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포섭됐다 용도폐기된 50대 2심서 형량 `쑥'

서울고법 형사12부(최재형 부장판사)는 북한 공작기관에 포섭돼 북한산 마약 유통과 탈북자 납치를 시도한 혐의(국가보안법 위반 등)로 기소된 김모(55)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5년을 선고했다고 17일 밝혔다.

   재판부는 "북한 지역으로 여러 차례에 걸쳐 탈출해 북한의 공작금 마련을 위해 히로뽕 매매를 시도했고, 탈북자와 그들을 입국시키려는 한국인을 유인해 공작기관에 넘기라는 지령을 수행하려 했다"며 "이는 대한민국의 안보와 자유민주주의 질서에 위험을 초래하는 행위로 그 죄질이 매우 무겁다"고 밝혔다.

   이어 "수행활동 대부분이 미수에 그치거나 실패했고 자진 입국해 수사기관에 자백한 사실 등이 인정되지만, 북한에서 중좌 계급까지 부여받고 북으로부터 연락이 끊어지자 연계를 지속하려 노력한 점 등을 종합해 볼 때 원심의 형량은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고 덧붙였다.

국내외를 오가며 마약 밀거래 활동을 하다 수사를 받게 되자 중국으로 도피한 김씨는 1999년 5월 산둥성 웨이하이시에서 `좋은 히로뽕을 대량으로 구해주겠다'며 접근한 북한 공작원 김모(여)씨에게 포섭돼 마약 판매망의 구축 등 보위사령부의 각종 지령을 수행하려 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그는 또 탈북자 및 탈북 관련사업을 하거나 이산가족 상봉사업을 하는 한국인 등을 유인해 공작기관에 넘기고 국가정보원 안가의 위치나 국정원 직원의 신원 등 국가기밀을 수집하라는 지시도 받았으나, 활동 대부분은 미수에 그치거나 실패로 돌아갔고 2003년 이후에는 사실상 `용도폐기'돼 북한 당국과 연락이 끊겼다.

   1심 재판부는 `죄질이 중하지만 국기기밀 수집 행위는 위험성이 크게 발현되지 않았다'며 징역 3년을 선고했으나 김씨와 검찰은 모두 불복해 항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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