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폭격기, 중국 방공식별구역을 첫 비행

미국방부는 중국이 동중국해의 넓은 범위에 걸쳐 방공식별구역을 설정한 이후 처음으로 미군의 폭격기가 이 지역을 비행했다고 밝혔습니다.

중국 정부는 지난23일, 오키나와 현 센카쿠열도의 상공을 포함한 동중국해의 넓은 범위에 방공식별구역을 설정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또, 이 공역을 비행하는 항공기에 대해 비행계획의 제출과 중국 국방부의 지시에 따를 것 등을 의무화 하고 따르지 않을 경우 무력에 의한 긴급 조치를 취한다고 경고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미국방부의 워렌 보도부장은 26일 기자들에게 미군의 폭격기 두 대가 훈련의 일환으로 중국이 설정한 방공식별구역을 비행했다고 말했습니다.

워렌 보도부장은 또, 폭격기가 비행할 때, 중국 당국에 사전통고는 하지 않았지만 중국 측으로부터 별다른 반응은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두 대의 폭격기는 26일, 통상의 비행훈련을 위해 실탄은 탑재하지 않고 괌에 있는 미군기지를 출발해 훈련비행을 한 뒤 괌으로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의 보도기관은 이 폭격기가 B52폭격기라고 보도했습니다.

미군은 공해 상공은 국제법상, 자유롭게 비행할 수 있다고 밝히고, 앞으로도 중국 측이 요구하는 비행계획의 제출 등에는 응하지 않고 종전대로 이 지역에서 항공기 운용을 계속할 방침입니다.

미국무부, 중국에 세심한 주의와 자제 요청

중국이 오키나와 현 센카쿠열도의 상공에 방공식별구역을 설정한 데 대해, 미국무부의 사키 대변인은 26일, 강한 우려를 나타내고, 중국 정부에 세심한 주의와 자제를 요청했습니다.

회견에서 사키 대변인은 중국에 의한 일방적인 조치는 현상을 변경하려는 시도로, 지역의 긴장을 높이고 충돌의 위험을 조장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키 대변인은 또, 어느 나라든지 영공침범을 할 의도가 없는 외국의 항공기에 대해 방공식별구역이라고 해서 어떤 조치를 취해서는 안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러셀 국무차관보와 중국 주재 로크 대사가 중국 정부에 미국의 우려를 전하고 세심한 주의와 자제를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일미,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설정에 연대해서 대응하기로

기시다 일본 외상은 26일 밤, 미국의 케리 국무장관과 전화로 회담했습니다.

전화회담에서 기시다 외상은 중국이 동중국해의 넓은 지역에 방공식별구역을 설정한데 대해 "동중국해의 현상황을 일방적으로 변경해,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는 아주 위험한 행위"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기시다 외상은 일본 정부가 중국 측에 모든 조치를 철회하도록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대해 케리 국무장관은 "일본의 냉정하고 결연한 대응을 평가하며 일본의 입장을 계속해서 지지한다"고 말해, 일미 양국이 연대해서 대응해 가기로 확인했습니다.

한편, 오노데라 방위상은 27일 기자들에게 이 지역에서의 자위대기의 운용에 관해, 중국이 요구하는 비행계획 사전 제출은 "당연히 필요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오노데라 방위상은 자위대기도 종전대로 비행시킬 것이라는 생각을 밝혔습니다

대만, 중국에 비행계획서 사전 제출

중국이 오키나와현 센카쿠열도 상공을 포함한 지역에 방공식별구역을 설정함에 따라, 대만의 항공당국이 이 상공을 거쳐 일본 등으로 향하는 민간 항공기의 비행계획서를 중국 당국에 제출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 대만의 항공당국은 26일 밤 성명을 통해, "국제민간항공기구의 규정에 따른 것으로, 안전을 고려해 비행계획서를 제출하는 것은 국제적인 항공 업무의 관례"라고 설명했습니다.

비행계획서 제출 대상에 포함되는 것은 대만에서 일본과 한국, 미국 등으로 향하는 항공편으로 하루에 약 100편에 달합니다.

대만당국은 23일, 중국이 방공식별구역을 설정한데 대해 센카쿠열도의 영유권은 대만에 있다고 재차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중국이 설정한 구역이 대만의 방공식별구역과 일부 겹치는데 대해서는 "군이 적절히 대처해 대만의 영공 안전을 확보할 것"이라며 대만의 주권을 지키겠다는 자세를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