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 통합, 사회적·경제적 시민권리 강조하는
프랑스 학교 시민교육
당신은 몇 점짜리 시민인가?
다음의 열 가지 질문에 답해 보자. 한 문제에 10점 만점으로 모두 100점 만점에 몇 점 정도인지 채점해 보자.
1. 어떤 사회 문제나 정치적 갈등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 관련된 근원적인 가치와 갈등의 핵심을 판별해 내고 그 문제를 평가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가? 2. 어떤 사회 문제에 관하여 적절한 정보를 선택하고 그것을 제시된 해결책과 논리적으로 관련시키는 능력이 있는가? 3. 다양한 정보출처의 신뢰도를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가? 4. 어떤 사회 문제와 관련되는 가치를 포함한 가능한 한 아주 광범위한 맥락 속에서 문제를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가? 5. 문제해결을 위해 제시된 어떤 해결책을 다루거나 그 시나리오를 작성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가? 6. 증거가 대립되거나 바람직한 가치들 사이에서 갈등이 존재할 경우 이성적 판단을 내릴 수 있는 능력과 의지가 있는가? 7. 어떤 사회 문제에 대해 당신과 다른 관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가? 8. 비록 이상적인 것은 못되지만, 정치적으로 가능한 한 난국을 해결하는 방향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해결책을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가? 9. 정당한 결정이 이행될 수 있도록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가? 10. 자신이 소속된 조직체 안이나 밖에서 정당한 정치적 목적이 달성되도록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가?
프랑스의 시민교육 교과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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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열 가지 질문들은 미국의 시민교육학자인 앵글과 오초아(Shirley H. Engle, Anna S. Ochoa)가 민주 사회에서 시민이 갖추어야할 능력으로 강조한 것을 열 가지로 정리한 것이다. 여러분의 자녀들은 위의 질문에서 요구하는 능력을 키우는 시민교육을 학교에서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한국 사회 교과목의 주 관심사는 답을 정복하는데 있고, 교과서를 집필한 전문가들과 가르치는 전문가들의 권위에 바탕을 둔 사실들을 전달한다. 정치학, 경제학, 법학, 사회학, 문화인류학 분야의 집적되고 축적된 지식들을 개괄하고 요약, 암기시킨다. 전남대 김상봉 교수의 지적에 따르면, 시민교육과 관련이 깊은 한국 도덕 교과서 내용은 타인과 공동체를 위한 도덕, 타인의 불의에 대한 침묵, 타율적 도덕, 국가주의의 강조, 국수주의, 법과 규칙 그리고 획일적 질서의 절대화 등의 특징을 보이고 있다. 그리하여 우리 학생들에게 학교의 사회·도덕과목은 암기과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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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시민교육 교과서 내용
프랑스의 초·고등학교 시민교육 교과서의 목차를 소개하고자 한다. 한국의 초·중·고 사회과 교과서 목차와 비교하며 감상하시길 바란다.
●프랑스 초등학교 시민교육 교과서 (4·5학년 과정) Education civique cycle3/ HACHETTE / 1997 1. 우리는 자유가 필요하다. (프랑스에서 예배의 장소) 2. 우리는 정의가 필요하다. (세계의 가난) 3. 우리는 진실이 필요하다. (이념을 강요하고 광고하다) 4. 우리는 일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동 노동과 강제 노동) 5. 토론하는 것을 배우다. (텔레비전에서 토론) 6. 팀으로 일하는 것을 배우다. ( 프랑스 일주 : 달리기 선수의 승리, 팀으로 일하기) 7. 건강에 대한 우리의 의무 (예방) 8. 환경에 대한 우리의 의무 (공해) 9. 우리는 선택의 자유가 있는가? (일상에서 시민 정신) 10. 공화국 의원들 (프랑스의 투표권) 11. 공화국의 자유 (언론 자유를 향한 행진) 12. 프랑스에서 정의 (행동하는 정의) 13. 공공 서비스 : 국가 교육 (세계의 교육과 교육권) 14. 재산과 사람의 안전 (집에서 아이들의 안전) 15. 사회 안전과 국가 연대 (배려에서 상환으로)
●프랑스 고등학교 시민교육 교과서(1학년 과정) Education civique juridique & sociale / Breal / 2000 주제 5 : 통합과 배제 그리고 시민성 토의 1 : 국가와 통합 토의 2 : 학교는 통합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가? 토의 3 : 스포츠는 통합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가? 토의 4 : 배제된 사람을 돕는 것 : 원칙적인 질문 토의 5 : 새로운 일자리 : 고용 창출 토의 6 : 인종주의와 어떻게 싸울 것인가? 토의 7 : 긍정적인 차별은 필요한가?
