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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축구: 무관중·무중계 한국 대 북한 평양 매치에 뿔난 한국팬 본문
텅 빈 경기장에서 경기하는 남북 축구 대표팀
기대를 모았던 남북 축구대표팀 경기가 결국 '무관중', '무중계'로 진행되면서 한국 사회에서 비난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15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남북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조별리그 3차전 한국 대 북한 경기는 0-0 무승부로 종료됐다.
남북 남자 축구대표의 평양 경기는 1990년 10월에 열렸던 통일축구 이후 29년 만이다.
북한은 7일 대한축구협회에 선수단과 대한축구협회 임원 등 55명에게만 비자를 발급했고, 응원단과 취재진의 방북을 불허했다.
특히 응원단·현지취재 등과 관련해 "(남북) 당국 협의 사항"이라고 알려왔다가 막판에 모두 거절했다.
위성 생중계 또한 중계권료와 기술적인 문제를 제기해 결국 무산됐다.
심지어 이날 경기는 사전 통보 없이 무관중 경기로 치러졌다.
원래 북한 관중 4만 명이 입장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관중이 들어오지 않았고, 결국 선수들과 관계자들만이 자리한 가운데 경기가 치러졌다.
높아지는 비판 여론
이같은 북한의 경기 개최 방식에 사람들은 '중계도 없고 무관중 경기에 실망만 가득하다', '월드컵 공동개최가 가능할까?', '깜깜이 축구'라는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전국민적 관심사였던 만큼 '축구경기 실황중계 하나 못하는데 어떻게 남북한 평화문제를 해결할 수가 있겠나', '종전선언은 허상이었다'와 같은 남북관계 관련한 반응도 나오고 있다.
무중계, 무관중으로 치러진 평양 경기를 지켜본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도 실망감을 드러냈다.
FIFA 홈페이지에 게재된 보도자료에 따르면 인판티노 회장은"역사적인 매치를 위해 가득 찬 경기장을 볼 수 있길 기대했지만, 관중이 전혀 없어서 실망했다"며 생중계와 비자 문제, 외신에 대한 허용 문제 등도 놀라웠다"고 말했다.
또, "한순간에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은 순진한 생각일 것"이라며 "우리는 북한축구협회에 이 문제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경기중계는 '문자로' 전달
중계와 취재가 불가했기 때문에 경기 내용은 매우 복잡한 과정을 통해 전해졌다.
우선 현장의 아시아 축구연맹(AFC) 경기 감독관이 전후반전 결과, 선수교체, 경고 등 간단한 내용을 휴대전화 메신저로 말레이시아 AFC 본부에 전했다.
이어 이 내용을 아시아축구협회가 받아서 대한축구협회에 전달하는 형식이었다.
이런 가운데 텅 빈 축구장에서 치러진 경기의 일부 장면이 북한 주재 스웨덴 대사에 의해 공개되면서 화제가 됐다.
요아킴 베리스트룀 대사는 이 경기를 직접 관전한 뒤,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양국 국가 연주 장면과 양 팀 선수가 신경전을 벌이는 영상 등을 올렸다.
무관중·무중계... 지침 위반인가?
무승부 경기 끝나고 인사하는 한국과 북한 축구 대표팀
논란은 거세지만 북한의 이런 경기 운용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기는 어렵다.
2차 예선 경기중계권은 주최 측 협회가 마케팅 권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지침을 어겼다고 할 수가 없다.
또, 무관중 경기 역시 상업적 권한은 주최국 협회에 달려있기 때문에 문제로 삼기엔 어려운 측면이 있다.
북한이 국제 스포츠 행사를 치르면서 생중계를 하거나 취재진을 허가하는 일은 흔치 않다. 지난달 레바논과의 월드컵 2차 예선 1차전도 북한은 생중계하지 않았고 이후 녹화 방송을 내보냈다.
이와 마찬가지로 북한은 월드컵 본선이 열릴 때도 취사선택해 편집 후 방송을 해왔다.
이번 경기와 관련해 박문성 축구 해설위원은 BBC 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월드컵 예선처럼 중요한 경기는 과거 1970년대 TV 중계 기술이 부족해도 라디오로라도 실시간 소식을 전한 사례가 있었다"면서도 현시대에는 무중계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당혹스러웠다"고 평했다.
이어 "유럽에서는 소요나 인종차별로 해당 팀이 징계를 받았을 때 무관중 경기 사례가 있지만 스스로 무관중 경기를 자처하는 건 처음 있는 일이다"라고 설명했다.
향후 경기 중계 가능성은?
하지만 이번 2차 예선과는 다르게 최종 예선에서 남북 대결이 북한에서 성사된다면 생중계는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최종 예선의 경우 중계권과 마케팅 권리를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주관하고 행사하기 때문이다.
반면, 북한은 오는 20일 평양에서 개막하는 아시아주니어역도선수권대회의 경우 참가하는 남측 선수단·취재진 등 70여 명에 대해 초청장을 보내면서 남측 취재진 2명의 방북을 허가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상대적으로 열세인 축구보다는 강세 종목인 역도에 취재 등을 허용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평양 매치 관련해 비판 여론도 일고 FIFA 회장까지 문제 제기를 했다고 밝혔지만, 북한에서 국제 축구 경기 불허 방침이 내려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법적 위반 사항은 없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박문성 위원은 "북한이 경기를 진행하지 않으면 징계를 받아야 했겠지만, 중계하지 않은 건 북한이 (중계권 판매) 권리를 포기한 것일 뿐이며 중계하는 게 의무사항이 아니다"라면서도 "앞으로 (북한에서) 축구 경기가 열리겠지만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BBC 뉴스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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