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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간첩 혐의' 장민호 행적은…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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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최기영 통해 386과 접촉했을 가능성
IT전문가 활약 "北에 벤처기술 제공" 추측도
국가정보원과 검찰이 북한 조선노동당에 입당한 고정간첩이라고 지목한 미국 시민권자 장민호(44)씨의 과거 행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의 실체가 무엇인지, 어떤 분야의 누구와 주로 접촉해 왔는지를 규명하는 것이 이번 사건의 성격을 규정짓는 핵심 요소이기 때문이다.
현재 장씨는 386세대 운동권과 연결됐다는 평가와 이념 색채가 거의 없는 IT 분야의 전문 경영인이라는 평가가 혼재한다.
성균관대 출신인 장씨는 고려대 총학생회 삼민투위원장 출신인 이정훈(43) 전 민노당 중앙위원, 연세대 총학생회 학술부장 출신의 손정목(42)씨, 민노당 사무부총장 최기영(41)씨 등과 중국에 다녀온 것으로 드러났다. 장씨는 고교동문이자 고려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허인회(42) 열린우리당 전국청년위원장을 통해 이씨를 소개받았고, 손씨는 장씨의 고교 2년 후배다. 장씨가 비슷한 연배인 386 운동권 출신 인사들과 교류한 정황을 보여주는 관계다.
장씨가 재학 중 학생운동에 간여했다는 증언도 있다. 그의 한 대학 동문은 “당시 함께 시위에 참여했다가 경찰서에 끌려갔는데 장씨는 집안 친척이 보안사에 근무하고 있어 훈방 조치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장씨가 운동권 학생들과 거리를 뒀다는 주변의 증언도 잇따르고 있다. 또 다른 대학 동문은 “장씨는 대학 2학년 때 미국으로 갔고, 그 무렵은 드러내놓고 학생운동을 할 때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과 청와대에 진출한 386 출신들도 장씨에 대해서는 “이름도 들어본 적이 없다”고 반응했다. 이른 증언들은 장씨가 386 출신 인사들과 접촉했더라도 그 범위가 제한적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하지만 장씨가 평소 알고 지내온 386 운동권 출신의 이정훈, 최기영씨 등 민노당 전 현직 간부를 통해 정치권 및 노동계의 다른 386 출신 인사들과 관계를 맺으려 했을 가능성은 열려 있다. 그런 인맥 구축을 통해 장씨가 국가기밀 탐지,유출, 고급정보 수집 등 북한의 지령을 실행에 옮기려 했을 수 있다는 게 수사기관이 갖는 의심이다. 그러나 검찰은 현재 이씨나 최씨를 연결고리로 한 장씨의 다른 인사 접촉에 대해선 함구하고 있다.
국정원은 장씨가 미국에 있을 당시 친북 인사에게 포섭돼 89년 1차 밀입북 후 공작원 교육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장씨가 1992년 한국으로 와 ‘마이클 장’이란 이름으로 정보기술(IT)분야의 전문 경영인으로 활동했다. 한 지인은 “기업인들의 조찬모임에도 자주 참석해 미국의 IT 흐름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자랑했다”고 전했다.
귀국 이후 그의 사회경력은 IT분야 전문 경영인에 가깝다. 그는 대기업 IT관련 계열사인 L사에서 최연소 팀장으로 수년간 일하다 컴퓨터업체의 계열사인 N사 대표, 게임전문 위성방송업체 G사 대표 등으로 영입됐다. 최근엔 지상파DMB 사업을 추진하는 K사와 모바일솔루션 업체 M사의 대표를 동시에 역임했다. 이런 경력 때문에 장씨가 벤처기업의 기술을 북한에 제공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장씨는 83년 미군의 그라나다 침공 반대시위에 참여해 체포된 경력도 가지고 있다. 주한미군으로 근무한 것으로 알려진 그는 주위에 “미군에서 고공훈련을 받았다”고 밝혀 미 해병대 출신이란 소문도 있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고주희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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