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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방문 교황 피델 카스트로와 회동 본문

중앙 아메리카 지역/쿠바

쿠바 방문 교황 피델 카스트로와 회동

CIA Bear 허관(許灌) 2015. 9. 21. 21:41

 

                                                           Pope Francis and Fidel Castro shake hands on Sunday afternoon.

로마 가톨릭의 지도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20일 쿠바 수도 하바나에서 미사를 집전하고 사상의 위험성을 경고했습니다.

교황은 하바나의 역사적인 혁명 광장에 모인 사람 수만 명에게 강론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강론에서 기독교인은 항상 욕망과 권력을 멀리하고 약한 사람들을 돌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교황은 또 하바나에 있는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의 집을 찾았습니다. 교황청은 카스트로의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교황과 카스트로 전 의장이 격식 없고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만났다고 전했습니다. 두 사람은 이 자리에서 선물로 책을 주고받았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어 피델 카스트로의 동생이자 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인 라울 카스트로를 만날 예정입니다. 교황은 이어 사제들과 함께 저녁기도회를 열고 문화센터에서 젊은이들에게 연설합니다.

VOA 뉴스

 

                                                                         쿠바 혁명광장에서 미사를 집전하는 프란치스코 교황

 

 교황은 이날 오전 쿠바 수도 중심부인 아바나의 혁명광장에서 미사를 집전하고 봉사와 사랑의 메시지를 설파했다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과 교황의 모국인 아르헨티나의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을 포함한 수만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미사에서 교황은 "봉사는 절대 이념적이지 않다"며 타인을 돕는 삶에 대해 역설했다.

교황은 쿠바의 정치·사회적 상황에 대한 직접 언급은 삼가면서도 이념과 이기주의적인 행태를 강하게 비판하는 데 주력했다. 

그는 "기독교인들은 신의 뜻에 따라 항상 개인의 바람과 욕망, 권력 추구 의지 등을 한쪽으로 치워두는 대신 가장 취약한 이웃을 돌봐야 한다"면서 "이기주의와 같은 것에 유혹을 당하지 않도록 특별히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념이 아닌 사람을 돕는 것이므로 봉사와 헌신은 절대 이념적이지 않다"고 덧붙였다. 

교황은 이어 피델 카스트로(89)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과 회동했다.

페데리코 롬바르디 교황청 대변인은 아바나에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카스트로 전 의장의 자택을 찾아가 40분 동안 환담했다고 밝혔다.

롬바르디 대변인은 편하고 다정한 분위기에서 교황이 올해 발표한 환경, 세계경제 문제에 대한 회칙을 포함해 여러 주제의 대화가 이어졌다고 전했다

AP통신은 카스트로 전 의장이 2012년 3월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방문 때 질문 공세를 쏟아낸 것과 달리 대화에 무게를 뒀다고 보도했다.

카스트로 전 의장의 아들인 알렉스 카스트로가 촬영해 배포한 사진을 보면 카스트로 전 의장은 와이셔츠 위에 체육복을 걸친 상태로 교황을 맞이했다.

프란치스코 교황과 카스트로 전 의장은 자신들의 신념을 담은 책을 교환하기도 했다.

교황은 최근 작성한 회칙을 포함한 여러 저술, 신학 책 두 권, 아르만도 로렌테 신부의 책과 그의 저술과 관련한 CD를 전달했고, 카스트로 전 의장은 브라질의 대표적 해방신학자 프레이 베투 신부와 자신의 대화를 담은 책인 '피델과 종교'를 답례로 증정했다.

이날 저녁에는 쿠바 아바나 성당에서 수백 명의 사제, 수녀, 신학생을 상대로 한 기도회를 갖고 "신은 교회가 가난해지기를 바란다"며 성직자들이 돈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 빈자와 약자를 돕는 데 더 노력할 것을 주문했다고 CNN 방송과 AFP 통신 등이 보도했다. 

교황은 "부(富)는 우리를 가난하게 만들고, 우리의 가장 훌륭한 것을 빼앗아버린다"며 "교회로서는 나쁜 회계사가 좋다. 왜냐면 그들이 교회를 자유롭고 가난하게 만들어줄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성직자들이 가장 작고, 가장 버림받고, 가장 아픈 사람들에게 예산과 관리를 집중하는 것을 잊어버린다면 좋지 않은 결과를 맞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미리 준비한 원고를 그대로 둔 채 즉흥 연설을 통해 "제발 용서에 싫증 내지 말고, 자비를 두려워하지 말라"고도 촉구했다.

평소 소신대로 '돈의 우상화', '한 번 쓰고 버리는 문화' 등의 자본주의 실태를 비판한 교황은 쿠바의 청년들을 향해 "스스로를 열고 꿈을 꾸라"면서 "당신이 최선을 다하면 이 세상을 다른 곳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꿈을 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제 연설에서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미리 배포한 원고를 통해 이혼과 동성애, 혼전동거 등의 민감한 이슈를 둘러싼 교회 내 분열 조짐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교황은 쿠바 방문 사흘째인 21일 동북부 도시 올긴을 방문해 미사를 집전하며 나흘째인 22일에는 남부 산티아고의 엘코브레 성모 성지를 찾은 뒤 미국으로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