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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유엔제재 위반 무기 판매 정황 본문

Guide Ear&Bird's Eye/북한정부 마약, 밀수, 인신매매 자료

북한, 유엔제재 위반 무기 판매 정황

CIA bear 허관(許灌) 2019. 9. 5. 23:51


지난해 9월 평양에서 열린 북한 정권 수립 70주년 열병식에서 전차 부대가 행진하고 있다.


북한이 무역회사 이름으로 웹사이트를 개설해 재래식 무기를 판매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곡사포와 지대공 미사일, 전차까지 판매하는데, 북한은 과거에도 웹사이트를 통해 유엔 대북 제재 위반 품목을 판매하다 적발된 사례가 있습니다


북한이 개설한 것으로 의심되는 웹사이트는 중국 광둥성 주하이에 본사를 둔 조광무역회사의 홈페이지입니다.

이 회사는 1973년에 설립돼 다양한 상품을 전문적이고 효율적으로 수출입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며, 아시아, 유럽, 중동, 아프리카, 남미 등 전 세계에 상품을 수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북한이 이 웹사이트를 통해 불법 무기 거래를 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웹사이트 상품 소개란에 건설·농업, 중장비, 조류 추적 연구 부문으로 나눠 상품을 올렸는데, 해당 내용에 접속하면 실제로는 모두 현재 북한에서 사용 중인 무기가 버젓이 올라와 있습니다.


북한이 개설한 것으로 알려진 '조광무역' 웹사이트의 상품 소개 중 '건설 장비' 항목에는 '폭풍호' '천마호' 전차 등 무기류가 버젓이 올라와 있다


건설 장비에는 북한의 주력인 ‘폭풍호’ 전차가 미화 420만 달러, 2010년 북한 열병식에도 등장한 ‘천마호’ 전차가 270만 달러에 팔리고 있었습니다.

중장비 상품 부문도 주체포로 알려진 북한 자체 개발 170mm 자주포가 ‘곡산포’라는 이름으로 소개돼 있고, 240mm 다연장 로켓, 방사포도 판매 목록에 올라 있습니다.

또 북한판 패트리엇 미사일로 알려진 KN-06, 번개 5호로 알려진 지대공 미사일은 조류 추적 연구 상품으로 분류돼 5천 100만 달러의 가격이 책정돼 있습니다.

각각의 상품에는 제원과 역사, 사거리 등 간략한 소개도 덧붙였고, 더 자세한 상품 소개를 원할 경우 개별적으로 접촉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조광무역회사의 웹사이트 존재를 처음 공개한 `마카오 비즈니스 매거진’은 공개된 것 이상으로 진위를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웹사이트가 차단되지 않도록 무기 목록과 정보를 숨기는 북한의 전형적 수법이 사용됐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이 이 사이트를 운영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것은 조광무역회사와 북한과의 관계 때문입니다.

조광무역회사는 원래 북한이 마카오에서 운영하던 해외 무역상사 중 가장 큰 규모의 회사로, 사실상 북한의 대표부 역할을 하던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1980년대에는 공산품 등 서방 상품을 수입하고 비자를 발급하는 등 영사관 업무도 수행했는데, 지난 2005년 돈세탁 혐의로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이 미국의 제재를 받으면서 본사를 마카오에서 중국 주하이로 옮겼습니다.

만일 북한의 재래식 무기를 이 웹사이트를 통해 판매하는 것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무기 금수 조치를 명시한 유엔 제재 위반이 됩니다.

앞서 지난해 유엔 안보리 전문가패널 보고서는 북한이 시리아와 예멘, 리비아 등 분쟁 지역에 무기를 판매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예멘의 후티 반군에 전차와 로켓추진 수류탄, 탄도미사일 등을 거래했다는 증거가 담겼습니다.

이번처럼 북한이 웹사이트를 개설해 유엔 대북 제재 위반 품목을 판매하다 적발된 사례도 많습니다.

지난 2017년 안보리 1718위원회 산하 전문가패널은 북한이 중국 베이징에 본사를 둔 ‘GPM’이라는 이름의 회사를 통해 리튬6을 판매하려 한 정황에 대해 조사했다고 밝혔습니다.

리튬6 동위원소와 관련 장비들은 핵 관련 금지 물질로 등재돼 안보리 대북 제재 품목인데, 북한은 웹사이트를 통해 리튬6 을 매달 10kg씩 제공할 수 있다고 광고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 지난 2017년 안보리의 소말리아·에리트레아 제재위원회 산하 감시그룹의 연례보고서에서도 북한이 글로콤이라는 기업 이름으로 웹사이트를 만들어 군사용 고주파 무전기와 암호 해독용 마이크, GPS 등을 판매한 내용이 담겼습니다.

글로콤은 북한을 기반으로 한 ‘팬 시스템’사의 위장 기업으로 당시에도 웹사이트를 통해 유엔 대북 제재 위반 품목을 판매하다가 적발돼 접속이 차단됐습니다.

VOA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