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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한국 외교관 추방' 전말 본문
Secretary-General Ban Ki-moon (right) speaks with Moammar Al-Gaddafi, President of the Socialist Peoples Libyan Arab Jamahiriya, at the working breakfast meeting of leaders of 8 major industrialized countries (G-8), on the Impact of the Global Financial Crisis on Africa.
리비아의 한국 외교관 추방 사건은 '정보활동'을 둘러싼 양국의 평가와 해석의 차이에서 비롯된 불미스런 일로 볼 수 있다. 발단은 지난달초 리비아 당국의 스파이혐의 조사에서 시작됐다. 리비아 보안당국은 주리비아 한국대사관 정보담당 직원의 활동이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와 그의 아들이 운영하는 조직과 관련된 것으로 보고 해당 직원을 구금, 조사에 착수했다. 국가원수 주변의 조직에 대한 사항은 리비아에서 '금기시된 영역'으로 알려져 있다.
현지 아랍언론들은 "이 직원이 카다피 원수의 국제원조기구 조사와 아들이 운영하는 아랍권내 조직에 대한 첩보활동을 한 사실을 파악하고 한국정부에 문제제기를 했다"고 주장했다. 또 이 사건과 관련해 한국 대사관에서 근무하던 리비아인 직원도 간첩혐의로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당시 해당 직원의 정보활동은 북한과 리비아간 방산협력과 관련된 통상적 활동의 범주를 벗어나지 않았다는게 정부당국자들의 설명이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우리의 정보활동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주리비아 한국대사관의 정보담당관이 북한 또는 방산협력 관련 정보를 수집했는데 리비아 측에서 다른 방식으로 오해해 문제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리비아 보안당국이 자국의 국가원수 등에 대한 첩보활동으로 오해했다고 얘기다.
그러나 리비아측의 오해는 좀체 풀리지 않았다. 해당 직원은 같은달 15일 급기야 '비우호적 인물(persona non grata)로 통보받았다. 이어 72시간 이내 출국해야 하는 관례에 따라 18일 한국으로 돌아왔다.
이어 닷새 뒤인 같은 달 23일에는 주한 리비아경제협력대표부 직원 3명을 모두 본국으로 불러들였다. 비자발급 등 영사업무가 중단된 것은 이때부터다.
급기야 정부는 지난 6일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을 급히 대통령 특사로 파견했다. 최고위층을 설득하기 위해 현 정부의 실세인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 의원이 '해결사'로 나선 셈이다.
이 의원은 13일까지 현지에 머물며 바그다니 마흐무디 리비아 총리와 세 차례의 면담 등을 통해 리비아 정부의 오해를 풀기 위한 양국 정보당국간 협의를 약속하고 돌아왔다. 다만 최고 결정권을 가진 카다피 원수와의 면담은 이뤄지지 못했다.
이에 따라 정보 당국의 실장급 임원을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이 지난 20일 현지로 가서 리비아 정보 당국과 1차 협의를 마치고 이날 현재 현지에서 리비아 측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리비아에서 활동하던 선교사 구모씨가 지난달 15일 리비아 관계 당국에 구속된 데 이어 구씨의 활동을 돕던 한국인 농장주 전모씨가 지난 17일 구속되는 사건이 발생, 이번 외교관 추방사건과의 연관성이 주목받고 있다.
이슬람 국가인 리비아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다른 종교 선교사를 구속하거나 법적으로 제재하는 사례가 없었다는 점에서 이 사건이 어느 정도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게 소식통들의 관측이다.
다른 소식통은 "리비아 측이 구씨와 전씨에 대한 영사접근을 허용하지 않고 계속 붙잡고 있는 것 자체가 한국 정부에 대한 불편한 심기의 표출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리비아가 이처럼 강경하게 나오는데는 카다피 원수와 그 주변의 정보를 탐문하려고 한다는 오해도 있지만 우리 정부가 벌이는 이번 정보활동의 이면에는 미국이 있다는 의구심이 작용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리비아 현지의 일부 언론은 해당 외교관의 첩보활동이 한국 정부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식으로 보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외교관이 비우호적 인물로 규정돼 추방된 것은 외교적으로 매우 불미스러운 사건이다.
지금까지 한국 외교관이 추방된 것은 1998년 7월 한.러시아 외교관 맞추방 사건이후 두번째다. 당시 주러시아 대사관 참사관과 주한 러시아 대사관 참사관이 양국 정부로부터 `비우호 인물'(persona non grata)로 규정돼 서로 추방했다.
외교가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순조롭게 풀리지 않을 경우 국교단절이라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30년간 수교를 유지해온데다 경제협력과 인적교류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볼 때 양측이 일정한 시간을 거친 뒤 대화와 협상을 통해 문제해결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게 지배적인 분석이다.
hyunmin623@yna.co.kr
"선교사.기업들 간첩활동 혐의 추궁받아"
지난달 중순 발생한 리비아 정부의 한국 외교관 추방 사건을 둘러싸고 새로운 사실과 정황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달 중순 대통령 특사자격으로 리비아를 방문한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은 28일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현재 진행중인 정부 차원의 설득 움직임과 리비아 정부의 전반적 분위기를 소개했다.
우선 리비아측이 이번 사건을 '단교'(斷交)라는 최악의 상황으로 가져가려는 극단적인 입장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그보다는 이번 사건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 보다 적극적이고 철저한 해명을 해달라는게 리비아 정부의 주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알-바그다디 알리 알-마흐무드 리비아 총리는 이 의원과의 면담에서 "`최악의 상황은 안되도록 노력하겠다. 그러나 해명을 철저히 해달라. 오해는 풀어야 하지 않느냐"는 입장을 전달했다는 후문이다.
이 의원은 "총리와의 면담후 양국관계가 근본적으로 파국으로 가지 않을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사전 면담요청도 없이 리비아를 방문해 세차례나 총리를 면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총리에게 "미안하게 됐다. 그러나 리비아는 한국 사람들이 일할 기회를 많이 준 나라인데 우리가 왜 첩보활동을 하겠느냐"고 설명했고, 총리도 세번째 면담에서는 충분히 이해하는 분위기로 돌아섰다고 이 의원은 전했다.
이 의원은 특히 좀처럼 면담기회를 갖기 어려운 정보당국의 최고책임자와도 만나 우리 정부측 입장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리비아측은 현재 불법 선교혐의로 체포돼있는 한국인 선교사 구모씨에 대해서도 간첩혐의를 추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총리와의 면담과정에서 "선교사의 첩보활동은 있을 수 없다. 조사하면 다 나오지 않겠느냐"며 "조사 빨리 끝내고 풀어달라"고 선처를 호소했다.
또 현지에 진출한 기업들도 지난달부터 간첩활동과 관련해 리비아 보안당국으로부터 조사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강도는 그다지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조사과정에서 가볍게 '돈받은 것 없느냐' '대사관에서 너희들에게 정보수집하라는 지시가 있었느냐'는 등의 질의가 있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그밖에 리비아 현지에는 다방면의 상호교류 활동과 관련해 북한 사람들도 진출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간첩혐의로 체포됐던 주리비아 대사관의 현지인 직원은 최근 풀려난 것으로 알려졌다.
rh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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