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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환 인권위원장의 추석편지 본문

Guide Ear&Bird's Eye3/머리소리함 31년 경력자 허관(許灌)

안경환 인권위원장의 추석편지

CIA Bear 허관(許灌) 2008. 9. 14. 13:09

안녕하십니까 국가인권위원회 안경환 위원장입니다.

어느덧 무더위가 물러가고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옵니다. 
풍성한 수확의 계절이라지만, 우리 주변엔 올 가을이 여유롭지 못한 분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미래에 대한 불안을 씻어내지 못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 차별과 편견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한 이주민들, 세상으로 향하는 문턱을 넘기가 여전히 버거운 장애인들, 
갈수록 경쟁에 치이고 피로에 지쳐가는 청소년들... 이번 한가위가 이런 분들에게 
잠시나마 휴식이 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출범 7년째를 맞은 국가인권위원회는 국민의 인권보호와 증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특히 2008년은 '인류의 가장 아름다운 약속'이라 불리는 세계인권선언이 환갑을 맞는 해입니다. 
국가인권위는 이처럼 뜻 깊은 시점에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세계인권선언의 숭고한 정신을 
되새길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국가인권위가 추진하는 범국민적 인권 캠페인에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우리 조상들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말을 떠올리며 민족의 대명절인 추석을 
맞았습니다. 
한가위가 되면 나누는 인심도 풍부해지고 사람에 대한 배려도 깊어졌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조금만 마음을 써서 이웃의 삶을 되돌아보면 한가위가 마냥 즐겁지 않은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정겨운 가족과 친지를 만나는 길에 잊고 지냈던 이웃의 상처도 어루만져주는 건 어떨런지요. 
여럿이 뜻을 모아 도움이 필요한 곳에 손길을 전하는 것은 또 어떨런지요. 
우리들의 따뜻한 마음이 모아진다면, 무자년 한가위는 적지 않은 분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입니다.

모쪼록 고향 가는 길 두루 편안하시길 빕니다.

                                                                                                                                                 무자년 한가위  안경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