주제 6 : 노동자들의 집단적인 의사 표시 토의 1 : 프랑스에서 노동조합은 항상 민주주의의 중요한 행위자였는가? 토의 2 : 협상은 시민권의 새로운 표현 방법인가? 토의 3 : 시민들의 기본적인 권리를 제한하는 것은 가능한가? 공공 분야의 파업권에 대해 주제 7 : 기업 속의 시민 토의 1 : 일터에서의 권리를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 토의 2 : 노동 시장의 유연성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가? 노동자의 권리에 타격을 주는가? 토의 3 : 불법 취업을 막을 수 있는가? 토의 4 : 35시간, 진보인가? 토의 5 : 노동시장에서의 남녀 차별을 어떻게 줄여 나갈 것인가?
프랑스 학교 시민교육의 방법, 토론수업
프랑스 교육부에서는 토론 수업에서 지켜야 할 원칙을 5가지로 정리하고 있다. 첫째, 시민교육 내용에서 시사문제를 토론 수업에 포함시킨다. 둘째, 사실에 접근하기 위해서 정보의 소스를 다양화 한다. 시사적 사건에 관해서 첫 번째 해야 할 일은 정보의 소스들을 교차 비교해야 한다. 셋째, 사건을 역사적 연계 속에 재위치 시킨다. 즉 현재의 사건을 시공간적 컨텍스트에 포함시킨다.
넷째, 사건에 대한 상이하고 대립된 해석을 찾아내고 분석한다. 어떤 특정한 사실이 밝혀지는가? 혹은 은폐되는가? 어떤 주장, 어떤 논리가 선택 혹은 무시되는가? 사건의 묘사 및 정의에 있어서 어떤 단어가 선택되는가? 이와 같은 질문을 통해서 사건을 둘러싸고 다양한 행위자들이 만들어내는 다양한 담론을 분석한다. 다섯째, 사건에서 출발해서 교과내용에서 다루는 개념에 도달한다. 시사문제에 대한 진지한 탐구와 토론은 시민성의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것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서 학생은 더욱 체험적으로 시민성을 발견할 수 있고 체득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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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학교 시민교육 내용의 특징
프랑스 교과서에서는 노동자들의 시위와 파업, 실업자 운동, 실업으로 인한 문제, 전국 노조가 중심이 된 사회운동 등에 관한 사진자료나 신문기사 등과 같이 시사성이 높은 학습 자료들을 교재로 활용한다. 이는 학교교육이 보편적인 지식과 가치를 가르쳐야 한다는 한국의 일반적인 관념과 상당히 차이가 있다. 일상생활과 관계가 먼 보편적인 것만을 가르쳐서는 실천이 무엇보다 중요한 영역에서 교육이 제 효과를 발휘하기 어렵다고 보기 때문이다. 프랑스에서는 시사성이 높은 학습 자료를 활용함으로써 학생들이 현실 문제에 보다 깊은 관심을 가지도록 유도하고 있으며, 경험이 실천으로 보다 쉽게 연결될 수 있도록 한다. 그렇다고 보편적인 지식이나 가치를 등한시하지는 않는다. 보편적으로 추구하는 가치(평등, 정의, 인권과 시민권, 사회적 통합과 연대)에 관한 교육은 초등학교에서부터 구체적이고 세계적인 사례를 들어가며 가르치고 있다. 또 그런 가치는 저절로 주어진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갈등과 대립, 화해와 타협 속에서 힘들게 쌓아온 것임을 가르치고 있다.
글 김원태 군포시 산본고등학교 사회과 교사, 전국사회교사모임 부회장. 요즈음 한국 민주주의의 허약함을 느끼며 학교 교육 내용으로 민주주의에 관한 내용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를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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