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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박사과정 학생은 어떻게 중국 스파이가 됐나 본문

同一介中華(中國)/북경정부-中華人民共和國(中國)

싱가포르 박사과정 학생은 어떻게 중국 스파이가 됐나

CIA Bear 허관(許灌) 2020. 7. 27. 17:46

'딕슨 여'는 박사과정을 막 시작한 학생이었다

준웨이여는 2015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학술회의에 초청 받았다. 박사과정을 막 시작한 싱가포르인 학생이었던 그에게 이는 매우 좋은 기회였다.

그는 중국 외교정책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었고, 당시 초강대국으로 떠오르던 중국이 영향력을 얻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 직접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싱가포르 국적인 여와 중국의 관계는 그렇게 시작됐다.

그러다 지난 24일, 가짜 컨설팅 회사를 차린 뒤 미 정부와 군 직원들로부터 정보를 캐내 온 여는 중국 정보 당국 공작원으로 활동했다는 혐의를 인정했다.

미 연방법원 기록에 따르면, 준웨이여는 '딕슨 여'라는 이름으로 활동했다.

중국 학술회의에서 논문을 발표한 이후 그는 중국 정책연구소 관계자라고 주장하는 이들의 연락을 받았다. 그들은 여에게 '정치 보고서와 정보'를 제공하면 값을 지불하겠다고 접근했다. 나중에는 특정 국가에서 나오는 루머와 내부 정부 등을 요구했다.

여는 이들이 중국 정보요원임을 눈치챘지만, 관계를 끊진 않았다. 초기에 그는 동남아시아 국가들에 집중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지만, 이후 관심사는 미국으로 옮겨갔다.

그렇게 여는 중국 정보요원의 길을 걷게 됐다. 그는 가짜 컨설팅 회사를 만들어 취업 사이트인 '링크드인'을 사용해 미국인들에게 접근했다. 그렇게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중국 정부의 불법 요원으로 활동했다.

최근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깊어지자, 미국 정부는 중국 스파이에 대한 단속을 강화했다.

여는 지난 14일 미국 법정에서 '외국 세력의 불법 요원'(illegal agent of a foreign power) 혐의에 대해 유죄를 시인했다. 해당 혐의와 관련해 올해로 39세인 여는10년 이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최근 미국 정부는 중국 스파이에 대한 단속을 강화했다

아시아 최고 공무원과 정부 관계자를 양성해온 싱가포르 리콴유 공공정책대학원(LKYSPP)의 동문들은 옛 동료가 중국 공작원임을 자백했다는 소식에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한 동료는 여에 대해 "수업 때 매우 활동적"이었다며 "총명한 사람"이었다고 기억했다.

또 여가 종종 사회적 불평등에 관해 이야기했고, 유년 시절 그의 가정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이 학교의 전 직원이었던 다른 지인은 여를 사뭇 다르게 기억했다. 그는 여가 "자신의 중요성을 부풀린 것 같다"고 말했다.

여의 박사학위 지도교수였던 황징 교수는 당시 저명했던 중국계 미국 교수로, 2017년 밝혀지지 않은 스파이 활동으로 싱가포르에서 추방당했다.

황 교수는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싱가포르를 떠나 워싱턴DC에서 일하던 그는 지금 베이징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법무부가 공개한 법원 서류에 따르면, 여는 중국 각지에서 수십 차례에 걸쳐 중국인 요원을 만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 만남에서 그는 미 상무부와 인공지능, 그리고 중미 무역 전쟁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입수하라는 요청을 받았다.

빌라하리 카우시칸 전 싱가포르 외교차관은"준웨이가 스스로 중국 정보국에서 일한다는 걸 몰랐을 리 없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여는 사용자가 7억 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진 '링크드인'을 사용해 연락망을 넓혔다. 법원 문서에는 사이트 이름이 공개되지 않았다.

전직 정부 및 군 직원과 관련 계약 업체 관계자들은 수익이 좋은 일자리를 얻기 위해 링크드인에 자신의 근무 이력에 대한 세부사항을 공개한다.

지금은 내려간 딕슨 여의 링크드인 프로필

따라서 외국 정보기관들에는 링크드인이 굉장히 좋은 도구가 될 수 있다.

2018년 윌리엄 에바니나 미국 국가방첩안보센터(NCSC) 국장은 중국에서 차단되지 않는 몇 안 되는 미국 웹사이트인 마이크로소프트(MS) 소유 플랫폼을 이용해 중국이 '굉장히 공격적'인 행동을 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MS는 링크드인을 2016년에 인수했다.

