존 반도체 공급망을 활용하는 것이 신규
반도체 공장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미 의회 공식 자문기구이자 인공지능(AI) 분야 싱크탱크인 국가인공지능안보위원회(NSCAI)는 지난 2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바이든 행정부에 "선진 첨단 기술을 소유한 대만과 한국 기업이 미국에 많은 공장을 설립할 수 있도록 이들 국가와 무역 및 투자 관계를 돈독히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바이든, 12일 ‘반도체 CEO 서밋’ 직접 챙긴다

지난 2월 24일(현지 시각)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발언을 하며 반도체 칩을 들어보이고 있다. /EPA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오는 12일(현지 시각) 세계적 반도체 부족 현상을 타개하기 위해 백악관이 주최하는 ‘반도체 CEO 서밋’에 직접 참석한다. 이 회의에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19개 기업이 참석할 예정이다.

백악관은 11일 바이든 대통령의 일정을 공개하면서 그가 12일 오후(한국 시각 13일 새벽)에 열리는 반도체 공급 관련 화상 대책 회의에 참석한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일자리 계획과 미국의 반도체 및 다른 핵심 분야 공급망의 탄력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를 논의하기 위해 화상 CEO 서밋에 잠시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회의에는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브라이언 디스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 지나 러만도 상무장관도 참석할 예정이다.

회의 참석 기업은 삼성전자와 대만 TSMC, 구글 모회사 알파벳, AT&T, 커민스, 델 테크놀로지, 포드, GM, 글로벌 파운드리, HP, 인텔, 메드트로닉, 마이크론, 노스럽 그러먼, NXP, PACCAR, 피스톤그룹, 스카이워터 테크놀로지, 스텔란티스 등 19개사라고 백악관은 밝혔다. 국내 기업에서 유일하게 참석 요청을 받은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운영 중이다.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세계 산업계는 미·중 갈등, 가전·IT 업계의 반도체 수요 증가 등 복합적 원인으로 반도체 품귀 현상을 겪고 있다. 이로 인해 전세계적으로 자동차와 가전, 스마트폰 등의 생산이 차질을 빚고 있다. 백악관의 이번 회의 개최의 1차적 목표는 당면한 반도체 부족 문제 해결일 수 있지만, 그 이면에는 중국과 반도체 패권을 경쟁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의도가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