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대통령 선거가 갖는 의미

지난해 7월 군부에 의한 사실상의 쿠데타로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이 해임되고 과도정부에 의한 통치가 계속되고 있는 이집트에서, 지난 3일, 대통령 선거전이 시작됐습니다. 이번 선거전은 쿠데타를 지휘한 압델 파타 엘시시 전 국방상과 좌파계 정치인이자 전 언론인인 함딘 사바히 씨가 대결하는 2파전 양상으로 흐르고 있습니다.

오늘 해설은 '이집트 대통령 선거'가 갖는 의미에 대해 와세다 대학 이슬람 지역연구기구의 스즈키 에미 준교수에게 들어보겠습니다.

이집트의 이번 대통령 선거는 지난해 7월 군부에 의한 쿠데타와, 과도정권의 정당성을 국민에게 확인하는 것에 의미가 있습니다. 선거전에 돌입한 양측 모두 치안 확보와 경제 및 재정상황의 향상을 내세우고 있어 그다지 큰 입장의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유권자는 공약보다는 출신 단체와 배경을 보고 투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재 엘시시 전 국방상은 많은 지지를 얻고 있습니다. 이는 3년 전에 무바라크 대통령이 사임한 이후 악화된 이집트의 치안상황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집트에서는 지금 알카에다계 무장세력이 경찰과 군을 대상으로 빈번히 테러를 자행하는 등 활발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불안한 현재의 치안상황을 바로 군인 출신인 엘시시 전 국방상이 안정화시켜줄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반면에 사바히 씨는 문민 대통령을 원하는 사람들의 지지를 받고 있지만, 얼마만큼 치안을 확보할 수 있을지 미지수입니다. 3년 전 '이집트 혁명'을 주도했던 젊은이들 중 다수가, 의외로 엘시시 전 국방상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군인을 중심으로 대통령 선거전이 전개됨에 따라 무바라크 시대로 회귀하는 듯한 인상을 줄 수도 있습니다. 그만큼 지금의 치안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한편 지난해 해임된 무르시 전 대통령의 출신 단체인 무슬림형제단은 이번 선거를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더욱이 무슬림형제단에 대해 엘시시 전 국방상은 계속해서 매우 강경한 자세를 견지해 왔습니다. 다만 전 무슬림형제단원 중에는 비폭력을 원하는 비교적 젊은층도 있기 때문에,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나면 이들을 정치계에 참가시켜 국민화합을 도모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선거는 중동지역 전체에도 커다란 의미를 지닙니다. 중동지역 전체에서 알카에다계 무장세력의 활동이 계속해서 활발해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이집트 대통령 선거를 통해 강한 대통령이 탄생하게 되면 지역 정세가 안정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오늘 해설은 '이집트 대통령 선거'가 갖는 의미에 대해 와세다 대학 이슬람 지역연구기구의 스즈키 에미 준교수에게 들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