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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2021년 도쿄 올림픽은 열릴 수 있을까?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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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2021년 도쿄 올림픽은 열릴 수 있을까?

CIA Bear 허관(許灌) 2020. 7. 27. 18:29

지난 23일 밤, 일본은 올림픽 경기장에서 개막식까지 남은 시간을 보여주던 디데이(D-Day) 시계에 일 년을 더해 넣는 행사를 치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에 2020 도쿄올림픽이 1년 연기됐다. 어떤 이들은 1년은 금방 지난간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나이가 너무 많거나, 너무 지쳤거나, 경제적 여건이 뒷받침 되지 않는 선수들에겐 너무 긴 시간이기도 하다.

이런 상황에 놓여있는 선수 중 한 명인 35세 데쓰야 소토무라를 만나봤다. 그를 만난 곳은 소토무라 씨가 도쿄 북부 외곽 훈련장에서 후배를 지도하고 있다에 위치한 공장 부지를 개조해 만든 훈련 장소. 이주 초, 한창 기승을 부리던 더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그는 대형 트럼펄린 위에서 각종 묘기를 부리고 있었다. 은퇴 후 후배를 양성하기 위해서다.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그는 4위에 올라 아쉽게 동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이후 예기치 못한 부상을 당한 그는 2012년 런던 올림픽과 2016년 리우 올림픽에 참가조차 할 수 없었다. 그렇기에 그에게 도쿄 올림픽은 마지막이자, 고국에서 열리는 올림픽 무대에서 트렘펄린 경력을 마무리할 수 있는 뜻깊은 기회였다. 하지만 1년을 더 기다리는 것은 무리다.

"만약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이 1년 연기된 거였다면, 전 그냥 '일 년 더 훈련해 실력을 향상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을 거예요. 하지만 지금 전 서른다섯 살이에요. 일 년이 너무 길게 느껴지네요. 그래서 전 은퇴 말곤 다른 길이 없다는 결정을 내렸어요."

은퇴를 결정하게 된 이유는 그뿐이 아니다. 사실 그는 2021년 도쿄 올림픽이 아주 열리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너무 불확실해요. 가능성을 누구도 점칠 수 없죠. 만약에 내년까지 기다렸는데 취소가 된다면, 전 한 해를 또 아무런 소득 없이 날려버리게 되는 거예요. 그게 지금 떠나려는 다른 이유죠."

일본의 전 올림픽 체조 국가대표인 데쓰야 소토무라 선수

지난 1월 일본에 상륙한 코로나19는 일본 내 올림픽 열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일본 정부는 해외에서 바이러스가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대부분의 외국인들이 국경을 넘지 못하게 하는 조치를 취했다. 많은 일본인들 역시 외국인 선수들 또는 관중들이 들어오도록 하기 위해 국경 문을 급하게 여는 것을 원치 않았다.

교도통신 여론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내년에도 만연하다는 전제 하에서 도쿄 올림픽 개최를 지지하겠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일본인은 단 23%에 불과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최근 수치들 역시 긍정적 기대를 가지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전 세계 감염자 수는 15000만 명을 넘어섰고, 이 숫자는 매 4~5일마다 100만 명 정도씩 증가하고 있다.

특히 미국과 브라질, 인도, 남아프리카 등에서는 코로나19 확산 억제 실패로 감염자 수가 폭증하고 있다.

1년이 긴 시간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많은 보건 전문가들은 내년 여름까지 팬데믹 상황을 종결 시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울 것으로 보고 있다.

소토무라 씨(오른쪽)가 도쿄 북부 외곽 훈련장에서 후배를 지도하고 있다

코베 대학병원의 켄타로 이와타 교수는 올림픽 개최의 유일한 희망은 백신이라고 말한다.

이와타 교수는 백신이 개발되면 모든 게 바뀔 수도 있다고 주장하면서 "1차와 2차 임상시험 모두에서 가능성이 엿보이는 결과를 얻었다. 나는 아직 희망을 놓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일반적으로 백신이 개발된다고 해서 바이러스를 뿌리뽑을 수 있는 건 아니고, 발생 정도를 절반가량 낮추는 것은 가능하다"며 "코로나19가 종식될 거라 생각하진 않는다. (백신이 나와도) 2021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비교적 간단해 보이는 해결책이 있긴 하다. 바로 도쿄 올림픽을 2022년으로 다시 연기하는 것이다. 그 정도 시간이라면 팬데믹이 그 수명을 다할 가능성이 훨씬 더 높다. 하지만 이 선택지는 일본 정부의 고려 대상에서 제외됐다. 국제 올림픽 위원회의 최장수 멤버인 딕 파운드씨는 2021년에 올림픽이 열리지 못하면 다른 안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확실한 건 2021년이 마지막 기회라는 것"이라며 "2022년 또는 2023년 계속 미룰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그보다 더 길게 불확실한 상황을 유지시키는 것은 일본에게 있어서도 옳지 않은 일이다. 선수들이 경기 참여를 위해 이동하는데 안전한 상황이라면, 경기가 치러질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이 이뤄질 것이다. 하지만 만약 일본과 세계 다른 나라들의 공중 보건 당국들이 안전하지 않다는 판단을 내린다면. '어쩌겠어, 팬데믹이 새 전쟁인 것을'이라고 생각하는 수밖에는 다른 도리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스위스 로잔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본부에 세워진 오륜기 조형물

현대 올림픽 역사상 올림픽이 취소된 것은 1,2차 세계대전 단 두 차례뿐이었다. 그 중 하나는 도쿄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던 1940년 올림픽이었다.

그렇다면 경기를 간소화하는 것은 어떨까? 외국 선수들에게는 도착 전 자가 격리를 하게 하고, 외국인 관중을 받지 않는 방식으로 말이다.

파운드씨는 이 역시 가능성이 없다고 못박았다.

그는 "북미 표현으로는 '물고기를 낚든, 미끼를 자르든'이라고 한다"면서 "일본은 경기를 치를 것인지, 아니면 그러기엔 너무 위험성이 큰지 결정을 해야 할 것이다. 만약 위험성이 너무 크다는 판단을 내린다면 일본이 제안하고 국제 올림픽 위원회가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경기 취소가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3일 밤, 일본은 올림픽 경기장에서 개막식까지 남은 시간을 보여주던 디데이(D-Day) 시계에 일 년을 더해 넣는 행사를 치렀다.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는 경기가 반드시 치러져야 한다고 말하고 있지만, 코로나19가 그의 뜻에 따라줄지 지켜봐야 할 일이다[BBC 뉴스 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