지난해 5월 중국 요원에게 군사기밀을 누설한 혐의로 20년 형을 받은 전직 미국 중앙정보국(CIA) 요원 케빈 말로리도 링크드인으로 처음 연락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독일 정보기관은 중국 요원들이 링크드인을 이용해 최소 1만 명의 독일인에게 접근했다고 밝혔다. 링크드인은 이 사건에 대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단 이전부터 악의적인 활동을 막기 위해 다양한 조처를 해왔다고 해명했다.

여는 링크드인에서 저명한 회사의 이름을 빌려 컨설팅 업무를 하고 있다며, 미 정부 직원들에 접근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에 필요한 보고서가 있다며 이들에게 정보를 요청했다. 그는 이렇게 입수한 정보를 중국 요원에게 전달했다.

여가 접촉한 사람 중 미 공군의 F-35 전투기 팀에서 근무하던 사람도 있었는데, 그는 당시 돈 문제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또 다른 사람은 미 국방부 소속 장교였는데, 그는 아프가니스탄 미군 철수가 중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하는 데 2000달러(약 239만원)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는 2019년 워싱턴DC에 머물며 링크드인을 통해 활동을 이어갔다. 링크드인 알고리즘은 그에게 비슷한 배경이나 경험을 가진 새로운 연락처를 끊임없이 제공했다.

MS는 링크드인을 2016년에 인수했다

법원 서류에 따르면 중국 요원은 여에게 링크드인에서 누군가에게 접근할 때 "지금 하는 일에 만족을 느끼지 못하는지" 혹은 "돈 문제를 겪고 있는지" 물어볼 것을 조언했다.

LKYSPP 출신 미국인 윌리엄 응우옌은 2018년 베트남에서 시위에 참여해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 결국 베트남에서 추방된 응우옌은 지난 10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출소 이후 여가 그에게 '여러 번' 연락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2018년 여는 그의 가짜 컨설팅 회사가 사람을 뽑는다며 온라인 구인광고를 올리기도 했다. 이를 통해 400개가 넘는 이력서를 받았으며, 이 중 90% 이상이 "국가 정보 권한이 있는 미군과 정부 관계자"였다. 그는 수사관들에게 이 중 일부를 중국에 보냈다고 말했다.

'중국 공산당 간첩: 인텔리전스 프라이머'의 공동 저자인 매튜 브라질은 정보수집 활동을 위해 링크드인을 사용하는 것이 뻔뻔하다면서도 놀랍지는 않다고 말했다.

브라질은 "세계의 많은 정보기관들이 링크드인을 사용하고 있을 것"이라며 "링크드인은 사람들이 자신의 경력을 올리고, 또 다른 사람들이 이를 볼 수 있게 만든 사이트이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이는 (첩보활동에) 굉장히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컨설팅을 핑계로 보고서를 받는 것은 정보원에게 다가갈 수 있는 좋은 "고리"라고 설명했다.

존 데머스 미 법무차관보는 이번 사례는 중국의 사이버 공격이 "미국의 개방성"을 이용하고, "중국인이 아닌 사람을 이용해 미국인에게 접근하는 방법"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580만 명 인구의 다문화 사회인 싱가포르는 미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싱가포르는 중국과도 긍정적인 관계를 추구하고 유지해왔다. 중국인은 싱가포르 내 가장 큰 민족이기도 하다.

카우시칸 전 싱가포르 외무장관은 이번 사건으로 싱가포르인이 정보수집 활동을 한 것이 드러났지만, 미국과의 관계가 손상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단 싱가포르 사람들이 앞으로 미국 사회에서 더 큰 의심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 26일 싱가포르 내무부는 이번 사건이 싱가포르 안보에 직접적인 위협은 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싱가포르 일간지 스트레이츠 타임스에 따르면, LKYSPP의 데니 콰 총장은 이메일을 통해 "우리 학교 교직원이나 학생들 중 추가로 이번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사람은 없다"고 전했다.

LKYSPP의 대변인은 BBC에 여는 2019년 학교에 박사학위 휴학 신청을 했으며, 현재 그는 퇴학 조처됐다고 밝혔다.

여는 중국 요원들이 요구했던 만큼의 정보를 가져다주지는 못한 듯하다. 2019년 11월 그는 미국에 가면서 "영구적인 정보 전달자"를 확보하라는 요청을 받았다.

하지만 그는 이 임무를 완수하지 못하고 곧 체포됐다. 선고는 오는 10월 9일 있을 예정이다[BBC 뉴스 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