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권여사가 명품시계 2개 버렸다" "딸 계약서 찢었다"

"정연 씨가 계약서를 찢어버렸다고 합니다."
13일 홍만표 대검찰청 수사기획관은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이 APC계좌를 통해 40만달러를 추가로 보낸) 이 사건으로 인해 새롭게 제기되는 의혹을 원천 차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밝혔다. 즉 정연 씨가 주택 구입 계약을 했던 미국 부동산업자의 계좌를 통해 받은 40만달러에 대한 증거를 없애기 위함이라는 것.

뿐만 아니라 노 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검찰 조사에서 "2006년 9월 회갑 때 박연차 태광실업 전 회장에게 선물로 1억원짜리 명품시계 두 개를 받았는데 권 여사가 버렸다. 어디에 버렸는지는 잘 모른다. 집(권 여사)에 물어보겠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노 전 대통령 측의 일련의 행동 가운데 증거인멸로 볼 수 있는 부분도 있어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신병처리에 어떤 영향을 줄지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또 이와 관련해 노 전 대통령측 변호인인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검찰이 '추가'라고 밝힌 40만달러는 이미 밝혀진 권양숙 여사가 받은 100만달러의 일부"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새로 밝혀진 40만달러는 박 회장의 비자금 창고 APC계좌에서 나왔기 때문에 박 회장 측이 현찰로 전달한 100만달러와는 별개라고 검찰은 못박았다.

검찰에 따르면 정연 씨가 계좌번호가 적힌 종이를 권 여사에게 전달하자 권 여사가 정상문 전 청와대 비서관을 통해 이를 박 회장에게 갖다줬다는 것. 박 회장은 "어르신이 갖다주라 했다"고 당시 정 전 비서관이 말했던 점도 기억하고 있다고 한다.

게다가 검찰은 이미 "(박 회장한테 현찰로 받은) 100만달러를 일일이 셌다. 이 돈은 40만달러와 별개"라는 정 전 비서관의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소 엉뚱해 보이는 문 변호사의 해명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검찰 수사로 노 전 대통령 측의 거짓말이 드러나고 있는데, 문 변호사도 권 여사의 거짓말에 속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박연차 회장에게서 2006년 9월 회갑 선물로 받은 개당 1억원짜리 피아제(Piaget) 시계 2개를 "봉하마을 집 근처에 버린 것으로 안다"고 진술한 것으로 13일 밝혀졌다. 지난달 30일 검찰에 출두한 노 전 대통령은 "피아제 시계를 갖고 있느냐"고 수사검사가 묻자 "올해 초 집(권양숙 여사)에서 봉하마을(노 전 대통령 거주지) 어딘가에 버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대답했다는 것이다.

이에 검사가 다시 "정확하게 어디에 버렸냐"고 묻자 노 전 대통령은 "그건 집에 물어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노 전 대통령의 이같은 답변내용이 알려지면서 검찰 관계자들은 "황당하기 짝이 없는 궤변 중의 궤변"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보석까지 박힌 값비싼 시계를 내다버렸다는 진술을 곧이곧대로 믿을 수도 없지만 만약 진술이 맞다고 하면 3년간 보관하다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없애버린 것이기 때문에 증거 인멸을 시도한 셈"이라고 말했다.

 

*노정연씨가 계약한 호화단지 '허드슨 클럽'을 가보니…40만 달러의 사용처로 공개된 고급 아파트

풀장 딸린 20억짜리 고급 아파트 노무현 전 대통령의 떨 정연씨 이름으로 구입한 뉴욕의 아파트 입구 모습. 풀장과 도어맨 서비스를 갖춘 고급 아파트다(조선일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딸 정연씨 이름으로 계약한 미국 뉴저지주 웨스트뉴욕의 호화 아파트 단지인 허드슨클럽에 들어서면 허드슨강 건너 뉴욕 맨해튼의 고층 빌딩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아파트 경내에는 입주민만을 위한 스파가 딸린 수영장과 대형 헬스클럽, 20석 규모의 소극장, 당구대가 설치된 클럽라운지, 실내 농구경기장과 애완견 컨트리클럽 등이 들어서 있고, 경비요원이 차를 몰고 끊임없이 순찰하며 외부인을 단속한다.

12일(현지시각) 오전 아파트 산책로에는 개와 함께 허드슨 강변을 여유롭게 걷는 입주민들의 모습이 자주 보였고, 한인들도 눈에 띄었다. 맨해튼 건너편 에지워터·웨스트뉴욕·위호킨 등 뉴저지지역은 조망권 때문에 가격이 비싼 호화 아파트 단지가 많이 들어서 있다. 아파트 단지 바로 앞에는 맨해튼으로 출·퇴근할 수 있는 페리 선착장이 있다.

정연씨 명의로 계약한 아파트는 허드슨클럽 내 아파트 중에서도 가장 좋은 아파트다. 맨 꼭대기층인 4층에 위치했고, 바로 허드슨강을 건너 맨해튼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이 보이는 곳이다. 2개 동으로 구성된 클럽 내에서 가장 큰 아파트로 침실 3개의 복층 구조로 돼 있다. 한때 160만달러를 넘었던 아파트 가격은 지금은 다소 내려 133만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침실 1개짜리부터 최대 3개짜리까지 다양한 크기의 아파트로 이뤄진 이 단지는 경기침체로 미국 부동산 경기가 꺼졌음에도 90%가 이미 팔렸다

 

이 아파트 단지는 지난 2002년 세워져 최고급 렌트 아파트단지로 운영되다, 2005년 11월 리노베이션을 거쳐 2006년부터 일반인에게 분양됐다. 정연씨가 잘 아는 한인 부동산업자에게 송금한 2007년 9월엔 이 아파트가 자유롭게 매매되는 시기였다.

클럽측은 현재 이 아파트에 누가 사는지 밝히지 않았다. 클럽측은 "최고급 아파트를 소유한 사람 가운데 한인들이 많으냐"는 질문에 "다양한 계층이 섞여있다"고 말했다. 클럽 관계자는 "이 아파트는 특별한 사정이 있어 현재 클럽 개발업체가 소유하고 있다"며 "월 5900달러짜리 렌트로 오는 11월까지 운영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